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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산업, HMR 사업 성공 열쇠는 결국 '투자'

  • 2025.05.13(화) 07:30

'퍼스트 키친' 내 즉석밥·면류 생산라인 증설
HMR 경쟁력 확보…종합식품기업 도약 목표
프리미엄 전략 고수…높은 가격 저항력 발목

/그래픽=비즈워치

하림산업이 가정간편식(HMR)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과감한 설비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전초기지인 '퍼스트 키친'에 생산 라인을 추가로 들이는 게 주요 골자다. 다만 HMR 사업이 수익성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상황인 만큼 '밑빠진 독에 물 붓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팔긴 파는데

하림산업은 올해 퍼스트 키친 내 2·3공장에 총 451억원 규모의 최신 설비를 증설할 계획이다. 공장별로 보면 2공장에 144억원, 3공장에 307억원을 투자한다. 현재 하림산업은 2공장에서 HMR 브랜드 '더 미식'과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 즉석밥을 만들고 있다. 3공장에서는 더 미식과 푸디버디, '하림' 브랜드의 면류를 생산하고 있다.

각각의 라인은 기존보다 두 배씩 늘어날 전망이다. 당초 1개로 단일 운영해왔던 즉석밥은 연내 2개로 확대한다. 면류의 경우 현재 건면과 유탕면을 만들어낼 수 있는 라인이 하나씩 가동되고 있는데, 올해에는 2개의 라인을 추가할 계획이다. 하림산업은 생산 능력이 늘어나는 만큼 판매량 역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래픽=비즈워치

하지만 시장 반응은 부정적이다. 더 미식을 연간 1조5000억원의 매출을 거두는 브랜드로 성장시키겠다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목표가 수년째 지지부진한 상태여서다. 특히 하림산업은 2021년 더 미식을 시장에 내놓은 이후 단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다. 이에 따라 누적된 영업손실 규모만 3828억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룹 차원에서는 아낌없는 '자금 수혈'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하림지주의 자회사 NS홈쇼핑은 하림산업에 180억원을 대여해줬다. 올해 1월에는 100억원을 추가로 빌려줬다. 지난달에는 하림지주가 하림산업에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하림지주가 전액을 출자하는 방식이다.적자에 부담만

거듭된 지원 사격에도 하림산업의 HMR 사업은 여전히 존재감이 미미하다. 하림산업은 이에 대해 '론칭 초기인 데다, 투자하는 단계'라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투자 대비 생산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점은 문제다.

지난해 기준 하림산업의 면류 제품의 공장 가동률은 71.7%다. 전년보다 20%포인트 가까이 상승했지만, 아직 풀가동에 나설 정도의 입지를 구축한 건 아니라는 평가다. 여기에 같은 기간 즉석밥 가동률은 91%에서 85%로 오히려 6%포인트 축소됐다.

더 미식 '오징어라면'./사진=하림산업 제공

하림산업이 펼쳐온 '프리미엄 전략'의 한계라는 분석도 나온다. 소비자들은 대체로 '프리미엄 제품은 돈 값을 할 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식품에서 기본적으로 원하는 건 맛이다. 하지만 더 미식 브랜드의 경우 소비자들이 높은 가격에 비해 다른 경쟁 제품들과의 뚜렷한 차별점이 없다고 느끼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하림산업은 HMR 사업을 고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1~2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간편식을 찾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최종 목표인 '종합식품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선 꼭 필요한 사업이라서다. 이에 신제품 출시에 주력해 '물량 공세'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생각이다. 당초 하림산업이 라면 시장에 진출할 당시만 하더라도 2종 뿐이던 면류 라인업은 현재 20여 개가 넘는다.

더 미식 '현미쌀밥(왼쪽)'과 '갈비탕(오른쪽)'./사진=윤서영 기자 sy@

다만 우려는 여전하다.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둔화는 물론 HMR에 대한 가격 저항력이 높다는 게 이유다. 일반적으로 HMR은 '요리하기 귀찮을 때 간편하게 한 끼를 떼울 수 있는 음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프리미엄 전략이 먹혀 대중화로 이끌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하림산업의 HMR 사업이 '반쪽짜리 성공'에 그쳤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놓은 제품들이 잘 팔리지 않다 보니 할인 판매에 나서기도 하는데, 프리미엄이라는 이미지에 맞지 않을 뿐더러 소비자 사이에서도 '정 먹고 싶으면 할인할 때 사는 게 낫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한다"며 "제품을 만들면 만들수록 손해보는 장사인 만큼 전략 수정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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