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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페인' 커피에는 정말 카페인이 없을까?

  • 2021.09.19(일) 10:00

[食스토리]디카페인 커피의 '거의' 모든 것
일반 아메리카노 대비 최대 5% 가량 함유

/그래픽=비즈니스워치

[食스토리]는 평소 우리가 먹고 마시는 다양한 음식들과 제품, 약(藥) 등의 뒷이야기들을 들려드리는 코너입니다. 음식과 제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부터 모르고 지나쳤던 먹는 것과 관련된 모든 스토리들을 풀어냅니다. 읽다 보면 어느새 음식과 식품 스토리 텔러가 돼 있으실 겁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편집자]

30대 직장인 A씨는 커피 홀릭이었습니다. 출근해서 한 잔, 점심 먹고 한 잔, 퇴근하며 한 잔이 일상이었죠. 그런데 재택근무를 하다 보니 몸을 움직일 일이 부쩍 줄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커피에 대한 의존도가 커졌죠. 밤마다 잠을 이루지 못하던 그는 해결방안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발견한 것이 바로 '디카페인' 커피입니다. 디카페인 커피를 만난 후부터 A씨는 '꿀잠'을 되찾았습니다.

최근 디카페인 커피가 인기입니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지난해 디카페인 아메리카노는 1000만잔이 넘게 팔렸습니다. 전체 음료 판매 순위 5위에 올랐죠. 디카페인 원두와 에스프레소 블렌드가 반씩 들어간 1/2 디카페인 원두를 선택하는 비율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포장용 디카페인 하우스 블렌드 역시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78% 증가했죠.

디카페인 커피 시장은 앞으로도 꾸준히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시스템에 따르면 2017년 1312톤이었던 디카페인 생두 수입량은 지난해 2806톤까지 늘었습니다. 올해는 3000톤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됩니다. 시장에서도 디카페인 커피 제품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디카페인 커피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겠죠.

'대세'가 된 디카페인 커피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디카페인 커피는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을지 말이죠. 마음껏 마셔도 정말 아무런 부작용이 없는지 그리고 디카페인 커피는 분명 카페인 성분이 '빠진' 커피인데 왜 더 '비싼'건지 스타벅스와 동서식품에 한 번 물어봤습니다

디카페인 커피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디카페인 커피는 1903년 탄생했습니다. 독일의 커피 상인 루드빅 로젤리우스가 운송하던 커피 원두가 바닷물에 침수됐습니다. 로젤리우스는 건져 올린 원두를 말린 후 커피를 한 번 내려봤습니다. 어떻게든 팔아보려는 시도였겠죠. 얼마나 아까웠을까요.

이렇게 만들어진 커피에는 각성 효과가 없었습니다. 소금 농도가 높은 바닷물과의 삼투압 차이로 카페인 성분이 다 빠져나갔죠. 로젤리우스는 즉각 연구팀에게 이를 알렸고 얼마 지나지 않아 디카페인 커피가 판패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디카페인 커피의 시작입니다.

물론 지금은 디카페인 커피를 소금물에 담가 만들지는 않습니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가장 대중적으로 활용되는 디카페인 커피 공법은 '스위스 워터 프로세스'입니다. 1930년대 초에 스위스에서 개발된 이 공법은 뜨거운 물을 커피 원두에 침투시킨 후, 커피 맛의 요소가 되는 화합물을 포함한 물을 원두에 다시 통과시켜 카페인을 제거합니다. 현재 다수의 국내 커피전문점에서 활용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다른 제조법도 있습니다. 1970년대 독일의 HAG사는 고기압과 '초임계 이산화탄소'를 활용한 공법을 개발했습니다. 이산화탄소는 200기압과 31도라는 조건이 맞춰지면 액체와 같은 상태가 됩니다. 이를 원두에 투입시켜 카페인을 용해시킵니다. 용해된 카페인은 활성탄소 흡착, 증류, 재결정 등 방식으로 분리됩니다. 이 공법은 유해 물질이 남지 않아 카페인을 효과적으로 분리할 수 있죠. 다만 높은 비용이 단점입니다.

화학 약품을 사용하는 '유기 용매 추출법'도 있습니다. 이 공법은 커피 원두를 불린 후 에틸아세테이트와 메틸렌클로라이드 등을 활용해 카페인을 추출합니다. 어찌 보면 위험한 방법이지만, 이 성분들의 끓는점은 40도 수준입니다. 고온 로스팅을 거치면 완전히 사라집니다. 하지만 이 공법은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지 않습니다. 화학 약품에 대한 소비자 거부감이 높기 때문입니다.

디카페인 커피는 다양한 제조 공법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별도의 처리 과정이 있으니 디카페인 커피가 일반 커피보다 비싼 것은 당연합니다. 다만 제조비에 비해서는 가격이 크게 높은 편은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커피 원두에서 추출된 카페인을 따로 팔기 때문인데요. 카페인은 제약 등 각종 산업의 주요 원료로 활용됩니다. 우리가 잘 아는 '박카스'에도 카페인이 들어 있죠. 제조사는 카페인을 팔아 제조비를 어느 정도 메울 수 있습니다. 그만큼 공급가나 소비자 가격도 조금이나마 낮아지죠.

다만 이름과 달리 디카페인 커피는 '제로 카페인' 커피가 아닙니다. 원두 처리 공법에 따라 다르지만 95~99%정도의 카페인만이 추출됩니다. 이는 어느 정도의 양일까요. 스타벅스의 일반 아메리카노 그란데 한 잔에는 약 230㎎의 카페인이 들어 있습니다. 비율에 따르면 디카페인 아메리카노 그란데 한 잔에는 2.3㎎에서 11.5㎎의 카페인이 들어 있겠네요. 이 정도면 하루 종일 물처럼 마셔도 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렇습니다. 성인의 1일 카페인 권장 섭취량은 400㎎ 미만입니다. 임산부의 경우 100㎎ 적은 300㎎이 권장 섭취량이죠. 5%의 카페인이 남아 있는 디카페인 아메리카노를 기준으로 하루 26잔을 마셔야 300㎎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그란데 커피 한 잔이 500㎖ 정도이니 13ℓ정도 마셔야겠네요. 물처럼 많이 마셔도 큰 문제는 없겠습니다. 다만 자신이 카페인에 아주 민감한 체질이라면 아예 커피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커피가 그런 음료 아닐까 싶습니다. 회사 동료든, 친구든 밥 먹고 나서 커피 한 잔은 어느새 '국룰'이 됐죠. 카페인 걱정 없는 디카페인 커피와 함께라면 건강에 대한 불안감도 어느 정도 내려놓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물론 오랫동안 운전해야 하는 명절 고속도로에서는 커피 속 카페인만한 각성제도 없겠지만요. 독자 여러분 모두 보름달과 함께하는 풍성한 한가위 되시길 바랍니다.

* [食스토리]는 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만들어가고픈 콘텐츠입니다. 평소 음식과 식품, 약에 대해 궁금하셨던 부분들을 알려주세요. 그 중 기사 소재로 채택된 분께는 커피 기프티콘을 선물로 드립니다. 기사 아래 댓글이나 해당 기자 이메일로 연락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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