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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사연 많은' 양재동 부지…개발로 '숙원' 푼다

  • 2020.09.09(수) 16:04

서울 양재 트럭터미널 부지 투자 의향서 제출
16년째 개발 지지부진…승인시 '투자 퍼즐' 완성

하림그룹이 '숙원'을 풀 기회를 잡았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서울 양재동 한국트럭터미널 부지 개발에 다시 본격적으로 나선다. 하림그룹은 이곳에 도시첨단물류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하림그룹은 현재 구상, 추진하고 있는 투자 퍼즐을 최종적으로 완성하겠다는 생각다.

◇ '사연' 많은 부지

하림이 개발에 나선 서울 양재동 구 한국트럭터미널 부지는 사연이 많은 곳이다. 한때 '강남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으로 불리며 주목받았지만 계획대로 개발이 이뤄지지 못했다. 정권 비리, 인허가 지연 등을 거치면서 수차례 주인이 바뀌었던 탓에 계속 방치돼왔다. 그랬던 것을 지난 2016년 하림이 매입하면서 급물살을 타는 듯했다. 하지만 정부와 서울시가 이 부지 개발을 두고 의견 차이를 보이면서 또다시 개발은 요원해진 상태였다.

양재동 한국트럭터미널은 1989년 진로그룹이 조성한 곳이다. 당시 서울시가 용산에 있던 시외버스터미널을 현 고속버스터미널 자리로 옮기기로 하자 진로그룹은 그 자리에 있던 트럭터미널을 양재동으로 옮겼다. 하지만 1997년 IMF 사태가 터지면서 진로그룹은 경영난에 빠졌고 트럭터미널이 매물로 나왔다. 이후 몇 차례 손바뀜이 있은 후 이정배 전 파이시티 대표가 이를 인수했다.

문제는 이때부터였다. 이 전 대표는 총 2조 4000억 원 규모의 복합유통단지 조성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2005년부터 진행된 파이시티 프로젝트는 해당 부지에 연면적 75만 8606㎡의 업무·연구·판매·물류시설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코엑스를 능가하는 초대형 복합물류단지 조성 계획 발표에 업계의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파이시티 프로젝트는 온갖 비리로 점철되며 무너졌다.

이 전 대표가 당시 정권 실세들에게 금품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여기에 시공사들은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각종 특혜 시비 등이 제기되면서 파이시티 사업은 좌초했다. 결국 파이시티는 2011년 회생 절차에 들어갔고 2014년 최종적으로 파산했다. 양재동 한국트럭터미널 부지는 많은 사연만 간직한 채 개발은 요원해진 상태로 남겨졌다. 1984년 도시계획시설로 최초로 결정된 이후 계획대로 개발된 적이 없었던 셈이다.

◇ 무엇을 만드나

그랬던 양재동 한국트럭터미널 부지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2016년 국토교통부는 이 용지를 도시첨단물류단지로 시범 선정했다. 더불어 하림그룹이 이 부지를 매입한다. 계열사인 하림산업과 NS홈쇼핑을 통해 4525억 원을 투입했다. 서울시도 이 부지 개발을 위해 주변 양재동과 우면동 일대를 연구개발 혁신거점으로 지정했다. 하림그룹은 이 부지에 최첨단 물류센터를 짓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하지만 또다시 난관에 봉착한다. 국토교통부는 해당 부지를 도시첨단물류단지 시범사업 대상으로 지정했다. 하림그룹도 국토교통부의 지침에 맞춰 도시첨단물류단지를 지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서울시의 생각은 달랐다. 서울시는 해당 부지를 R&D 단지로 개발하기를 원했다. 서울시와 하림그룹은 계속 협상을 진행했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하림그룹이 2016년 부지를 매입하고도 본격적으로 개발에 나서지 못한 이유다.

결국 다시 정부가 나섰다. 정부는 지난 6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이 부지를 도시첨단물류단지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에 하림그룹은 도시첨단물류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는 투자의향서를 서울시에 제출했다. 부지매입 4년 만에 본격적인 개발을 위한 첫 단추를 끼울 수 있게된 셈이다.  하림은 물류·유통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신개념 그린·스마트 도시첨단물류시설과 R&D 등 지원시설이 조화된 세계적 수준의 복합단지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하림은 도시첨단물류단지 관련 법령에 따라 지하에 최첨단의 유통물류시설을 조성하고 지상에는 앵커 광장을 중심으로 업무시설, R&D시설, 컨벤션, 공연장, 판매시설, 숙박시설, 주거시설 등의 지원시설이 어우러진 복합공간을 조성할 생각이다. 이를 통해 서울 및 전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형 대표 물류시설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하림은“도시첨단물류단지 조성 취지에 맞고 서울시의 도시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복합개발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 '투자 퍼즐' 완성한다

하림은 그동안 하림푸드 콤플렉스 설립, 신규 유통플랫폼 글라이드 출범 등에 투자를 진행해왔다. 이번 도시첨단물류단지 건설은 하림이 그리고 있는 '투자 퍼즐'의 마지막 단계다. '생산-유통-물류'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겠다는 것이 하림의 생각이다. 하림푸드콤플렉스에서 생산한 가공식품 등을 글라이드를 통해 주문하고 양재 물류센터를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배송하는 시스템이 하림이 그리고 있는 큰 그림이다.

이를 위해 하림은 이미 5200억 원을 투입해 전북 익산 12만709㎡(3만6500평)부지에  '하림푸드콤플렉스'를 건설하고 있다.  가공식품 공장 3개와 물류센터 등 복합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현재 부분적으로 완공해 가동에 들어갔으며 올해 말 최종 완공 예정이다. 가정간편식(HMR)에서 천연 베이스 소스 및 천연 조미료, 즉석밥, 면 제품 등을 생산한다. 하림의 식품 생산 핵심 기지인 셈이다.

전북 익산에 건설 중인 하림푸드콤플렉스.

유통은 '글라이드'가 담당한다. 글라이드는 지난해 8월 출범한 하림의 계열사 NS 홈쇼핑의 자회사다. NS홈쇼핑의 신규 유통 플랫폼 개발을 준비해 왔던 P사업부를 독립 법인으로 분할했다. 글라이드는 D2C(Direct to Consumer)라는 콘셉트로 기존의 복잡한 유통과정을 줄여 하림이 생산한 제품들을 소비자에게 직접 배송한다. 하림푸드콤플렉스와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를 노리는 전략이다.

마지막이 이번에 본격적으로 개발에 나서는 도시첨단물류단지다. 해당 부지는 경부고속도로 양재IC와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에 인접해있다. 따라서 서울시는 물론 수도권 인구 밀집 지역의 중심부에 위치해 소비자들에게 2시간 이내에 상품을 배송할 수 있는 최적의 부지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하림이 그동안 그려왔던 생산-유통-물류의 삼각편대를 완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서울시의 승인이 나게 되면 본격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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