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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 낀 롯데, 연말 칼바람 불까

  • 2021.11.06(토) 10:00

[주간유통]실적 부진·희망 퇴직…뒤숭숭한 롯데
신동빈 회장의 '변화' 주문 불구 성과 못 내
연말 인사에 관심…대폭 물갈이 여부 주목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주간유통]은 비즈니스워치 생활경제팀이 한주간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있었던 주요 이슈들을 쉽고 재미있게 정리해 드리는 콘텐츠입니다. 뉴스 뒤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사건들과 미처 기사로 풀어내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여러분들께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주간유통]을 보시면 한주간 국내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벌어진 핵심 내용들을 한눈에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자 그럼 시작합니다. [편집자]

자꾸 회자된다는 것

며칠 전 롯데와 관련된 흉흉한 소식이 돌았습니다. 소위 지라시라고 불리는 사설 정보지의 내용이었습니다. 정보지의 내용은 대부분 잘못된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간혹 꽤 구체적이고 정확한 내용이 돌아다니기도 합니다. 그래서 기자들에게 사설 정보지는 '계륵(鷄肋)'입니다. 다만 이런 건 있습니다. 사설 정보지에 자주 등장하는 기업의 경우 내부적으로 무엇인가 문제가 있다는 방증이라는 점입니다.

요즘 롯데가 그렇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사설 정보지에 언급된 롯데와 관련된 내용은 무척 구체적이었습니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롯데 쪽에 문의했습니다. 롯데에서도 이미 알고 있는 사안이더군요. 다만 사설 정보지의 내용에 대해서는 부인했습니다. 당연합니다. 그리고 이번에 돌아다닌 소식은 무척 민감한 내용이 많았습니다.

롯데월드타워 / 사진제공=롯데그룹

사실 롯데의 위기 이야기가 나온 것은 꽤 오래됐습니다. 특히 최고 경영진에 대한 비판이 많았습니다. 이번 사설 정보지 내용도 그에 관련된 이야기였고요. 롯데는 매년 '변화'를 다짐해왔습니다. 하지만 거창했던 선언과 달리 실제로는 큰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국내 최대 유통 업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은 행보를 보이면서 위기설은 더욱 확산돼왔죠.

롯데가 주춤한 사이 경쟁업체들은 쭉쭉 달려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를 품으면서 유통업계의 중심에 섰습니다. 효율적인 자원 분배와 투자, 잘 짜인 전략에 기반해 부족한 부분들을 채웠습니다. 최근 유통업계의 핵심으로 떠오른 이커머스 시장에서도 롯데는 여전히 부진합니다.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반전 포인트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진한 실적

롯데 위기설에 불을 지피는 여러 원인들 중 하나는 바로 실적입니다. 롯데그룹의 핵심축 중 하나인 롯데쇼핑의 지난 3분기 실적은 매우 부진했습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2.4% 감소한 4조70억원, 영업이익은 73.9% 줄어든 290억원에 그쳤습니다. 특히 백화점의 경우 전년 대비 적자전환해 210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습니다.

여기에 롯데ON 등 이커머스 사업부는 전년 대비 적자폭이 확대된 4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컬쳐웍스의 영업손실도 320억원이었습니다. 그나마 롯데마트, 롯데하이마트, 롯데슈퍼, 롯데홈쇼핑 등이 버텨줬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모두 전년 대비로는 부진한 실적이었습니다. 핵심 사업들이 부진하면서 전체 실적이 내려앉은 셈입니다.

단위 : 억원 / 자료=롯데쇼핑

다만 롯데백화점의 영업손실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도 깜짝 놀랐다는 후문입니다. 많은 롯데 맨들이 회사에 실망했다는 방증이라는 분석입니다. 이 희망퇴직 관련 비용 600억원가량을 반영한 탓에 적자 전환했다는 설명입니다. 일회성 비용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반면 경쟁업체인 현대백화점의 경우 지난 3분기 실적이 양호합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39.6% 증가한 9248억원, 영업이익은 6.3% 늘어난 47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물론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의 규모와 숫자에는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등 백화점 업계가 같은 악조건에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롯데백화점의 실적 부진을 단순히 일회성 비용 탓만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변화가 필요하지만

현재 롯데의 분위기는 뒤숭숭합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수년간 '변화'를 주문했지만 조직이 움직여주지를 않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일부 최고 경영진들이 문제라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사설 정보지에도 롯데 최고 경영진 중 일부의 이름이 자주 등장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오너가 아무리 강력하게 주문해도 바로 그 밑의 경영진들이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지 못하면 조직은 변하지 않습니다.

수년간 롯데그룹을 출입하면서 느낀 점 중 하나는 조직이 참 무겁다는 점이었습니다. 분명 개개인의 역량들은 뛰어난데 그들이 모여 조직 안에만 들어가면 그 능력이 발휘되지 않는 경우를 자주 목격했습니다. 변화를 해야 한다는 점은 자각하고 있지만 실제로 움직여 실행하는 데에는 무척 둔합니다. 의사결정이 늦고 오랜 시간 켜켜이 쌓인 조직 우선의 무거운 문화가 개개인의 능력을 짓누르고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앞서 말씀드렸던 롯데백화점의 희망퇴직에 많은 롯데 맨들이 지원한 것도 이런 뒤숭숭한 롯데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롯데의 한 고위 관계자는 "신청 인원이 예상보다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인원 수도 인원 수지만 그보다도 회사에 실망한 사람들이 이렇게 많았나 하는 사실이 더 아프게 와닿는다.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연말은 기업들에게 인사철입니다. 이미 여러 기업들이 속속 인사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롯데도 곧 정기 인사를 단행할 겁니다. 인사가 능사는 아니지만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는 있습니다. 이미 롯데도 변화에 착수했습니다. 배상민 카이스트 교수를 롯데 디자인경영센터장으로 영입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보수적이고 무거운 롯데를 외부의 신선한 시선을 통해 변화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입니다.

신 회장도 이런 분위기를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신 회장이 쓸 수 있는 카드는 결국 인사입니다. 유능한 인재들이 롯데의 조직 곳곳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이를 유기적으로 통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그의 역할입니다. 과연 신 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어떤 변화를 줄까요. 이번 연말은 롯데에게 무척 중요한 시기가 될 듯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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