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마린솔루션이 해저에 케이블을 설치하는 케이블포설선(CLV, Cable-Laying Vessel)을 국내 조선사가 아닌 해외에 발주한다. 국내 조선사 선박건조장(도크)이 꽉 차면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S마린솔루션은 CLV 건조를 위해 해외 조선소 5곳을 접촉했고, 현재 튀르키예와 인도네시아 소재 조선소 2곳을 협상 대상자로 줄였다. 최종 계약은 오는 7월이다.

CLV 건조 비용은 3458억원이다. LS마린솔루션은 이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2783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부족한 자금은 내부자금과 금융권 차입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오는 7월 건조비용의 20%를 계약금(692억원)으로 내고 2028년까지 총 5차례에 걸쳐 분납한다.
LS마린솔루션은 국내 조선소에 CLV를 발주할 계획이었지만 견적이 나오지 않았다. 전 세계적으로 특수선 수요가 늘면서 국내 조선소 가동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일례로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3사는 3년 치 수주잔량을 쌓아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도크가 꽉 차 있으니, 비싼 선박을 골라 발주할 수 있는 상황이다.
2028년 건조 후 대만·미국 등 투입
LS마린솔루션이 발주한 CLV 케이블 적재용량은 1만3000톤(t)급으로, 한 번에 최대한 많은 케이블을 적재할 수 있는 대형 규모다. 해상풍력단지와 심해에 설치되는 부유식 해상풍력에서 생산된 전기를 육지로 운송하는 해저케이블 수요가 늘면서 대규모 CLV 수요도 늘고 있다.
현재 전세계에서 운영되는 CLV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은 1만4000톤급으로, 최대 수심 3000m의 해저까지 케이블 포설(설치)이 가능하다. 세계 최대 케이블 업체인 이탈리아 프리즈미안(Prysmian SpA)은 2027년까지 1만9000톤 규모 CLV를 건조 중이다.
현재 LS마린솔루션이 보유한 CLV는 1998년 국내 최초로 도입한 '세계로호'와 2023년 지엘마린으로부터 390억원에 인수한 'GL2030' 2척이 전부다. 포설선 'Responder호'는 2020년 화재로 침몰했다.
LS마린솔루션이 발주하는 CLV는 2028년 건조가 완료될 예정이다. 이 CLV는 2028~2030년 대만 연안에 계획된 해상풍력 프로젝트와 국내 서해안 초고압직류송전(HVDC) 사업에 투입될 계획이다. 장기적으론 미국 동부 지역에 건설 중인 해저케이블 프로젝트 수주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LS마린솔루션은 CLV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생산성 확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