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H&B(Health&Beauty)시장을 장악한 올리브영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공정위가 조사를 마무리하고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죠.
아직 공식적인 조사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언론을 통해 드러난 혐의는 크게 2가지입니다. 부당 반품과 독점거래 강요죠.
부당 반품은 올리브영이 직매입한 제품을 다시 납품업체에 넘기는 것입니다. 신제품 출시 때 기존 제품을 반품하는 꼼수를 썼다는 혐의를 받고 있죠. 독점거래는 올리브영이 납품업체에 다른 H&B 업체와 거래하지 말라고 압박한 혐의입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아직 공정위의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입니다.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부당 반품은 2021년 공정거래조정원을 통해 합의가 마무리된 사항으로 이번 공정위의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독점거래 압박 혐의는 현재 공정위가 조사하고 있는데 올리브영이 적극적으로 방어 논리를 펼치고 있다고 합니다.
입장 차가 극명히 엇갈리고 있는 만큼 공정위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섣불리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은 올리브영이 납품업체에 다른 곳과 거래하지 말라고 압박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올리브영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고요.
올리브영이 공정위 조사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19년 공정위는 올리브영이 납품업체에 재고와 인건비를 떠넘겼다며 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이처럼 납품업체와의 말썽이 자주 벌어지는 것은 그만큼 올리브영이 고속성장하고 있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올리브영을 운영하는 법인인 CJ올리브영의 작년 1~3분기 매출은 2조6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2% 증가했습니다. 이 기간 순이익은 1526억원으로 119% 급증했죠. 이 추세대로라면 작년 한해 매출이 2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1999년 1호점을 문 연 후 23년 만에 일군 값진 성과죠.
고속성장하는 올리브영을 따라잡으려 H&B 시장에 뛰어든 롯데쇼핑의 롭스와 GS리테일의 랄라블라, 신세계그룹의 부츠 등은 맥을 쓰지 못했죠. '유통 거인'을 제치고 국내 H&B 시장을 올리브영이 장악하게 된 것입니다.
CJ올리브영은 기업공개(IPO)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상장을 추진했다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연기했는데, 그 사이 경쟁사가 사업을 접으면서 몸값은 더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상장에 성공하면 CJ올리브영의 지분 11.04%를 보유한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의 승계 종잣돈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죠. 이 밖에 △이재환(4.64%) △이경후(4.21%) △이소혜(2.83%) △이호준(2.83%) 등 오너 총수 일가의 지분이 25%가 넘습니다.
최근 올리브영 주변에 이슈가 많은 이유는 고속성장 이면에 드리운 그림자일 수도, 압도적 1위에 대한 시기와 질투일 수도 있습니다.
올리브영이 억울한 점도 있겠지요. 하지만 2019년 공정위 제재, 2021년 공정거래조정원 중재 등을 경험하고도 이번에 또 조사받는 것은 올리브영 고속성장이 '과속'되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경고 아닐까요. 무엇보다 올리브영 성장의 '열매'를 오너 일가가 4분의 1 넘게 가져가는 지배구조를 보면 고속성장에만 매몰돼 선 안될 것입니다. 고속성장보다 동반성장이 중요한 때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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