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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도 뛰어든 치킨 전쟁…마트 버금갈까

  • 2022.09.02(금) 06:50

편의점도 '가성비 치킨' 공략
다른 상품 매출 늘리는 '효자'
품질 맛 관건…한계점도 명확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편의점 업계도 치킨 전쟁에 뛰어들었다. 주요 제품 할인에 '원 플러스 원' 행사까지 열며 가성비 치킨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치킨은 편의점에서도 포기할 수 없는 '히든카드'다. 고객 유인 효과는 물론 맥주·도시락 등 다른 상품의 매출도 늘리는 효자다. 업계는 치킨 상품군에 더욱 힘을 주고 있다.

다만 편의점 치킨은 한계도 명확하다. 편의점 치킨은 즉석조리 식품이 아니다. 매장의 전문 조리 인력도 없다. 과거 위생 논란도 있었다. 이 때문에 편의점 치킨에 대한 소비자 인식은 좋지 않다. 아직 소비자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여전한 골목상권 이슈도 편의점 업계의 걸림돌로 평가된다. 

편의점도 "가성비 치킨"

CU는 사상 처음으로 치킨 제품 대상 '+1' 행사에 나섰다. 이달 말까지 치킨 제품 두 개를 사면 하나를 더 얹어준다. 최근 치킨 매출이 급등한 점을 반영한 행사다. CU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26일까지 조각 치킨과 프라이드 치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1.5%, 78.9%씩 뛰었다. 고물가에 최근 가성비 치킨이 인기를 끈 결과다. CU는 다음 달에도 행사를 이어가는 것을 검토 중이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편의점 치킨 열풍은 GS25에서도 확인된다. GS25는 쏜살치킨(1만1000원), 부먹치킨(7900원) 등 총 5종의 치킨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올해 초복 기준 GS25의 치킨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2%로 증가했다. GS25도 이달 한달 간 일부 치킨 제품을 대상으로 1+1 행사를 진행한다. GS25는 올해부터 치킨 상품군을 집중적으로 확대해 왔다. 식품 판매에 집중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도 치킨 열풍에 가세했다. 이마트24는 최근 구운 즉석조리 식품인 '오븐쿡'을 선보였다. 기름에 튀기는 방식에 차별화를 두고자 했다. 오븐쿡은 치킨과 닭꼬치 등 14종의 상품을 테스트 운영 중이다. 세븐일레븐은 자사 즉석치킨 브랜드 '프라이드'(PRIDE)를 운영하고 있다. 한 마리 치킨을 9900원에 판다. 현재 전국 약 4000여점에서 판매 중이다. 

치킨 힘주는 '편의점'

편의점의 치킨 공세는 더  거세질 전망이다. 편의점도 대형마트와 같이 '유인' 요소가 필요해서다.  편의점도 오프라인에 기반을 둔 판매 채널이다. 특히 최근 B마트 등 근거리 배달이 등장하면서 수세에 몰리고 있다. 간단한 물품도 배달앱으로 주문 하면서 편의점 '슬세권'의 영향력이 위축되고 있다. 치킨과 같은 가공식품은 편의점 입장에서도 강화해야 할 '전략 상품'이라는 이야기다.

/ 사진=BGF리테일

편의점에서 치킨은 역할은 특별하다. 주류, 스낵, 도시락 등 다른 상품의 동반 구입을 이끈다. 편의점 상품과 시너지가 좋다는 의미다. 치킨류 판매가 높은 매장은 보통 주류 매출도 높게 나타난다. 대학가, 유원지, 관광지 등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치킨은 편의점 입장에서 놓칠 수 없는 카드다.

특히 편의점 주 고객은 2030 젊은 세대가 대다수다. 치킨은 이들의 지갑을 여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SNS 입소문만 잘 타도 '스테디셀러'가 될 수 있다. 실제로 편의점 혼술·홈술 등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편의점 치킨 마니아층도 생겨나고 있다. 특히 편의점 치킨은 부위별로 작게 소분 된 제품이 많다. 값싼 가격으로 소량 구매가 가능하다. 대기 시간도 없다. 젊은 층이 선호하는 이유다. 

'대박' 가능할까

다만 편의점 치킨은 한계점도 분명하다. 대형 마트와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편의점 치킨은 매장에서 직접 조리하지 않는다. 전문 조리 인력도 없다. 한번 튀겨진 냉동 제품을 아르바이트생들이 매장에서 다시 튀겨 파는 식이다. 이 때문에 맛과 품질이 다른 판매 채널에 비해 낮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소비자 인식이 좋은 편은 아니다. 엄격한 점포 관리로 이미지 '쇄신'이 필요하다.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편의점이 적극적으로 치킨 판매에 뛰어들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편의점도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채널이다. 아직 편의점 출점을 꺼리는 지자체와 소상공인 단체가 적지 않다. 치킨은 '정치적 리스크'가 높은 상품이다. 어느순간 '선'을 넘기 시작하면 소상공인 등 여론의 반발에 휘말릴 수 있다. 편의점 업계가 치킨 상품의 직접 할인보다 '+1'등 덤 행사를 선호하는 이유다.  

업계는 '선'을 유지하는 대신 치킨 제품류를 다양화할 가능성이 높다. 후라이드 등 메인 치킨은 가격대를 만원대로 유지한다. 대신 값싼 조각 치킨, 닭꼬치 등 파생 상품을 늘리는 식이다. 대형마트와는 전략이 조금 다른 셈이다. 치킨은 편의점에서 다른 상품의 구매를 불러일으키는 '서브' 역할이다. 이 역할만 잘 해내도 충분하다. 편의점도 불확실성이 높은 여러 리스크에 휩싸이는 것을 원치 않는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전 국민적으로 치킨에 관심을 높은 것을 반영해 최근 관련 행사를 열게 됐다"며 "체계적인 점포 관리로 과거보다 편의점 치킨에 대한 인식도 많이 달라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편의점 업계도 저가 치킨을 내놓고 있지만 판매 규모가 아직 다른 채널에 비견될 정도는 아니다"면서 "골목상권 등 이슈 등에 휘말리는 경우는 없을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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