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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지분 정리 마침표…'정용진·정유경 시대' 개막

  • 2025.05.03(토) 13:00

[주간유통]이명희, 신세계 지분 전량 정유경에 증여
1월 이마트 남은 지분도 정용진에 매각
90년대부터 시작한 승계 작업 마침내 종료

그래픽=비즈워치

[주간유통]은 한주간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있었던 주요 이슈들을 쉽고 재미있게 정리해 드리는 콘텐츠입니다. 뉴스 뒤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사건들과 미처 기사로 풀어내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여러분께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편집자]

마침내 신세계그룹의 지분 승계 작업이 완료됐습니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이 신세계 지분까지 모두 딸 정유경 신세계 회장에게 증여하기로 하면서입니다.

이명희 총괄회장은 오는 30일 정유경 회장에게 신세계 지분 10.21%(98만4518주) 전량을 증여할 예정입니다. 지난 2일 종가 기준 약 1558억원 규모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이로써 정유경 회장의 신세계 지분율은 29.16%가 되면서 최대주주 지위를 공고히 하게 됩니다.

앞서 이명희 총괄회장은 장남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에게도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이마트 지분 10%(278만7582주) 전량을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매도했습니다. 정용진 회장은 주당 7만6800원, 총 2141억원에 어머니의 지분을 사들였습니다. 이를 통해 정 회장 역시 이마트 지분율이 28.56%(자사주 소각 미반영)으로 늘어나며 역시 최대주주 지위를 확실히 했죠.

오는 30일 정유경 회장에 대한 증여까지 완료되면 이명희 총괄회장이 보유한 신세계그룹 계열사 지분은 '0'이 됩니다. 이는 곧 신세계그룹이 본격적으로 정용진·정유경 체제로 전환됨과 동시에 계열분리가 임박했음을 의미하는 시그널이기도 합니다.

지분 '0' 된 이명희

이명희 총괄회장은 고(故) 이병철 삼성 회장의 막내딸이자 고(故) 이건희 회장의 동생입니다. 1943년생으로 1965년 이화여대를 졸업했죠. 이명희 총괄회장은 1967년 정재은 신세계그룹 명예회장과 결혼한 뒤 주부로 지냈는데요. 1979년 아버지 이병철 회장의 권유로 삼성그룹이 운영하던 신세계백화점에 이사로 입사하며 경영 일선에 뛰어들었습니다.

이 총괄회장은 1991년 신세계백화점과 웨스틴조선호텔의 경영권을 들고 삼성그룹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했습니다. 1997년에는 공정거래법상 계열분리에 성공하며 삼성그룹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했고요. 1998년에는 신세계그룹 회장에 오르면서 삼성가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가 됐죠.

그래픽=비즈워치

이 총괄회장의 자녀인 정용진·정유경 회장이 그룹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 즈음입니다. 정용진 회장은 1995년 신세계 전략실 대우이사로, 정유경 회장은 1996년 조선호텔 상무보로 그룹에 합류해 어머니를 도왔습니다. 

지분 승계 작업도 이 시기부터 천천히 이뤄지기 시작했습니다. 신세계그룹이 삼성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에 성공한 1997년 말 기준 이명희 총괄회장의 신세계 지분율은 15.00%였습니다. 당시 정용진 회장과 정유경 회장은 각각 1.55%, 0.97%의 지분을 들고 있었는데요. 1998년 1월 이명희 총괄회장은 정용진 회장에게 50만주(4.08%)를 증여하면서 지분 승계의 신호탄을 쐈습니다.

이어 정용진 회장(당시 부사장)이 약 10여 년간의 경영수업을 마친 후 2006년 부회장으로 승진할 당시 또 한 번 지분 증여가 이뤄졌습니다. 당시 이명희 총괄회장의 남편 정재은 명예회장은 자신의 신세계 지분 147만4571주(7.81%)를 정용진 회장과 정유경 회장에게 각각 84만주, 63만4571주씩 넘겨줬습니다.

한 지붕 두 회장

이 총괄회장은 2011년 이마트를 신세계로부터 별도법인으로 분할시켰습니다. 이마트는 정용진 회장에게, 백화점은 정유경 회장에게 맡기기 위해서죠. 이 작업을 통해 이마트부문에는 슈퍼·편의점·호텔·건설 사업이, 신세계부문에는 백화점·패션·아울렛·면세점을 두는 현재의 지배구조가 완성됐습니다. 2016년에는 정용진·정유경 회장이 각자 보유 중이던 신세계와 이마트 지분을 맞교환 하면서 두 남매의 지분 관계도 정리했습니다.

이제 남은 건 이명희 총괄회장의 '최대주주' 지위뿐이었습니다. 이명희 총괄회장은 2020년 자신이 들고 있던 이마트·신세계 지분 8.2%씩을 정용진·정유경 회장에게 각각 증여해 두 사람을 이마트와 신세계의 최대주주로 만들어줬습니다. 이 총괄회장에게는 두 회사의 지분 10%만 남았습니다. 

그래픽=비즈워치

이때까지만 해도 신세계그룹은 여전히 이명희 총괄회장의 리더십 아래에 놓여있었습니다. 이 총괄회장이 그간 전문경영인과 두 남매에게 경영의 많은 부분을 일임하긴 했지만 이 회장의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했습니다. 이 총괄회장이 그룹의 굵직한 이슈나 임원 인사 등에 많은 부분 관여한 것은 잘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마침내 정용진 당시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이 총괄회장의 시대도 저물기 시작했습니다. 이어 지난해 10월 임원인사에서는 정유경 당시 총괄사장 역시 회장으로 승진했습니다. 하나의 그룹 안에 두 명의 회장이 탄생한 순간이었죠. 그리고 올해 이명희 총괄회장이 지분 승계까지 모두 마치게 되면서 신세계그룹의 '이명희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됐습니다.

신세계 2.0

물론 아직 신세계그룹의 총수직은 이명희 총괄회장의 몫입니다. 지난 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5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서는 아직 이명희 총괄회장이 신세계그룹 총수(동일인)으로 지정돼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지분 정리가 모두 끝나는 만큼 내년에는 그룹의 총수 역시 바뀔 가능성이 큽니다.

정용진·정유경 회장이 각각 이마트, 신세계 지분을 모두 승계 받은 만큼 신세계그룹 계열분리 작업도 본격화 할 전망입니다. 신세계그룹은 이미 지난해 10월 정유경 회장 승진 당시 계열분리를 공식 선언한 바 있습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 사진=신세계

지분 승계가 마무리된 후 신세계그룹은 공정위에 친족독립경영을 신청할 것으로 보입니다. 공정위 친족독립경영 인정 요건에는 기업집단간 상장사는 3%, 비상장사는 10% 미만의 지분을 보유해야 한다는 지분보유율 요건이 있는데요. 이마트와 신세계는 일찌감치 상호간 계열사 지분을 정리했죠. 현재 지분 관계가 얽혀있는 회사는 SSG닷컴(이마트 45.58%, 신세계 24.42%)과 신세계의정부역사(신세계건설 19.90%, 신세계 27.55%)뿐입니다.

신세계그룹은 이제 정용진·정유경 회장이 이끄는 '2.0' 시대로 넘어갑니다. 시장 환경은 두 회장에게 녹록지만은 않은 상황입니다. 정용진·정유경 회장이 이 시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두 개로 나뉜 신세계그룹이 진화를 하게 될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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