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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하고 사례도 받고"… '미스터리 쇼퍼'를 아시나요

  • 2025.05.25(일) 13:00

[생활의 발견]미스테리 쇼퍼의 시작과 역할
유통업계의 브랜드 가치 지킴이 역할 한계도

/그래픽=비즈워치

[생활의 발견]은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소재들을 다룹니다. 먹고 입고 거주하는 모든 것이 포함됩니다. 우리 곁에 늘 있지만 우리가 잘 몰랐던 사실들에 대해 그 뒷이야기들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보려 합니다. [생활의 발견]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여러분들은 어느새 인싸가 돼 있으실 겁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편집자]

대가 받고 쇼핑 평가하는 '그들'

"쇼핑하면서 매장 직원의 서비스를 평가해주실 분을 찾습니다." 

혹시 이러한 내용의 아르바이트 공고를 보신 적 있나요? 구인 사이트나 주부 커뮤니티에서 가끔 눈에 띄는 이 문구가 있습니다. 바로 '미스터리 쇼퍼(Mystery Shopper)'를 찾는 공고입니다. 고객처럼 매장에 방문해 직원의 서비스를 평가하고, 그 대가를 받는 은밀한(?) 업무입니다.

미스터리 쇼퍼는 전문 업체의 의뢰를 받아 고객인 척 매장을 방문합니다. 매장 이용 후 직원의 말투는 어땠는지, 계산은 매끄럽게 이뤄졌는지, 진열된 물건은 깔끔했는지 등을 관찰합니다.

쇼핑 이미지 /사진=아이클릭아트

한 카페 프랜차이즈에서는 주문받는 말투, 결제 과정, 음료가 나오는 속도, 컵의 얼음 개수까지 체크했다는 미스터리 쇼퍼의 후기도 있습니다. 상상 이상의 디테일입니다. 이처럼 판매기술, 상품 지식, 매장 분위기 등 여러 서비스 항목을 평가합니다. 업체는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개선점을 찾습니다.

이처럼 미스터리 쇼퍼는 일관된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고,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활용되는데요. 미스터리 쇼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몰래 평가하는 신분이라는 것을 감추는 것이겠죠. 최대한 자연스럽게 행동하며 매장을 세밀히 살펴봐야 합니다. 직원 입장에선 고객이 메모하는 것은 드문 일이니 주로 미스터리 쇼퍼들은 휴대폰, 녹음기 등을 사용한다고 하네요.

미스터리 쇼퍼는 백화점, 레스토랑, 식음료 프랜차이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돼 왔습니다. 평가가 끝나면 보고서를 제출하고 사례비를 받습니다. 보수는 건당 2만~3만원 수준부터 구매비 지원 방식까지 다양하죠. 흥미롭고 짧은 미션이라는 점에서 '꿀잼 알바'라는 후기도 꽤 많습니다.

언제부터 생긴 걸까

미스터리 쇼퍼의 뿌리는 꽤 깊습니다. 미스터리 쇼퍼의 개념은 1940년대 미국에서 처음 생겨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에는 은행이나 소매점에서 내부 절도나 보안 취약점을 점검했다고 합니다. 직원의 응대 태도나 현금 처리 방식 등을 살폈다고 하는데요.

1970~1980년대부터는 백화점, 레스토랑, 호텔 등 고객응대 서비스가 중요한 산업이 성장하면서 고객 서비스 품질을 가늠하는 수단으로 진화했습니다. 고객 응대와 서비스 품질을 정량적으로 점검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죠. 이에 따라 전문 조사 업체도 등장했는데요. 기업들이 외부 전문 업체에 의뢰해 미스터리 쇼핑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구조로 발전했습니다.

고객과 매장 직원 /사진=아이클릭아트

특히 유통업계에서 미스터리 쇼퍼를 활발히 활용했습니다. 유통업체들은 매장 수가 많고 고객 접점이 광범위하기 때문에, 전 매장의 서비스를 동일하게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스터리 쇼퍼는 직원의 인사부터 표준 매뉴얼이 실제 현장에서 잘 지켜지고 있는지 등을 검증하는 역할을 부여받습니다. 프로모션 진행 시, 행사·할인 이벤트가 안내된 대로 실행되고 있는지 확인하기도 하고요. 이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줬죠.

요즘은 좀 다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바뀌고 있습니다. '고객 경험'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미스터리 쇼퍼 방식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백화점입니다. 백화점은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유통채널인 만큼 고객 응대 방식을 끊임없이 연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죠. 하지만 국내 주요 백화점 3사(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모두 최근 몇 년동안 "미스터리 쇼퍼를 운영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롯데백화점은 교육이나 서비스 전문가 강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방향을 돌렸습니다. 현대백화점도 입점한 협력사들을 지원·관리하는 부서를 별도로 마련했습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라운지, 아카데미, 안내데스크 등 자체 직영 서비스 시설에 대해서만 한정적으로 미스터리 쇼퍼를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정 기간을 두고 연 5~6회 정도 주부 고객을 채용해 서비스를 체크한다는 설명입니다.

또 대형 패션제조사들 역시 최근에는 미스터리 쇼퍼를 활용하는 대신 고객 설문조사나 VIP 대상 좌담회 등으로 매장을 개선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쇼핑 /사진=아이클릭아트

왜 그럴까요? 몇 년 전부터 미스터리 쇼퍼의 단점이 대외적으로 지적된 영향을 미스터리 쇼퍼의 주관적인 의견이 반영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고객의 경험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기도 하고요. 미스터리 쇼퍼의 평가 결과가 인사에 직접적으로 반영되면서 직원들은 평가 결과에 따라 스트레스를 받거나 업무 부담을 느끼는 점을 고려했다는 설명입니다.

물론 미스터리 쇼퍼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닙니다. 고객이 직접 앱을 통해 서비스 만족도를 평가하는 '셀프 쇼퍼' 시스템도 있고요. 일부 리테일 기업은 AI와 CCTV 분석을 결합해, 응대 품질을 비정형 데이터로 관리하는 실험도 진행 중입니다. 결국 미스터리 쇼퍼도 시대에 맞게 진화한 셈입니다. 고객 경험 개선은 어디까지 이어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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