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영이 비수도권 매장 확대에 나섰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한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비수도권 지역에 투자를 확대해 지역별 고객 특성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해외 관광객 유치 등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다. 또 외국인에게 대표 K뷰티 채널로서 인지도를 높이고 지역 활성화에도 기여해 ESG 경영 평가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얻으려는 전략이다.
제주·도서산간 곳곳으로
CJ올리브영에 따르면 올리브영의 전국 매장 수는 지난해 1338개에서 올해 8월 1362개로 24개 늘었다. 올해 오픈한 매장 중 비수도권 매장은 13개다. 이에 따라 전체 매장에서 비수도권 매장의 비중은 43.4%가 됐다. 제주도 내 올리브영 매장은 18개에 달한다.
올리브영이 비수도권 지역에 매장을 늘리는 이유는 O2O 서비스인 '오늘드림'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2018년에 론칭한 오늘드림은 고객이 앱이나 홈페이지에서 주문하면 평균 55분 이내에 인근 매장에서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늦어도 최대 3시간 이내로 배송해주기 때문에 익일배송보다 빠르게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 또 매장에서 발송하는 만큼 온라인몰에서 품절인 제품을 인근 매장에서 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오늘드림 이용은 코로나를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2019년 9만건에서 코로나가 발생한 2020년엔 107만건으로 급증했다. 이후 성장세를 거듭하며 지난해엔 722만건을 기록했다. 3년 새 서비스 이용이 6배가 늘어난 셈이다.
오늘드림 수요가 늘자 올리브영은 O2O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하기 위해 본격적인 인프라 확충에 나섰다. 이것이 올리브영이 비수도권 내 매장을 늘리는 이유다. 이에 따라 전체 오늘드림 주문에서 비수도권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11%에서 지난해 39%로 증가했다.
올리브영은 지난해 매출 3조8682억원을 기록했다. 오프라인 매장 수를 확대한 데다, 온라인 서비스와의 시너지 효가 나타난 덕분이다. 올리브영의 온라인 매출 비중은 2018년 7.7%에서 2023년 26.6%로 늘었다. 올해엔 3분기까지 누적 매출 3조521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5.9% 확대된 수치다. 업계에선 올해 올리브영의 매출이 4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관광 랜드마크 노린다
올리브영은 단순히 매장만 늘린 것이 아니다. 전국 각지에 관광 랜드마크를 만드는 방식을 접목했다. 지역상권에 젊은 고객층을 불러모을 뿐만 아니라 해외 관광객들이 해당 지역 관광지를 방문하도록 하겠다는 의도다. 외국인들의 여행 목적지가 서울 이외에 다양한 지역으로 확산하자 올리브영도 매장 고도화 정책을 수도권 위주에서 전국 단위로 넓히는 전략을 짰다. 실제로 올해 1~8월 수도권 외 지역의 60여 개 매장은 신규 오픈하거나 리뉴얼했다.
올리브영의 비수도권 지역 매장의 콘셉트는 '타운 매장'이다. 올리브영 타운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포함한 다양한 상품을 취급, 특정 카테고리나 브랜드에 특화된 존을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더불어 체험형 공간과 고객 참여 프로그램을 마련해 새로움을 더했다. 이 모든 것이 매장 고도화 전략의 일환이다.
실제로 지난 8월 문을 연 대전타운과 청주타운은 오픈 첫 주 주말동안 일 평균 방문객 수가 5000명에 달했다. 더불어 타운 매장 인근의 일반 매장과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지난 4월 전주 객사길에 문을 연 '전주객사점'은 외국인 고객이 즐겨 찾는 K뷰티 성지가 됐다. 올해 1~8월 올리브영의 비수도권 매장에서 발생한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280% 가량 증가했다.
관광지 매장엔 해당 지역의 문화유산을 활용했다. 지난 9월 경상북도 경주에 문을 연 올리브영 경주황남점은 경주시의 대표 문화유산인 대릉원, 첨성대 등이 인접해 있는 황리단길 거리와 조화를 이루도록 한옥 건축 양식을 차용했다.
지역과 협력해 상권 살리기에도 나섰다. 올리브영 광주 타운은 광주충장상권 상권 활성화 추진단과 소통하며 체험형 관광안내소 '충장의 집'이 운영하는 골목투어에 참여했다. 또 부산을 방문하는 일본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K뷰티 체험과 관광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한국관광공사 후쿠오카 지사와 협업하고 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내·외국인들의 발길을 이끄는 랜드마크 매장을 비수도권으로 확대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데 보탬이 되고자 한다"며 "방문객들이 여행지에 대한 추억과 함께 K뷰티 트렌드를 알 수 있도록 매장 체험 기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농산물 활용도
이뿐만이 아니다.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PB(자사 브랜드) 제품 출시에도 나섰다. 올리브영의 '브링그린'은 영천 약초마을 브링그린 필지에서 사철쑥을 수급해 만든 제품이다. 슈퍼레몬라인 제품의 원료에 제주자원식물연구소 전용 필지에서 재배한 제라몬, 한라몬, 미니몬 등 제주의 토종 레몬 3종이 활용됐다.
스킨케어 브랜드 '라운드어라운드' 제품도 하동 녹차, 제주 감귤 에디션을 출시했다. 제품엔 제주 감귤 농장에서 남은 껍질을 업사이클링한 귤수를 미스트 성분으로 활용하는 식이다. 이런식으로 제주 특산물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든 립밤, 핸드크림 등은 제주 13개 매장에서 한정 판매했다.
올리브영은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우수 농어가에서 생산한 1차 상품에 제조, 마케팅 역량을 더하는 방식"이라면서 "지역 사회와 협업을 강화해 지역 특산물을 지속적으로 제품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