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지주회사 CJ의 종속기업 실적을 보면 가장 눈에 띄는 곳은 CJ올리브영이다. 지난해 CJ올리브영의 당기순이익은 2000억원이 넘었다. CJ올리브영의 순이익률은 CJ제일제당을 앞서며, 그룹 내 알짜 계열사로 입지를 굳혔다. 반면 미디어 계열은 손실이 확대되며 그룹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
14일 CJ '주요 종속기업'의 별도기준 작년 실적을 보면 CJ올리브영의 매출은 2조7775억원으로 2021년보다 31.7% 증가했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은 2081억원으로 117% 늘었다. 순이익률이 7.5%에 이른다. 1999년 H&B(Health&Beauty) 매장인 올리브영 1호점을 문 연 후 23년 만에 매출 3조원을 눈앞에 둔 것이다.
실적의 비결은 H&B 시장을 선점한 이후 급변하는 시장에 빠르게 대응했다는 점이 꼽힌다. 일례로 작년 1~3분기 온라인 매출 비중은 20%대까지 높아졌다. GS리테일 랄라블라, 신세계그룹 부츠 등 경쟁사가 철수하면서 독주 체제도 굳혔다. 여기에 CJ올리브영은 지난해 IPO(기업공개)를 추진하다 연기했는데, 기업가치를 높게 받기 위해 실적을 최대한 끌어올린 점도 한몫했다.
CJ올리브영의 2021년 기준 지분 구조를 보면 △CJ 51.15%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 11.04% △이재환 전 CJ 부회장 4.64% △이경후 CJ ENM 경영리더 4.21% 등이다. 업계에선 CJ올리브영이 향후 CJ그룹 승계의 '밑천'이 될 것으로 전망이 나오는 만큼 CJ올리브영의 고속성장은 더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CJ 종속기업의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을 보면 △CJ제일제당 2658억원 △CJ올리브영 2081억원 △CJ대한통운 2025억원 등 순이었다. CJ올리브영이 CJ제일제당에 이어 그룹 내 당기순이익 2위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별도기준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의 작년 매출은 7조8427억원으로 2021년보다 15.4% 늘었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은 2658억원으로 12.6% 줄었다. CJ제일제당의 순이익률은 3.4%로, CJ올리브영의 절반도 되지 않은 것이다.
지난해 CJ의 주요 종속기업 중 순이익률이 가장 많은 곳은 CJ제일제당이 지분 100%를 보유한 중국 라이신 생산 법인(CJ LIAOCHENG BIOTECH)이었다. 이 법인의 작년 매출은 4486억원, 당기순이익은 829억원으로 순이익률은 18.5%에 이르렀다. 이 밖에 CJ제일제당의 또 다른 중국 라이신 법인(CJ (SHENYANG) BIOTECH)과 미국 식품 기업(SCHWAN'S COMPANY)은 각각 635억원, 154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반면 미디어 계열사의 실적은 악화됐다. 지난해 매출 2476억원을 올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계열사인 티빙의 당기순손실은 1255억원에 이르렀다. 지난해 CJ CGV도 120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 밖에 CJ ENM의 미국 법인인 'CJ ENM USA'와 'CJ ENM USA HOLDINGS'는 지난해 각각 1132억원, 1119억원의 당기손실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