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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함과 맛이 생명"…하림, '더 미식'이 비싼 이유

  • 2025.03.24(월) 16:43

'퍼스트 키친'서 생산부터 유통까지
"신선한 식재료로 최고의 맛 구현"
추가 설비 투자…품질·경쟁력 높여

하림 퍼스트키친./사진=하림지주 제공

과거와 현재의 주방 쓰임새는 완전히 다르다. 과거에 주방은 조리하는 공간에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현재는 조리보다 식사하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가족 구성원이 줄어드는 데다, 밀키트와 배달 음식이 보편화하고 있어서다.

하림은 가정 내 좁아지고 있는 부엌의 역할을 밖에서 대신할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곳이 커다란 식품공장인 '퍼스트 키친'이다. 생산부터 포장, 유통까지 직접 맡아 고객의 식탁 위에 가장 맛있고 신선한 식품을 올리는 게 하림의 목표다."주방을 공유한다"

지난 21일 오전에 방문한 전라북도 익산시 함열읍에 위치한 퍼스트 키친은 K(Kitchen)1~3, FBH(Fulfillment by harim)로 나눠져 있었다. K1에서는 HMI(Home meal itself)부터 조리식품, 냉동식품이 제조된다면 K2는 즉석밥이 생산됐다. K3의 경우 면류가 중심이다. K1~3에서 생산된 식품들은 FBH에서 분류와 포장 작업을 거친 뒤 배송된다.

하림의 퍼스트키친 K3 공정에서 면류가 만들어지는 모습./사진=하림지주 제공

먼저 K3 공정을 돌아봤다. K3는 기름에 튀긴 유탕면과 건조를 시킨 건면을 만들기 위한 라인이 각각 하나씩 증설돼 있었다. 예를 들면 하림의 프리미엄 브랜드 '더 미식'의 '장인라면 담백한맛'은 건면으로, '장인라면 맵싸한맛'과 '오징어라면'은 유탕면으로 만들어졌다. 특히 건면은 유탕면과 비교했을 때 열량이 낮아 건강한 면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K2에선 더 미식의 즉석밥을 생산하고 있었다. 산도조절제나 보존료 없이 쌀과 물로만 밥을 짓는 게 특징이다. 무엇보다 더 미식 즉석밥은 타사 제품보다 유통기한이 1개월 더 길다. 사람이 들어갈 수 없는 무균 구역인 '클린룸'이 그 비결이다. 하림은 클린룸에서 취반된 밥을 밀봉한 후 100도 이상의 뜨거운 물을 12분간 분사해 뜸을 들였다. 더 미식 즉석밥이 경쟁 제품보다 비싼 이유를 납득하게 된 대목이다.

하림의 퍼스트키친 K2 공정에서 '더 미식 즉석밥'이 만들어지고 있다./사진=하림지주 제공

K2의 반대편에 있는 K1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국·탕·찌개류는 물론 라면의 액상스프와 분말, 만두·튀김 등이 제조되는 공간이다. 이 중에서도 하림은 음식에 기본이 되는 육수에 공을 들이고 있었다. 최소 7시간에서 최대 20시간 동안 고기, 채소, 다시마를 우려 만든다. 이후에는 9개의 탱크를 통해 이들 세 육수를 하림만의 비율로 섞어 감칠맛을 극대화했다. 배합된 육수는 저온에서 농축해 소스로 사용했고, 농축된 소스를 분무한 뒤 건조시켜 분말로도 썼다.

여러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 제품들은 컨베이어 벨트에 실려 모든 건물을 잇는 오버 브릿지를 따라 스마트 물류센터인 FBH에 집결됐다. 5층에서 제품 포장에 필요한 상자가 자동으로 공급돼 내려오면 4층에서는 상온 제품, 3층에선 냉동 제품을 패킹한다. 패킹이 끝난 제품은 1층에서 최종 포장이 된 후 하림에서 직접 배송한다. 한 마디로 D2C(소비자직접판매)를 구현한 셈이다.더 꼼꼼하게

하림의 푸드 전초기지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퍼스트 키친에서부터 차로 약 30분 떨어진 곳에는 '닭고기 종합센터'가 있다. 도계와 삼계탕, 용가리 치킨, 치킨 텐더 등 육가공을 담당하는 공정이 모인 곳이다. 퍼스트 키친의 전체 면적이 3만7000평이라면 닭고기 종합센터는 4만평이 넘는다.

하림 닭고기 종합센터에서 작업자가 닭 한 마리를 발골하고 있다./사진=윤서영 기자 sy@

도계는 8가지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완성됐다. 먼저 사육된 닭은 '가스스터닝'을 통해 잠재운다. 전기 충격 방식보다 닭고기의 신선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가스스터닝이 끝난 닭은 방혈과 탕적·탈모 과정을 거친 뒤 스티뮬레이션을 진행한다. 도계 과정에서 긴장된 닭들의 근육을 전기 자극으로 풀어주기 위한 작업이다.

주목할 만한 기술은 '에어칠링(공기냉각)'이다. 일반적인 도계 공정에선 얼음물을 통해 닭고기 육심 온도를 낮추는 워터칠링이 사용된다. 하지만 닭이 수분을 흡수하면서 풍미가 훼손될 수 있고, 교차 오염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하림은 닭 하나하나를 레일에 매달아 약 200분 동안 최장 7㎞를 이동시키며 차가운 공기만으로 육심 온도를 대폭 낮췄다. 이렇게 에어칠링 된 닭은 8도 작업장, 냉각 터널, 콜드체인을 차례로 지나 작업자의 손을 거쳐 각각의 트레이에 담겼다.

하림 닭고기 종합센터에 전시된 제품들./사진=윤서영 기자 sy@

도계 공정을 지나 펼쳐진 곳은 튀김 라인이다. 일례로 작업자들은 용가리 치킨을 고온의 기름에 튀긴 후 익히는 과정을 한 번 더 진행했다. 가정에서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익혀진 용가리 치킨은 영하 35도 이하에서 급속 냉동시켜 최종적으로 포장돼 유통됐다. 삼계탕 역시 도계 후 24시간 이내에 조리해 급속 동결했다.

하림은 앞으로도 고객의 식탁을 책임지기 위해 신선함과 맛을 극대화하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식품의 본질은 맛, 최고의 맛은 신선함에서 나온다'는 것이 하림의 식품 철학이다. 식품 생산에 필수적인 최소한의 물리적 공정만을 적용하고, 인공적인 부재료를 첨가하지 않는 것 역시 이 같은 원칙을 깨지 않기 위해서다. 

하림 관계자는 "현재 2개의 면류 설비를 증설하는 데 600억원 이상의 투자가 계획돼 있고, FBH에도 추가 설비들을 설치하기 위한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며 "어떤 식품이든 금방 만든 게 가장 맛있는 만큼 신선함과 맛의 퀄리티를 높이는 방안을 끊임없이 연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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