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산업의 호황이 전세계적인 유동성 확대를 부르고 결국 물가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AI수요 급증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매출이 증가하고, 이에 따른 주가 상승이 유동성 증가의 경로가 되는 방식으로 사실상 AI가 돈을 찍어 내고 있다는 것이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6일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AI 기업들의 투자 확대는 회사채 발행을 통해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측면도 있지만, 이보다는 시중 유동성을 늘리는 측면이 강하다"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의 매출 증가와 이에 따른 주가 상승이 유동성 증가의 경로이며 주요국 재정지출 확대 역시 지속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안 연구원은 "중앙은행, 시중은행, 기업 모두가 유동성을 늘리는 거시경제 환경은 과거에는 없었다"면서 "사실상 AI산업이 거시경제를 설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예를 들어 AI투자가 증가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매출이 늘고, 이에 따라 기업의 주가가 오르고 있다. 이에 주주는 배당, 임직원은 성과급이 늘어나면서 소비가 촉진되며, 소비 증가는 외식산업 등이 활성화되면서 다시 경제주체의 예금과 투자로 이어진다. AI가 돈을 찍고 있다는 표현도 과하지 않다는 것이다.
안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기업들의 이익전망은 개선세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에 따라 "통화정책은 완화적으로 운용할 명분이 약해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안 연구원은 "AI투자 확대와 주요국 정부지출확대로 경기 확장이 지속되는 환경에서는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필요성이 낮다"며 "하반기에는 연초대비 기준금리 인하폭이 축소되거나 일부 인상하는 움직임이 전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리나라의 물가도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상장사들의 순이익이 급증하면서 이들 기업이 낼 법인세도 급증하고, 이에 따라 정부가 경기방어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가용재원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가계에서는 금융자산이 늘면서 소비가 늘고, 정부도 늘어난 재정으로 지출을 확대할 수 있는 환경이다.
안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법인세 납부금액 증가로 재정지출 여력이 늘었고, 관련 기업 노동자들도 소득세 납부금액이 증가한 가운데 관련 주가 상승으로 자산효과도 발생했다"며 "정부 지출 확대와 민간소비 증가 속에서 국내 인플레이션은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 연구원은 이어 "글로벌 대부분 국가와 마찬가지로 (한국도) 기준금리 인하의 필요성이 낮다"며 "반도체 경기가 하강하더라도 정부가 재정지출로 대응할 여력이 있으며, 정부부채와 재정수지, 무역수지를 비롯한 주요 건전성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