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침저녁으로 날이 부쩍 쌀쌀해졌습니다. 다음 주부터는 영하의 기온이 예고돼있어 본격적인 겨울에 접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겨울은 운전자에게 반갑지 않은 계절입니다. 자동차의 각종 부품이 폭설이나 한파로 인해 손상되기 쉽고 배터리 방전이나 타이어 등 다른 계절보다 신경 쓸 일이 훨씬 늘어나기 때문이죠.
가장 당혹스럽게 하는 건 바쁜 출근길 앞 유리에 꽁꽁 얼어붙은 성에나 눈을 제거하는 일일 겁니다. 이를 제거하겠다고 유리에 뜨거운 물을 붓거나 플라스틱 카드, 금속제로 긁어냈다가 되려 비싼 돈을 주고 전체 유리를 갈아야 하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애초에 자동차 제조사에서 혹한에도 얼지 않는 유리를 만들 수는 없는 걸까요?
뜨거운 물 붓던 시절 끝…여름엔 에너지 효율↑
현대차·기아는 겨울철 운전자들을 괴롭히던 이 문제에 대한 답을 내놨습니다. 지난 8월 현대차·기아는 ‘히트 테크 데이’에서 세계 최초로 48V 시스템을 적용한 '금속 코팅 발열 유리'를 소개했는데요.
차량 앞 유리 사이에 약 20개 층으로 구성된 금속 코팅이 삽입돼 있어 유리 스스로 열을 만들어 겨울철 서리나 습기를 제거하는 기술입니다. 48V의 고전압을 통해 영하 18℃에서도 유리 표면의 성에는 5분 이내에 완전히 제거할 수 있습니다. 기존 내연기관차 공조 시스템과 비교하면 약 10% 더 적은 전력으로 최대 4배 빠른 제상이 가능한 셈이죠.
사실 기존에도 전면 열선(텅스텐)이 들어간 유리가 있었습니다. 주로 캐나다나 북유럽 등 혹한 지역에서 주로 적용되는 유리인데요. 그러나 이는 유리에 열선이 비쳐 보이거나 빛에 의한 산란 때문에 시야 확보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죠. 이번에 현대차그룹의 개발한 금속 코팅 발열 유리는 열선을 통해 온도를 높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열선은 전혀 보이지 않고 빛 번짐이나 왜곡 없이 운전자에게 깨끗한 시야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또 금속 코팅 발열 유리가 적용되면 앞 유리에 낀 서리와 습기를 제거하기 위해 설치하던 공조 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어 더 효율적이고 자유로운 디자인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이 유리 기술은 여름철에도 돋보이는데요. 전력을 쓰지 않고도 삽입된 금속 코팅이 외부에서 오는 태양 에너지를 최소 60% 차단할 수 있어 차량 에너지 효율 개선에 큰 도움을 주죠.
현대차·기아는 해당 기술을 국내외 주요 시장에 특허 출원했으며 향후 출시되는 신차에 적용할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우리나라뿐 아니라 글로벌 혹한 지역의 운전 환경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건조한 히터 바람 안녕
이와 함께 현대차·기아는 겨울철 탑승자의 몸을 빠르게 데워주는 기술인 '복사열 난방' 기술도 내놨습니다. 복사열 난방 시스템은 탑승자의 다리 부위를 둘러싼 위치에 복사열을 발산하는 발열체를 적용한 기술인데요.
복사열 난방 시스템은 3분 안에 하체를 중심으로 열이 빠르게 전달되기 때문에 탑승객이 느끼는 쾌적함이 기존보다 크게 향상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입니다. 기존 공조장치의 건조한 바람이 피부에 직접 닿는 것이 불편했던 운전자라면 보다 쾌적한 난방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핵심 기술은 고온 필름형 발열체와 화상 방지 시스템입니다. 110℃까지 열을 발생시키는 필름형 발열체가 각 모듈 안에서 열을 발생시키고, 이를 감싼 직물 소재가 인체에 따뜻한 온도로 열을 조절해 원적외선을 방출하는 원리인데요. 각 발열체 모듈에는 신체가 닿는 즉시 이를 감지하고 온도를 낮추는 화상 방지 시스템이 적용돼 혹시 모를 화상 위험을 대비했습니다.
또 기존 공조 시스템과 함께 활용한다면 적정 온도에 도달하는 데 에너지를 약 17%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현대차·기아는 복사열 난방 시스템을 앞으로 출시될 신차에 탑재한다는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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