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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치킨'엔 난리났는데…'반값피자'엔 덤덤한 이유

  • 2022.09.20(화) 06:50

롯데, 홈플 등 대형마트 반값피자 연이어 출시
피자업계에선 "프리미엄 시장 차별화 돼 있어"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대형마트들이 '반값치킨'에 이어 '반값피자'를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1만원 이하 초저가 피자부터 1만원 후반대 프리미엄 피자까지 라인업을 다양화하는 추세다. 반값치킨으로 소비자들의 반응을 확인한 만큼 배달 메뉴로 인기가 높은 피자를 통해 다시 한 번 시장의 이목을 끈다는 계획이다. 

피자업계는 대형마트의 저가 피자 출시에도 담담한 분위기다. 반값치킨 출시 직후 날 선 대응에 나섰던 치킨업계와 상반되는 반응이다. 가맹점들의 반발이 크지 않은 데다 대형 브랜드의 점유율이 높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값치킨 다음은 반값피자

대형마트들은 올 들어 반값 치킨에 이어 반값 피자를 내놓으며 피자업계를 위협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18인치 사이즈 피자를 행사 가격 9800원에 내놨다. 홈플러스도 2~3인용 크기의 '시그니처 피자'를 정상가 4990원에서 2490원으로 할인 판매했다. 이마트도 '소시지 피자'를 1인 1판 한정으로 5980원에 판매했다. 우선 한정판으로 출시했지만 상시 판매 전환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반값피자가 호응을 얻자 '프리미엄 반값피자'에도 손을 뻗기 시작했다. 지난 19일 롯데마트는 자체 피자 브랜드 '치즈앤도우'에서 18인치(라지 사이즈) 사이즈의 '원파운드쉬림프 피자'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프랜차이즈 피자 브랜드의 쉬림프 피자에 들어가는 것보다 새우 양을 3배 이상 늘린 프리미엄 피자다. 가격은 비슷한 브랜드 피자의 3분의 2 수준인 1만9800원이다. 롯데마트는 다음달 소불고기 600g을 올린 '한근 소불고기 피자'를 추가로 선보여 '프리미엄 마트 피자'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마트의 '원파운드쉬림프피자'./사진제공=롯데쇼핑

롯데마트가 프리미엄급 피자를 선보이는 것은 기존 마트 피자가 대형 프랜차이즈 피자에 비해 맛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바꾸기 위해서다. 그간 대형마트가 운영하는 피자는 1만원 이하의 저렴한 가격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토핑이나 치즈 양은 다소 부족하지만 가격이 프랜차이즈 피자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3000~4000원에 판매하는 조각 피자도 '가성비 피자'로 인기를 끌었다. 

저가 피자 시장에 안착한 대형마트들이 프리미엄 피자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소비자들에게 '프리미엄 피자'란 기존 피자보다 다양한 토핑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피자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조리법이나 원재료가 크게 다르지 않다. 설비·인력의 추가 투자 없이도 프리미엄 피자를 만들 수 있는 대형마트의 장점이 적극적으로 발휘될 수 있다. 대형마트가 1만원 이하의 저가 피자와 1만원 후반대 프리미엄급 피자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기 시작한 이유다.

피자와 치킨은 다르다

대형마트들이 연달아 저렴한 가격의 피자를 선보이고 있지만 피자업계는 크게 우려하거나 민감하게 대응하지 않는 모습이다. 반값치킨 출시 당시 치킨업계와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논쟁이 벌어진 것과 사뭇 다른 풍경이다. 당시 치킨업계에서는 '원가 상승 요인이 없는 대형마트가 기존 인프라를 이용해 치킨을 팔면서도 치킨업계가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는 프랜차이즈 치킨 업계와 프랜차이즈 피자 업계의 상황이 미묘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우선 반값치킨이 먼저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의 반응을 확인했다는 점이 컸다. 반값치킨은 출시되자마자 대형마트 '오픈런'이 벌어질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 1마리 2만원까지 치솟은 치킨값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컸다는 의미다. 치킨업계의 잇딴 가격 인상과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의 "치킨 값이 3만원이 돼야 한다" 발언 등에 대한 반발심리가 '반값치킨'에 대한 지지로 나타났다. 섣불리 '반값피자'를 비판하면 역풍이 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셈이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교촌치킨·BBQ·bhc 등 '빅3'를 중심으로 500개 이상의 가맹점을 보유한 대형 프랜차이즈가 많은 치킨에 비해 절대적인 가맹점 수가 적은 피자업계의 구조도 한 몫을 했다. 도미노피자와 피자헛, 미스터피자, 파파존스피자 등 주요 피자 4개사의 전체 매장 수 대비 직영점 비율은 치킨업계 대비 높은 편이다. 도미노피자는 전체 매장의 20% 이상이 직영점이며 다른 곳들도 1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치킨업계는 직영 매장을 거의 운영하지 않는다. BBQ가 전체 1785개 매장 중 39개의 직영점을 운영, 2%를 넘는 정도다. 나머지 브랜드들은 직영점이 전혀 없거나 본점만 운영하는 수준이다. 전체 가맹점 규모도 치킨업계와 차이가 크다. 피자업계 상위 4개사의 가맹점 수는 총 1079개로, 치킨업계 4~5위권인 굽네치킨과 네네치킨의 개별 브랜드 가맹점 수보다 적다. 가맹점들의 목소리가 한 데 모이기 어려운 구조다. 

'프리미엄 위 '슈퍼 프리미엄' 공략

몇 년 전부터 냉동 피자 시장이 확대되며 피자업계가 '프리미엄 강화'로 방향성을 잡은 것도 마트 피자와의 차별성을 높이는 지점이다. 국내 냉동 피자 시장 규모는 2016년 198억원에서 지난해 1000억원대로 급성장했다. 이에 대형 피자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은 '가성비 시장'을 일찌감치 포기하고 프리미엄 위의 '슈퍼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실제 도미노피자에서 가장 저렴한 '슈퍼슈프림 오리지널 라지' 피자의 가격은 2만7900원이며 최고가인 '파이브씨푸드망고링'은 3만6900원, 도우를 변경하면 4만1900원에 달한다. 

이런 '프리미엄' 전략에 대한 자신감도 있다. 피자업계는 대형마트 피자와 브랜드 피자 간에 기술력과 노하우의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도우의 쫄깃함을 유지하는 비법이나 밀가루 관리 등에서 마트 피자와 차별화돼 있다고 주장한다. 프리미엄 피자의 특징인 '엣지' 기술도 대형마트가 쉽게 따라오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대형마트의 '반값 피자'를 경쟁자로 보지 않는 이유다.

한 피자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에서 출시하는 프리미엄 피자를 통해 소비자 선택 폭이 다양해지는 것은 긍정적인 면"이라며 "프리미엄 피자를 표방하는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맛의 풍부함과 다양성 등을 선호하는 마니아층이 있어 가격으로만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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