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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MLCC 키우는 삼성전기…핵심 기술은?

  • 2025.02.16(일) 15:00

[테크따라잡기]
초소형·고전압 라이다 MLCC…세계 첫 인증
극한 상황속 자율주행 반도체에 전원 공급

/그래픽=비즈워치

삼성전기가 주력인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시장을 '전장'으로 본격 확대합니다. 최근 삼성전기는 자율주행을 위한 초소형 고전압 라이다용 MLCC를 개발, 세계 최초로 전장 제품 필수 신뢰성 규격인 AEC-Q200인증도 획득했는데요.

'MLCC'는 전자제품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고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제어하는 부품입니다. 가전제품 등 다양한 제품에 탑재되는데 전자부품 중 크기가 가장 작아 '산업의 쌀'로도 불리죠. 

자동차엔 최대 1만개 이상의 MLCC가 들어갑니다. 내연기관 기준 1만개고요, 전기차엔 3만여개가 적용됩니다. 1000여개 MLCC가 적용되는 스마트폰 대비 10~30배 가량 많은 수준이죠. 

IT용 대비 가격도 3배 이상 비싸 고부가 제품으로 통합니다. 자율주행 기능 고도화와 전기차 시장 확대로 전장용 MLCC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전망인데요. 시장조사기관 모르도르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는 전장용 MLCC 시장이 지난해 4조5000억원에서 오는 2028년 10조원 규모로 급증할 것으로 내다봅니다.

전장용 MLCC 시장 전망./그래픽=비즈워치

쌀 한 톨보다 작지만…

우선 MLCC의 기본 원리부터 보시죠. 

MLCC는 용도에 따라 크기가 다르지만 통상 머리카락보다 얇아 육안으로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전자부품 중 가장 작지만 내부에 500~600층의 유전체와 전극이 겹쳐 있는 첨단 제품입니다. MLCC로 300ml짜리 와인잔을 채우면 수억원 이상 가치를 지니게 된다고 합니다.

MLCC 경쟁력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크기는 작되 저장하는 전기 용량을 크게 만드는 데 있습니다. 미립의 소재 기술 간섭 없이 균일하게 층을 쌓을 수 있는 제조기술 등이 필수죠. 나노 기술 기준 진입장벽이 가장 높은 기술이 반도체라면, 마이크로 기술 단계선 MLCC가 가장 높습니다.

MLCC 내부모식도./자료=삼성전기

MLCC는 세라믹과 금속(니켈)을 번갈아 쌓아 만듭니다. 원재료에 여러 종류의 첨가물을 넣어 종이처럼 얇게 인쇄한 뒤 이를 쌓아 올리고, 필요한 크기로 잘라 도자기를 굽듯 열처리하는 공정을 거쳐 생산됩니다. 

세라믹 재료에 어떤 물질을 첨가하고, 첨가량을 얼마로 하는지가 MLCC 특성을 좌우합니다. 이러한 원재료 기술이 각 제조 업체의 노하우이자 핵심기술인 셈이죠.

초소형·고용량·고신뢰성 통했다

이번에 삼성전기가 개발한 전장용 MLCC는 '초소형'과 '고전압'이 특징입니다. 크기는 가로 1.0㎜·세로 0.5㎜에 불과합니다. 전압은 기존 대비 60% 가량 끌어올렸습니다. 

이 제품은 자율주행 핵심 장치인 라이다(LiDAR) 시스템에 탑재됩니다. 라이다는 차량 주변 환경을 감지하고 정밀한 거리 측정을 통해 안전한 주행을 지원하는데요. 라이다는 실시간으로 주위 사물을 360도로 인식하기 때문에 'mm' 단위의 정밀 데이터를 얻기 위해 안정적인 전원 공급과 정확한 신호 전달을 위한 초소형·고용량 MLCC가 필수입니다.

전장용 MLCC 적용분야./자료=삼성전기

일반적으로 MLCC는 전압과 용량 특성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어렵다고 알려집니다. 고전압을 구현하기 위해선 전기를 저장하는 유전체를 두껍게 만들게 되고, 이 경우 쌓을 수 있는 내부 유전층 수가 줄어 용량을 높이기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삼성전기는 첨가제를 독자 개발, 유전체 내에 비어있는 공간을 최소화하는 신공법으로 높은 전압에서도 안정적으로 동작하게 개선했습니다. 

전장용 MLCC는 IT용 대비 요구되는 기대 수명과 기술적 난도가 높습니다. 전장용과 IT용의 역할은 비슷하지만 사용환경이 크게 다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사람 생명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신뢰성과 내구성을 필요로 합니다.

고사양 전장용 MLCC은 △고온(150℃ 이상) 및 저온(영하 55℃)의 환경 △휨 강도 등 충격이 전달되는 상황 △높은 습도(습도 85%) 등 극단의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합니다. 개발 기간도 약 3배 정도 길게 소요되는데, 삼성전기가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10조 시장 잡아라
 
삼성전기는 전기차 및 자율주행 시장 성장에 발맞춰 전장용 MLCC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2016년 전장용 MLCC를 처음 생산했고, 2018년엔 부산에 전장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했죠. 2020년부터는 부산사업장 내 전장 전용 원재료 공장도 신축했습니다.

전장용 제품 라인업도 확충하고 있습니다.  2020년 자동차 파워트레인용(동력전달계) 3종에 이어 제동장치에 들어가는 MLCC 2종을 개발했고요. 2021년엔 주행보조(ADAS)용 MLCC 2종을 개발했습니다. 

2022년 들어선 자동차 파워트레인용 MLCC 13종 확대, 지난해엔 16V급 세계 최고 용량의 ADAS용 MLCC 2종 및 1000V 고압에 견딜 수 있는 전기차용 전장 MLCC 등을 선보였습니다.

지난해 삼성전기는 전장용 MLCC로만 매출 1조원 가까이를 거뒀습니다.

이러한 광폭행보에 최근 개발한 초소형 고전압 라이다용 MLCC가 힘을 보탤 전망입니다. 라이다뿐 아니라 차량 내 ADAS·바디·섀시·인포테인먼트 등 다양한 응용처에도 사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전기차 성장률은 올해도 두 자릿수의 성장이 전망되고 ADAS 보급률도 지속 증가하고 있다"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에도 내연기관 대비 최대 2배 수준의 MLCC가 탑재되므로 전장용 MLCC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에는 변함없다"고 말했습니다.

[테크따라잡기]는 한 주간 산업계 뉴스 속에 숨어 있는 기술을 쉽게 풀어드리는 비즈워치 산업부의 주말 뉴스 코너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 빠르게 잡아 드리겠습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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