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마트 업계가 일제히 점포 강화에 나서고 있다. 차세대 모델을 매장에 적용해 온라인에 빼앗긴 오프라인 쇼핑 수요를 되찾아오기 위해서다. 단순 장보기를 넘어 휴식과 문화를 아우르는 공간을 새롭게 구성해 고객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이마트' 뗀 이마트
이마트는 26일 경기도 고양시 대화동 소재 킨텍스점을 '스타필드 마켓'으로 리뉴얼 오픈했다. 4개월 간 총 4445평 규모인 지상 1~2층에 대한 대대적인 재단장 과정을 거쳐 '공간 혁신형 복합몰'로 탈바꿈시켰다. 이번 킨텍스점은 지난해 8월 문을 연 경기 용인 죽전점에 이은 두 번째 '스타필드 마켓' 매장이다.
먼저 1층 메인 공간에는 '북그라운드'를 조성했다. 죽전점의 시그니처 공간인 북그라운드에 대한 고객 선호도가 높았다는 점에 착안했다. 마치 스타필드 '별마당 도서관'을 작게 압축해 놓은 듯한 느낌이었다. 이마트는 북그라운드 바로 옆에 135평의 스타벅스 매장을 배치해 방문객이 온전한 여가 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팝업존과 휴식 공간이 한 데 어우러진 '아뜨리움'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날부터 2주간은 하림과 함께 협업한 '더미식호' 팝업을 진행한다. 커다란 선박 위에서 모형 낚시를 할 수 있는 체험존부터 시식 이벤트까지 부모와 아이가 함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이마트는 아뜨리움 내 팝업존을 주기적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아뜨리움의 맞은 편에는 '애슐리퀸즈'가 자리를 잡았다. 대부분 식음료(F&B) 매장을 2층에 집결시킨 것과 달리 애슐리퀸즈는 가족 단위 외식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1층에 뒀다. 이마트 관계자는 "웨이팅을 기다리는 동안 아뜨리움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가족끼리 팝업 공간을 체험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했다"며 "고객의 동선을 섬세하게 고려해 각각의 테넌트들을 배치한 것이 킨텍스점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몰'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 올리브영과 다이소의 매장은 대형화했다. 1층에 위치한 올리브영의 경우 50평에서 150평으로, 2층 다이소는 190평에서 502평으로 늘었다. 기존보다 각각 3배, 2.6배 확대됐다. 오는 9월 오픈 예정인 무신사 스탠다드까지 입점을 완료하면 킨텍스점은 이른바 '올·다·무(올리브영, 다이소, 무신사 스탠다드)'로 불리는 3대 인기 브랜드를 모두 품은 쇼핑몰로 거듭나게 된다.
1층 중심부에 북그라운드를 배치했다면, 2층은 '키즈 그라운드'로 구성했다. 가족 단위 고객이 많은 지역 특성을 반영했다. '가족 친화적 매장'을 위해 내달 중순 경에는 실내 놀이시설인 '바운스 더 퍼스트' 오픈도 앞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두낫디스터브베이커스', '메밀연구소', '화화돈' 등 트렌디하면서도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F&B 브랜드도 대거 유치했다.재출점 나선 롯데마트
롯데마트도 이날 경기도 구리시에 롯데마트 구리점을 오픈했다. 지난 1월 천호점 오픈에 이은 올해 두 번째 신규 출점이다. 특히 롯데마트는 1999년부터 2021년까지 20년 넘게 영업했던 기존 자리에 구리점의 문을 다시 열었다. 약 4년 만이다. 구리점이 영업을 종료한 이후 구리시에 대형마트가 전무했던 만큼 시민들의 쇼핑 편익을 끌어올리고 그 수요를 가져가기 위한 것이 재출점의 배경이다.

롯데마트는 지역사회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구리점을 '그로서리'와 '몰링'을 결합한 미래형 매장으로 설계했다. 한 곳에서 쇼핑과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원하는 시민들의 니즈를 반영했다. 이에 따라 1층에는 뉴 그로서리 포맷인 '그랑 그로서리'를 도입했고 2층은 '키즈 앤 패밀리' 콘텐츠를 강화했다.
롯데마트는 구리점의 전체 면적 중 90%를 식품으로 채웠다. 매장 입구에는 30m 길이의 '롱 델리 로드'를 배치했고, 냉동 간편식 특화 매장 '데일리 밀 솔루션'에서는 약 500여 종의 간편식을 선보였다. 또 웰니스와 가성비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 구색을 확대하는가 하면 글로벌 상품의 비중도 일반 점포 대비 2배가량 늘렸다.

2층은 가족 고객을 위한 체험형 몰링에 초점을 맞췄다. 완구를 판매하는 공간에서 놀이 중심지로 콘셉트를 전환한 체험형 '토이저러스'부터 전 세대의 취향을 아우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레고와 보드게임 체험존은 물론 시즌별 다양한 팝업스토어 운영을 통해 쇼핑과 놀이를 결합한 다채로운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롯데마트 최초로 문화센터 내 '트니트니 플러스' 직영센터도 도입했다. 전문강사가 상주하며 놀이 체육, 미술, 음악을 결합한 프리미엄 예체능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여기에 댄스와 악기 등 젊은 세대의 취향을 고려한 특화 강좌와 주말 가족단위 체험 강좌도 폭넓게 준비했다. 이외에도 스시 특화 프리미엄 뷔페 레스토랑 '고메 스퀘어', 북카페 '놀멘서가', 영유아 놀이미술 체험공간 '파레트팡' 등 다양한 F&B와 문화 콘텐츠 등이 입점했다.가족 단위 고객 '록인'
대형마트 업계가 이번 점포 리뉴얼과 출점을 통해 기대하는 건 '고객 체류시간 확대'다. 최근 차별화된 공간 콘텐츠를 구성하는 것이 대형마트의 매출을 견인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장을 보기 위한 공간보다 편하게 머무를 수 있는 쇼핑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실제로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은 휴식·문화 특화 공간을 대폭 확대한 결과, 리뉴얼 전보다 체류 고객이 크게 확대됐다. 이마트에 따르면 죽전점의 리뉴얼 오픈 이후 지난달까지 3~6시간 머무른 고객 수는 163%, 4~5시간 체류한 고객은 184% 늘었다. 이같은 체류 시간 증가는 매출 신장으로 이어졌다. 같은 기간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6% 증가했다.

대형마트 업계는 앞으로도 '고객이 방문해야 하는 이유'를 만드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춰 선제적으로 브랜드를 유치하고, 고객이 직접 보고 사야 하는 상품들을 위주로 카테고리를 확장할 계획이다. 또 식품과 같은 상품군을 늘려 '오감을 자극하는 쇼핑몰'로 거듭나겠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에 치우친 구조보다는 확실히 집객할 수 있는 요인들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휴식과 문화 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게 대형마트의 핵심 전략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