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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원 같은데 싸네?"…PB 우유 고르는 법

  • 2022.09.18(일) 09:30

[생활의 발견]PB 우유 제품 성장세 '뚜렷'
영양성분 비슷하지만 '원유 등급'엔 차이
"가격·원유·맛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생활의 발견]은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소재들을 다룹니다. 먹고 입고 거주하는 모든 것이 포함됩니다. 우리 곁에 늘 있지만 우리가 잘 몰랐던 사실들에 대해 그 뒷이야기들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보려 합니다. [생활의 발견]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여러분들은 어느새 인싸가 돼 있으실 겁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편집자]

자체 브랜드(PB) 우유 제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자사의 PB 우유 제품 매출은 매년 20% 이상 성장 중이고요. 이마트의 PB 우유 제품 매출은 올 상반기에만 30%가량 늘었습니다. 먹거리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PB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증가한 건데요. PB 제품은 왜 저렴한 걸까요. 우유의 품질엔 차이가 없을까요. 또 수많은 PB 제품 중 어떤 기준으로 우유를 고르는 게 좋을까요.

PB 제품은 대형마트나 편의점 같은 유통 업체가 직접 만든 제품을 말합니다. 제조 설비를 갖추지 않은 유통 업체가 독자적으로 상품을 기획한 후 생산만 제조 업체에 의뢰해 만드는 방식입니다. 유통 업체가 제조 업체로부터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받아 자체 개발 상표를 붙여 판매하기도 하고요. 이마트의 '노브랜드', 롯데마트의 'Only Price', 홈플러스의 'simplus' 등이 대표적인 PB 제품입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PB 제품의 가장 큰 경쟁력은 저렴한 가격입니다. 제조 업체와 유통 업체가 직거래하는 만큼 물류비나 판관비(판매비와 관리비)를 줄일 수 있고요. 소규모 제조 업체의 경우 대형 유통 업체의 브랜드 인지도를 통해 마케팅 비용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 파워를 가진 제조 업체 역시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PB 제품을 이용합니다. 재고를 재가공하거나 처분하는 것보단 저렴한 가격에 납품하는 게 이득이기 때문입니다.

PB 제품은 제조사 브랜드(NB) 제품보다 얼마나 저렴할까요. 현재 유통 중인 대형마트 3사(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의 PB 우유 제품 8종을 직접 살펴봤습니다. 100㎖당 가격을 비교한 결과 △노브랜드 굿모닝 굿밀크(158원) △Only Price 1등급 우유(188원) △simplus 1등급 우유(194원) △홈플러스 시그니처 1A우유(213원) △노브랜드 1A 우유(220원) 순으로 저렴했습니다. 참고로 국내 우유 시장점유율 1·2위인 서울우유와 매일우유 주요 제품의 100㎖당 가격은 각각 257원, 277원 수준입니다. 1000㎖당 가격을 비교하면 차이가 더욱 와닿죠.

이처럼 작지 않은 가격 차이로 인해 소비자 입장에선 품질 등이 달라지진 않을지 의문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PB 제품을 판매하는 유통 업체 측에 물어봤습니다. 대형마트 업체 관계자는 "같은 공정 과정으로 같은 공장에서 제조하기 때문에 PB 우유 제품의 품질은 NB 제품과 차이가 없다"고 했습니다. 정부의 검사를 통과했다면 품질은 거의 같다는 설명입니다. 실제 대형마트의 PB 우유 제품은 대부분 매일유업, 남양유업, 연세유업 등 대형 업체들이 제조를 맡고 있습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탄수화물이나 지방 함량 등 영양성분을 비교해봐도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다만 제품별로 원유의 등급은 조금씩 달랐습니다. 우유는 젖소에서 착유한 원유를 살균이나 멸균 처리해 만드는데요. 각 지역의 동물위생시험소는 원유의 위생 상태를 검사해 세균수 등급을 매기고 있습니다. 원유 1㎖당 세균수가 3만개 미만이면 1A등급, 3만~10만개 미만이면 1B등급으로 나뉘고요. PB 우유 제품 중 1A등급을 받은 제품은 '초이스엘 1A 우유', '홈플러스 시그니처 1A 우유' 등 4개였습니다.

또 원유의 등급 중엔 체세포수 등급도 있습니다. 젖소의 유방 조직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체세포수를 확인하는 지표입니다. 소가 유방염 등 질병에 걸리면 착유 시 유방 조직으로부터 떨어져 나오는 세포수가 증가한다고 하는데요. 원유 1㎖당 체세포수가 20만개 미만이면 1등급, 20만~35만개 미만이면 2등급으로 분류합니다. 지난 7월 기준 체세포수 1등급을 받은 전국낙농가 원유 비율은 약 62%였고요. PB 우유 제품을 포함해 체세포수 1등급을 받은 제품은 '서울우유 나 100%' 제품밖에 없었습니다.

우유 선택의 기준은 소비자마다 다를 겁니다. 가격이나 원유의 등급뿐만 아니라 맛이나 브랜드 선호도도 중요한 기준입니다. 일각에선 PB 제품이 시장을 장악하면서 중소 업체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요. 최근엔 우유의 종류도 매우 많아졌습니다. 곡물이나 견과류로 만든 식물성 대체우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요. 수입 멸균우유 제품 매출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선택권이 넓어지는 건 소비자에겐 반가운 일입니다. 하지만 좋은 선택을 위해선 자신만의 원칙이 있어야겠죠. 우유 제품 구매 전 여러 기준을 따져보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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