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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배달 만지작거리는 네이버의 '찐' 속내

  • 2022.09.23(금) 06:50

힘 받는 네이버의 배달 시장 진출설
시장선 네이버 '등판' 원하는 목소리도
네이버 "구체적으로 정해진바 없다"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네이버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최근 만난 한 배달앱 업계 관계자의 말입니다. 최근 이슈인 네이버 배달 시장 진출 가능성에 대해 이렇게 답하더군요. 현재 배달앱·배달업체 등 시장의 눈은 모두 네이버에 쏠려 있습니다. 막강한 플랫폼 공룡이 등장할 수도 있으니 당연한 일일 겁니다. 물론 네이버는 관련해 "어떤 것도 구체화 된 것이 없다"며 말을 아낍니다. 하지만 딱히 특별한 부정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앞으로 뭔가(?)를 보여주지 않을까 하는 추측만 무성합니다. 

사실 업계에선 네이버의 배달 시장 진출을 시간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배달 시장에 진출하려면 세 가지가 필요합니다. '라이더', '플랫폼', '결제'로 요약됩니다. 네이버는 이미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배달대행사 생각대로, 부릉 등에 꾸준히 투자를 해왔습니다. 플랫폼은 맛집 검색·예약·주문이 가능한 '스마트 플레이스'가 있습니다. 결제 수단은 '네이버 파이낸셜'이 있죠. 관계자의 입에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이라는 대답이 나왔던 이유입니다.

생각을 해보면 간단합니다. 네이버 커머스의 성공 공식을 배달 시장에 그대로 '이식'할 수 있습니다. 포털 검색→음식 주문→네이버페이 결제의 '순환 고리'입니다. 현재 배달앱 결제에 네이버페이를 사용하는 소비자도 많습니다. 저도 배달의민족(배민)에서 음식을 주문하지만 결제는 네이버페이로 합니다. 돌아오는 '혜택'이 더 많거든요. 네이버 자사 배달 서비스가 생긴다면 앞으로 더 많은 당근을 내걸 수도 있겠죠. 이렇게 되면 많은 소비자가 배달앱에서 네이버로 넘어갈 수 있을 겁니다. 

CJ대한통운과 손을 잡은 네이버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그렇다면 네이버는 왜 지금까지 배달 시장을 손대지 않았을까요. 역량도 충분한데 말이죠. 네이버는 그동안 무엇을 해도 다 '중박'을 쳐왔습니다. 커머스와 금융 등이 대표적입니다. 플랫폼에서 나오는 '힘' 덕분입니다. 이 탓에 눈치도 많이 봅니다. '대기업' 'IT 공룡'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있습니다. 네이버를 견제하는 세력도 늘었죠. 배달 시장 진출을 선언하는 순간 시달려야 하는 게 많을 겁니다. 이 때문에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는 지난해 "배달 사업은 하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네이버는 여전히 조심스럽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제 '때가 무르익은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옵니다. 사실 네이버 입장에서 지금은 배달 시장에 진입하기 가장 좋은 '타이밍'입니다. 현재 배달앱은 배달비 인상 등으로 여론이 좋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배민과 쿠팡이츠가 '포장 중개 수수료'의 유료 전환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죠. 소상공인과 소비자들의 원성이 거셉니다. 이 때문에 네이버의 배달 시장 진출을 바라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른바 '참전' 명분이 생기기 시작한 겁니다. 

특히 네이버는 '커머스'에서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 덕분에 스마트스토어 등이 안착할 수 있었죠. 이를 고려하면 네이버에겐 분명 기회일 겁니다. 게다가 배민과 쿠팡이츠는 서로 간의 싸움으로 힘이 빠진 상태입니다. 얼마 전엔 쿠팡이츠 매각설이 돌기도 했죠. 시장과 정치적 상황이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의미 입니다. 네이버의 배달 진출설이 커지고 있는 원인입니다.

/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네이버 배달을 두고 시장에서는 여러 가능성을 점치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도 네이버를 통한 배달 주문은 가능합니다. 네이버 지도 앱에서 음식점을 찾으면 '주문'과 '배달' 탭이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네이버는 지금까지 이 주문을 배민과 요기요 등 타 플랫폼으로 중개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 주문을 배달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네이버가 처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습니다. 현실화한다면 배달앱 입장에서는 무척 곤혹스럽긴 할 겁니다. 네이버를 통한 유입 고객을 무시할 수 없으니까요.

물론 네이버의 진출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많습니다. 리스크가 크기 때문입니다. 배달앱 업계와 앞으로 진흙탕 싸움을 벌여야 합니다. 특히 배달 시장은 소비자와 라이더, 소상공인 사이의 갈등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정치권의 표적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네이버가 고수하던 '중개자' 이미지가 퇴색할 것도 각오해야 합니다. 네이버 측 역시 "배달은 스마트 플레이스에 입점한 자영업자를 지원할 방안 중 하나로 거론됐던 것일 뿐"이라고 일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네이버에게 배달은 놓칠 수 없는 시장일 겁니다. 낮은 수수료를 책정하더라도 일정 부분 수익을 낼 수 있을 거고요. 더 나아가 떠오르는 퀵커머스(즉시배송)로 서비스를 확장할 가능성도 열립니다. 네이버는 최근 여러 물류사들과 NFA(네이버풀필먼트얼라이언스)를 구성하기도 했죠. 무엇보다 배달 서비스로 소비자와 자영업자들의 여러 데이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는 앞으로 여러 방면에서 활용 가치가 무궁무진합니다. 미래 플랫폼 권력은 '데이터'에서 나오게 될 테니까요.

네이버의 배달 시장 진출이 소비자에 딱히 나쁜 것만도 아닙니다. 배달앱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으니까요. 현재 배달앱 구도는 배민과 요기요, 쿠팡이츠의 각축전입니다. 경쟁자가 많지 않죠. 이른바 '메기' 현상을 원하는 소비자도 많습니다. 네이버가 플랫폼의 힘으로 모두가 만족할 배달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입니다. 네이버도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을 겁니다. 물론 그 속내는 네이버만이 알 겁니다. 네이버는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요. 함께 지켜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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