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영이 물류 네트워크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국적으로 탄탄한 물류 인프라를 구축해 안정적인 상품 공급과 배송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옴니채널’을 고도화하겠단 구상이다.물류에 힘주는 이유
올리브영은 내달 중 경상북도 경산시 진량읍에 위치한 '올리브영 경산물류센터' 운영에 나선다. 경산센터 면적은 약 3만9000㎡(1만1800평)로, 축구장 5개 면적에 육박한다. 지난 2019년 용인에 구축한 '양지물류센터'의 절반 크기다. 이곳에는 상품을 꺼내고 분류하는 등 작업자의 수작업을 줄이기 위해 자동화 설비가 일부 도입될 예정이다.
올리브영은 지방권의 물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경산센터를 짓게 됐다는 입장이다. 현재 올리브영이 가동 중인 물류센터는 양지센터와 안성센터로 총 두 곳이다. 이마저도 안성센터는 브랜드·글로벌센터로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커머스(역직구몰)를 비롯해 '바이오 힐 보', '웨이크메이크', '필리밀리' 등 자체 브랜드의 물류 전반을 담당한다. 올리브영에 입점한 브랜드들을 해외로 진출시키는 교두보인 셈이다. 이때문에 올리브영 매장들은 상품 대부분을 양지센터에서 끌어와야 했다. 물류 인프라가 다소 부족했다는 의미다.
특히 올해 들어 비수도권 내 물류망 구축에 대한 필요성은 더욱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올리브영이 올해에만 수도권 외 지역에서 총 60곳이 넘는 매장을 새롭게 열거나 재단장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 3분기 기준 올리브영 점포 수(1369개)의 40%는 비수도권 지역이 차지하게 됐다.
이에 따라 올리브영이 이번 경산센터를 계기로 수도권 외 지역에 더욱 힘을 실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기업 간 거래(B2B)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경산센터가 정식 가동되면 올리브영 매장들이 지리적으로 더 가까운 물류센터에서 적재적소에 필요한 상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너지 효과
올리브영은 경산센터를 통해 향후 고객들에게 신속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산센터는 매장에 원활한 제품 공급을 도울뿐만 아니라 고객이 온라인몰에서 택배 배송으로 주문한 상품들을 출고하는 업무도 수행할 예정이다. 이는 온라인몰 주문을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어 늘어나는 수요에 빠른 대응이 가능해진다. 올리브영은 지난 9월 말 온라인 매출이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
일각에선 올리브영이 경산센터를 염두에 두고 수도권 중심으로 운영해왔던 도심형 물류 거점(MFC)을 비수도권으로 확장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물류센터가 온라인·매장 물류를 전담할 동안 MFC가 퀵커머스에 집중하는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의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어서다.
앞서 올리브영은 올해 7월 지방권 첫 물류 거점인 'MFC해운대'의 본격 가동을 시작으로 'MFC사상'을 연이어 오픈했다. 오는 2025년에는 MFC를 주요 광역시와 지방 중소 도시를 위주로 2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현재 올리브영이 운영하는 MFC는 13개다.
올리브영이 수도권과 비수도권 지역에 각각 물류 인프라를 확충한 만큼 향후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리브영은 올해 처음으로 4조원대 매출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몰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올리브영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3조521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9% 늘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물류센터를 추가적으로 구축할 계획은 아직까지 없다. 경산센터의 안정적인 초기 운영을 통해 전국 물류망을 더 촘촘하게 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메인 공급망인 경산센터와 안성, 양지센터가 심장 역할이라면 MFC, 공급망이 모세혈관 물류 역할을 해 자사 옴니채널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