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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리그테이블]③현대차그룹, 덩치 커졌지만 수익성 '주춤'

  • 2025.05.28(수) 06:50

10개 주요 상장계열사 매출 5.8%↑…영업익 0.5% 증가 그쳐
K방산 호황에 현대로템 '훨훨'…쌍두마차 기아는 수익성 '뚝'
건설 경제 악화로 현대제철 적자 전환, 현대건설 실적 부진

/그래픽=비즈워치

반도체·조선·방산이 2025년 1분기 산업계의 버팀목이었다. 글로벌 수요 둔화 속에서도 인공지능(AI) 열풍이 메모리 반등을 이끌었고 조선·방위산업은 수주 확대와 수익성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반면 배터리·정유·소비재 등은 부진을 면치 못했고, 건설·상사 업황은 수익성 방어에 애를 먹었다. 비즈워치는 삼성·SK·현대자동차·LG·포스코·한화·HD현대 등 주요 7개 그룹을 선정, 올해 1분기 실적 흐름과 산업별 온도차를 심층 분석했다. [편집자]

현대차그룹이 지난해부터 이어진 성장 흐름에 가속을 붙여 올 1분기에도 덩치를 키웠다. 핵심 계열사인 현대자동차와 기아, 현대모비스는 1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외형 성장에 성공했다. 그 외 계열사의 분위기도 좋았지만, 현대건설과 현대제철은 건설경기 위축 등 수요산업 부진 영향에 주춤했다.

몸집은 불어났지만 내실은 다지지 못했다. 기아를 비롯한 과반수 이상의 계열사가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탓이다. 특히 현대제철이 1분기 적자를 기록하며 그룹 전체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글로벌 방산 훈풍을 탄 현대로템과 재고 비축을 위한 선주문이 폭주한 현대모비스가 선방하며 역성장은 피했다.

/그래픽=비즈워치

외형 성장 성공했지만…

27일 현대차그룹 비금융 상장 계열사 10곳의 올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현대제철을 제외한 9곳의 계열사가 연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증가했다. 10개 계열사별 연결 매출액을 단순 합산할 경우 약 111조994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준 합산액(105조8389억원)보다 5.8% 증가했다. 총매출 증가액은 6조1552억원으로 이중 현대차(3조7493억원)와 기아(1조8046억원)가 차지한 비중이 90%에 이른다. 그룹 전체 성장세를 두 기업이 이끈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하지만 수익성은 다소 부진했다. 올 1분기 10개 계열사의 연결 영업이익을 합한 규모는 8조4234억원으로 전년 동기(8조3809억원)보다 0.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그룹 내 실적 비중이 큰 현대차·기아 중 기아의 영업이익이 12.2% 감소한 탓이 컸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의 그룹 내 영업이익 비중은 작년 1분기 83.3%에서 78.9%로 떨어졌다.

계열사 중 가장 높은 실적 성장세를 보인 곳은 철도·방산 기업인 현대로템이다. 현대로템의 1분기 매출은 1조17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4배 이상(353.9%) 늘어나 그룹 전체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1분기 영업이익률도 전년 동기 대비 11.3%p(포인트) 올라간 17.3%로 그룹 내 가장 높았다.

이는 지난 2022년 폴란드와 체결한 K2 전차 납품 계약에 따른 호조다. 당시 현대로템은 폴란드와 K2 전차 180대, 약 34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2022년 10대, 2023년 18대, 2024년 70대 인도를 완료했으며, 올해도 82대를 인도할 예정이다.

/그래픽=비즈워치

이에 비해 그룹 실적을 끌어내린 계열사는 현대건설과 현대제철이다. 먼저 현대제철의 경우 올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190억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그룹 내 유일한 적자 기업이다. 이는 건설 경기 위축에 따라 철강 시황 회복이 지연되고, 파업 영향으로 제품 판매량이 감소한 탓이다. 같은 기간 매출도 6.5% 감소한 5조5635억원을 기록해 그룹 매출 성장 폭을 줄였다.

현대건설 역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2.8% 감소한 7조4556억원, 영업이익은 14.8% 줄어든 213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영업이익이 372억원 줄어든 수준이다.

팔수록 손해? 전기차의 반전

그룹 내 주력 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각각 9.2%, 6.9% 증가하며 선방했다. 현대차는 우호적인 환율 효과에 더해 북미 시장 판매 호조로, 차량 판매 감소에도 역대 1분기 최대 매출을 냈다. 기아는 친환경차와 레저용차(RV) 차량 판매 비중 확대에 따른 대당 판매가격(ASP) 상승의 덕을 봤다.

현대모비스 역시 역대 1분기 사상 최대 매출인 14조7520억원을 기록해 그룹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자동차 부품 관세 부과 우려로 현지 수요처들이 재고 확보를 위해 물량을 미리 사들이며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이에 따라 주력 3사의 1분기 매출은 전년(80조7406억원) 대비 8% 늘어난 87조1773억원을 시현했다.

/그래픽=비즈워치

주력 3사는 공통적으로 1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기아의 분위기는 조금 달랐다. 올 1분기 기아는 다른 두 계열사와 달리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작년 1분기 현대차와 비등했던 영업이익이 12.2% 감소해 그룹 전체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기아의 영업이익 감소는 인센티브 증가와 함께 믹스 효과가 줄어든 탓이다. 스포티지와 같이 고수익을 내는 차종이 아닌 EV3, EV4 등 수익성이 낮은 EV(전기차) 신차 판매가 확대되면서 수익성은 오히려 떨어졌다는 의미다. 실제 올 1분기 실적에 반영된 믹스 효과는 전년 동기 대비 3690억원 감소했다는 게 기아 측 설명이다.

/그래픽=비즈워치

이밖에 현대차그룹 자동차 산업군에 속한 계열사들도 기아와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현대차·기아에 변속기와 엔진, 모듈 등을 공급하는 현대위아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0.5%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15.9% 떨어진 485억원에 머무르며 내실이 흔들렸다.

IT 서비스 사업과 차량 소프트웨어(SW) 사업 등을 영위하는 현대오토에버 역시 매출은 13.9% 증가한 8330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이 267억원으로 13% 감소했다. 현대차와 기아 광고를 주력으로 하는 광고회사 이노션 또한 매출은 3.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3% 줄었다.

이에 비해 종합물류업, 해운업을 영위하는 현대글로비스는 분위기가 좋았다. 현대글로비스의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한 7조2234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5019억원으로 그룹 내 4위를 지켰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 또한 1.1%p 오른 6.9%를 시현해 현대로템과 현대모비스와 함께 그룹 내 영업이익률이 향상된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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