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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만 달라"…반환점 돈 '백종원 드라마'의 끝은

  • 2025.05.17(토) 13:00

300억 투입해 회사 정상화
전문경영인 도입도 고려 중
본인 정체성 확실히 해야

그래픽=비즈워치

[주간유통]은 한주간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있었던 주요 이슈들을 쉽고 재미있게 정리해 드리는 콘텐츠입니다. 뉴스 뒤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사건들과 미처 기사로 풀어내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여러분께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편집자]

"석 달만 기다려 달라"

이렇게 짧은 시간에 이미지가 뒤바뀐 사람이 있을까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최고 인기 프로의 시청률 견인차이자 음식 전문가, 성공한 CEO였던 사람이 지금은 온 국민의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이야기입니다. 3주 앞으로 다가온 대선보다 백 대표의 이야기가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 백 대표가 지난 12일과 13일 이틀 동안 기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위기를 정면 돌파해 보겠다는 심산이었을 겁니다. 여러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습니다. 그간 이도저도 아닌 어중간한 대응이 화를 불러왔다는 걸 이제야 깨달은 듯합니다. 하지만 대응 방향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구심이 듭니다. 

기자들과 대화 중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사진제공=더본코리아

백 대표는 이 자리에서 "앞으로 석 달 동안 300억원 지원책을 가동해 상황을 개선하겠다"며 "점주들의 상황을 타개하는 게 1순위 과제이니 석 달만 기다려 달라"고 말했습니다. 가맹점주들의 상황이 나아지면 지금의 논란이 사그라들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300억원 지원책은 대부분 할인 프로모션에 사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더본코리아는 앞서 5월 한 달간 본사 전액 부담 통합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최대 50% 할인 행사와 할인쿠폰 제공 행사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로열티 면제, 식자재 가격 할인, 신메뉴 출시 마케팅 등의 지원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과연 백 대표의 생각처럼 3개월 후엔 여론이 바뀔까요?

가맹점 매출 늘면 해결될까

물론 점주들이야 백 대표 이슈 때문에 매출이 줄어드는 게 가장 큰 걱정거리입니다. 본사에 지원책을 요구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백 대표의 이 발언은 자신이 '더본코리아'의 대표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보입니다. 백 대표 개인에게 쏟아지는 문제보다 가맹점주들의 고충을 해결하는 게 먼저라는 CEO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한 거죠. 

하지만 일각에선 백 대표가 문제를 가맹점과의 상생 이슈로 덮으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더본코리아는 지난 1분기에 매출 1107억원, 영업이익 62억원을 올렸습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6%, 영업이익은 6.6% 증가했습니다. 적어도 1분기엔 숫자상으로는 백 대표의 이슈가 실적을 크게 훼손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기자들과 대화 중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사진제공=더본코리아

현재까지 내놓은 상생안은 대부분 '할인 혜택'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대규모 할인 프로모션에 나서니 당장 눈 앞의 매출은 늘어날 수 있지만 이게 백 대표에 대한 비판을 누그러뜨리지는 못할 겁니다. 더본코리아 가맹점들의 매출이 감소하는 건 가격이 비싸서가 아니라 오너인 백 대표를 둘러싼 문제 때문입니다. 이 문제들이 해결돼야 장기적으로 더본코리아 가맹점들의 매출이 안정되겠죠. 

백 대표도 이 부분을 언급했습니다. 실제 점주들이 당장의 금액적인 지원보다는 향후 고객들이 한 명이라도 더 매장을 찾아올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구상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하더군요. 3개월 후 어떤 방안을 내놓을 지 기대해 봐야 할 부분입니다.

잘못은 했지만 나도 힘들다

논란에 대해 대처하는 백 대표의 대응엔 여전히 아쉬움이 남습니다. 백 대표는 이날 "최근 특정 누리꾼 몇 분이 국민청원 민원을 70여 개가량 올리면서 저희 회사뿐만 아니라 관계가 있던 지자체, 점주님들까지도 힘든 상황을 겪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백 대표를 공격하기 위해 허위 사실을 유포하거나 허위 민원을 넣은 게 아니라면 이는 회사 혹은 백 대표가 70여 개의 잘못을 했다고 받아들여야 할 겁니다.

실제로 그간 백 대표에게 제기된 여러 위생 문제, 법 위반 문제들은 대부분 타당한 지적이었습니다. 백 대표조차 "그간 퍼포먼스 적으로 무엇인가를 보여줘야 된다고만 생각했다"며 "미흡했다"고 답했는데요. 그러면서도 그 문제 제기에 대해서는 '블랙 컨슈머'를 대하듯 표현한 건 적절치 못한 표현이라는 지적입니다.

백 대표는 기자들과의 대화 직전 한 유튜브에서 진행한 돌발 인터뷰에서도 "나도 억울한 게 많지만 아무 말도 안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이 역시 3000여 개의 가맹점을 거느린 기업의 CEO에겐 부적절한 대답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본인의 유튜브 채널에서 홍콩반점을 방문해 맛을 보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사진=백종원 유튜브

결국 백 대표를 둘러싼 논란은 대부분 백 대표의 대응과 관련이 깊습니다. 앞서 제기된 위생 문제나 위법 문제는 그 자체로는 브랜드나 기업의 사활이 걸린 큰 이슈는 아니었습니다. 당연히 잘못됐지만 또 누구에게나, 어디에서든 벌어질 수 있는 작은 일들이었습니다. 이 사태의 도화선이 된 빽햄 이슈도 그랬죠. 종종 있는 '할인 꼼수'였지만 백 대표의 고압적인 대응이 비판 여론에 불을 지폈습니다. 

그를 만난 기자들이 입을 모아 홍보실과 전문경영인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건 우연이 아닙니다. 이 작은 사건들이 모이고, 그 작은 사건에 대한 백 대표의 대응이 또다른 불씨를 만들어내며 지금의 '백종원 사태'가 된 겁니다. 

다행히도 백 대표는 이번 간담회에서 전문경영인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홍보조직도 꾸리겠다고 합니다. 한 사람이 모든 것을 다 잘 할 수는 없습니다.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홍보는 홍보전문가에게 맡기고 백 대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길 바랍니다. 그게 더본코리아 가맹점들이 잘 될 수 있는 최선의 길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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