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건설사가 지난해 1년간 확보한 재건축·재개발 수주 물량을 올해는 6개월 만에 따냈다. 하반기에도 조 단위의 대형 사업지의 일감이 나올 예정이다. 다수 건설사가 올해 창사 이래 최대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의 상반기 리모델링을 포함한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27조8298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년도 연간 수주액(27조8702억원)의 99.9%에 해당하는 액수다.

삼성물산·현대건설·포스코이앤씨, 나란히 5조 수주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은 수주액을 올릴 것이 유력한 건설사는 삼성물산이다.
삼성물산은 이날 기준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이 5조213억원이다. 주요 수주 사업지로는 △한남4구역 재개발(공사비 1조5695억원) △신반포4차 재건축(1조310억원) △장위8구역 공공재개발(1조1945억원) 등이 있다.
삼성물산은 오는 28일에 울산 남구 B-04구역 재개발 시공권도 확보할 것이 유력하다. 해당 사업지의 공사비는 6982억원이다. 해당 사업의 시공권을 따내면 수주액은 5조7195억원으로 늘어난다.
현대건설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5조1988억원이다. 올해 3월에 부산 연산5구역 재건축(7657억원)을 시작으로 서울 개포주공 6·7단지 재건축(1조5138억원)과 구리 수택동 재개발(1조9648억원) 등의 사업지를 확보했다.
현대건설도 이달 내로 미아9-2구역 재건축의 시공권을 가져갈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HDC현대산업개발과 컨소시엄을 이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현대건설의 해당 사업지 지분은 53%로, 공사비 3370억원에 해당한다. 현대건설이 최종 시공사로 선정되면 수주 총액은 5조5357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포스코이앤씨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5조302억원이다.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에서 2조8946억원에 그치지만 리모델링 사업으로만 2조1356억원을 수주했다.
주요 수주 사업지는 △성남 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1조2972억원) △이수 극동·우성 2, 3단지 리모델링(1조9796억원) △방배15구역 주택재건축(7553억원) 등이다.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따낸 구리 수택동 재개발에서는 8421억원의 몫을 가졌다.

롯데·현산·DL, 작년 연간 수주 초과
롯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DL이앤씨는 도시정비사업에서 2조원이 넘는 신규 수주를 기록했다. 모두 지난해 연간 수주 규모를 넘어섰다.
롯데건설은 신용산역북측제1구역 재개발(3522억원)과 상계5구역 재개발(4257억원), 부산 가야4구역 재개발(7034억원) 등의 시공권을 따냈다. 수주 총액은 2조5354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수주액인 1조9571억원보다 29.5% 많은 액수다.
아울러 롯데건설은 이달 중으로 가락1차 현대 재건축 정비사업의 시공권 확보도 유력하다. 이 재건축 조합은 롯데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수의계약 여부를 오는 28일 결정한다. 해당 사업지의 공사비는 4167억원이다. 롯데건설이 해당 사업지 시공권을 확보하면 수주액은 2조9521억원까지 늘어나게 된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지난해 연간 수주액인 1조331억원의 배를 넘는 2조2262억원을 수주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포스코이앤씨와 경쟁한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9244억원)의 시공권을 따냈고, 강원 원주 단계주공 재건축(4369억원)과 부산 광안4구역 재개발(4196억원), 부산 연산10구역 재개발(4453억원) 등의 시공권도 가졌다.
DL이앤씨도 지난해(1조1809억원)보다 1조원 이상 더 늘어난 수주액을 기록 중이다. DL이앤씨의 올해 수주액은 2조6830억원이다. DL이앤씨는 연희2구역(3993억원)과 장위9구역(5253억원), 한남5구역(1조7584억원)의 시공권을 따냈다.
GS건설은 지난 1월 부산 수영1구역 재개발(6374억원)을 시작으로 중화5구역 재개발(6498억원)과 봉천14구역 재개발(6275억원), 상계5구역 재개발(2802억원) 등의 시공권을 확보했다. 수주 총액은 2조1949억원이다. 인천 검단 사고 전 수위권을 달렸던 것을 상기하면 아직 부진한 실적이다.
대우건설은 군포1구역 재개발(2981억원)과 강남원효성빌라 재건축(3387억원), 광안동373 일원 가로주택(2305억원) 등의 시공권을 따내며 도시정비사업에서 8673억원의 수주액을 기록 중이다.
SK에코플랜트는 면목7구역 재개발(3039억원) 수주가 유일하다. 올해초 도로 공사 현장 사고 이후 주택 수주영업을 중단한 현대엔지니어링은 아직 수주가 없다.

하반기에 압구정·성수·개포 수주 기대
하반기에는 성수와 압구정 등 한강 변에서 나오는 재건축·재개발 일감에 대한 수주가 기대된다. 특히 현대건설은 압구정2구역 수주에 적극적이다. 압구정2구역은 전체 1924가구의 신현대아파트 9·11·12차를 묶어서 2571가구로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2조7488억원이다.
GS건설은 서울 성동구 재개발 사업지인 성수1구역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성수전략정비구역 중 가장 규모가 큰 사업지인 성수1구역은 최고 65층 높이의 3019가구의 공동주택 조성을 추진 중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세계적인 건축설계회사와의 협업을 통해 성수전략 제1정비구역을 단순 주거 단지가 아닌, 도시의 랜드마크로 탈바꿈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은 최근 서울 강남구 개포우성7차 재건축 사업에 나란히 입찰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개포우성7차 재건축은 최고 14층 높이의 15개동, 802가구의 단지를 35층 높이의 1122가구의 대단지로 다시 짓는 사업이다.
김명석 삼성물산 주택사업본부장은 "래미안 루미원에는 기존 주거의 모든 기준을 뛰어넘는 다양한 차별화 제안이 담겨있다"면서 "개포 지역 최고의 자부심과 독보적 가치로 재탄생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개포우성7차에 제안한 당사의 역대급 사업조건은 이익보다는 조합원의 마음을 얻는데 혼신을 다하겠다는 김보현 사장의 의지와도 일치한다"면서 "개포우성7차 재건축사업을 위해 누구보다 오랜 시간 고민하고 준비한 진심이 전달될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