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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 현금 나누고 한화오션 지분 모으고

  • 2025.02.18(화) 09:35

한화에어로, 작년 순증 현금만큼 한화오션 지분 매입
한화에너지 등 3곳, 2년여만 한화오션 투자수익 3배

한화그룹이 한화오션 지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집중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금은 그룹 전반으로 분산한다.

최근 한화그룹내 한화오션 지분 거래를 보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돈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통해 그룹 지배구조를 간소화하려는 그룹의 의지가 읽힌다. 2023년 한화오션 인수대금을 5개 계열사가 나눠 낼 정도로 빠듯했던 그룹 재무여력에 여유가 생긴 것이다. 

이번에 한화오션 지분을 판 한화에너지·한화에너지싱가포르·한화임팩트파트너스는 그룹 승계를 위한 지렛대 계열사로 2년 만에 투자회수에 성공하며 현금 1조3000억원을 확보했다.

한화에어로, 여윳돈으로 한화오션 지분 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0일 한화에너지·한화에너지싱가포르·한화임팩트파트너스가 보유한 한화오션 2237만5216주(7.3%)를 1조3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다음 달 13일 결제된다.

이번 거래가 가능했던 배경에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있다. 방산 수주가 몰리면서 작년 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금및현금성자산·유동성기타금융자산'은 3조2906억원에 이른다. 2023년 말과 비교하면 73%(1조3914억원) 늘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번에 한화오션 지분 인수에 쓰는 돈과 작년에 늘어난 현금이 거의 비슷한 셈이다. 작년에 영업으로 번 여유 자금으로 한화오션 지분을 사들인 셈이다. 한상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IR담당 전무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한화오션 지분 인수)자본 조달은 영업 현금 흐름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번 지분 거래가 마무리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은 현재 23.14%에서 30.44%로 늘어나게 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을 한 회사로 연결하는 지배구조가 형성된다는 의미다. 한화→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로 이어지는 방산·조선 축이 그룹 내에 만들어진 것이다. 

이 축은 김승연 한화 회장 장남 김동관 대표가 이끌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김 대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한화오션 기타비상무이사 등을 맡아 그룹내에서 방산·조선 입지를 다지고 있다.

한화에너지, 한화 사고 한화오션 팔고

이번 지분 거래로 한화임팩트파트너스(8880억원), 한화에너지싱가포르(2884억원), 한화에너지(1236원) 등은 현금 1조3000억원을 확보하게 된다. 한화임팩트파트너스가 한화에너지의 손자회사고, 한화에너지싱가포르는 한화에너지의 해외법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한화에너지로 인수대금이 유입된 셈이다. 

이 회사들은 2023년 두 차례에 걸친 한화오션 증자에 투입한 투자금과 비교하면 2년여 만에 3배의 투자수익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일례로 2023년 한화임팩트파트너스는 5250억원을 투자해 한화오션 지분 9.26%를 확보했는데, 이번에 이 지분중 4.2%를 8880억원에 매각한다.

그룹 입장에선 오른쪽에서 왼쪽 주머니로 돈을 옮긴 격이지만, 개별 계열사 입장에선 효율적으로 현금 자산이 재분배됐다는 의미를 지닌다. 형편이 넉넉한 계열사의 현금이 살람이 빠듯한 다른 계열사로 지분 거래를 통해 이전된 셈이다.

무엇보다 한화에너지는 그룹 내 승계 핵심 재원으로 지목되는 곳이다. 비상장사인 한화에너지 지분은 김 회장의 장남 김동관 50%, 차남 김동원 25%, 3남 김동선 25% 등이 나눠 갖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이미 한화 지분 22.15%를 보유한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다. 

한화에너지는 지난해 한화 지분 매입에 총 2689억원을 썼다. 작년 7월 공개매수 1170억원, 12월 고려아연이 보유한 한화 지분 인수 1519억원 등이다. 발전사업·태양광·PTA(나프타 원료) 등 주력 사업에 외에도 지배력 강화를 위해 현금이 쓰이고 있다는 얘기다. 이 가운데 한화오션에서 3배의 투자수익을 거두면서 재무여력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한화 승계와 맞물려 지난 13일 김승연 회장 동생 김호연 빙그레 회장이 보유중인 한화 지분(0.16%, 12만4567주) 전량을 시간외매매로 매각했다. 한화그룹 안팎으로 지분 정리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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