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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HBM5 선공개…'메모리 최강자' 위상 되찾나

  • 2026.06.02(화) 16:31

엔비디아 '베라 루빈' 겨냥 HBM5 청사진 공개
D램 1위 굳히고 차량용 메모리 첫 정상 등극
이재용 주식재산 60조원 돌파…시총 세계 10위

삼성전자가 HBM5 공개를 계기로 AI 메모리 주도권 경쟁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D램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와의 격차를 벌렸고 차량용 메모리에서도 처음으로 글로벌 1위에 오르며 사업 저변을 넓히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급등하면서 이재용 회장의 주식 평가액은 60조원을 돌파,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글로벌 10위권에 진입했다.

송재혁 삼성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가 2일(현지시각)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에서 HBM5 및 HPB 열관리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기술로 1위"…삼성의 자신감

송재혁 삼성전자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은 2일(현지시각)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에서 "삼성전자가 그래왔듯 기술로는 1위를 달성할 것"이라며 차세대 HBM 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삼성전자는 이날 8세대 HBM인 HBM5 실물 모형을 처음 공개했다. HBM5에는 차세대 열관리 기술인 HPB(Heat Path Block)가 적용된다. HBM 성능 향상과 함께 커지는 발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로, 다이 사이에 별도의 열 전달 통로를 형성해 방열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송 사장은 이를 "굴뚝 같은 구조"라고 설명하며 "고대역폭·고집적 AI 환경에서 시스템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HBM5에 자사 파운드리 2나노 공정 기반 베이스 다이를 적용할 계획이다. 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 기술을 모두 보유한 종합반도체기업(IDM) 경쟁력을 앞세워 차별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송 사장은 "베이스 다이와 코어 다이를 원팀으로 개발·최적화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며 "월드 베스트 수준의 협업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차세대 패키징 기술인 하이브리드 본딩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범프 없이 칩을 직접 연결하는 기술로 적층 효율과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HBM4E 기반 하이브리드 본딩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했으며 세계 최초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자신감의 배경에는 최근 HBM 시장에서의 성과가 자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HBM4를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한 데 이어 지난달 HBM4E 샘플도 가장 먼저 공급했다. HBM4E는 1c(10나노급 6세대) D램과 4나노 파운드리 공정 베이스 다이를 결합해 최대 16Gbps 속도와 초당 4TB 이상의 데이터 처리 능력을 구현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에서 HBM4와 HBM4E, 차세대 메모리 모듈인 SOCAMM2 등을 함께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특히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 시스템에 적용되는 메모리·스토리지 포트폴리오를 모두 갖춘 점을 부각하며 AI 메모리 생태계 내 존재감을 과시했다.

시장 성장세도 가파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글로벌 HBM 시장 규모가 지난해 589억달러에서 2029년 1983억달러로 3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HBM4와 HBM4E에 이어 HBM5 청사진까지 공개한 것도 급성장하는 시장 선점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하이닉스 따돌리고 마이크론 넘었다

글로벌 D램 시장점유율 변화./그래픽=비즈워치

실적 역시 개선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 매출은 970억달러로 전 분기 대비 81% 증가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서버용 메모리 수요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매출 373억2000만달러, 점유율 38.5%를 기록하며 시장 1위를 유지했다. 점유율은 전 분기보다 2.5%포인트(p) 상승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매출 279억8000만달러, 점유율 28.8%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양사 격차는 지난해 4분기 3.9%p에서 올해 1분기 9.7%p로 확대됐다.

메모리 업황도 우호적이다. 주요 업체들이 수익성이 높은 서버용 제품 생산에 집중하면서 공급 부족이 이어지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2분기 범용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58~63%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메모리 시장에서도 새 이정표를 세웠다. 자동차 산업 분석기관 S&P 글로벌 모빌리티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차량용 메모리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0%로 집계됐다. 기존 1위였던 미국 마이크론(36%)을 제치고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다.

자율주행과 전동화 확산으로 차량 내 데이터 처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차량용 메모리는 새로운 성장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LPDDR과 UFS 등 고성능 제품을 앞세워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고객사를 확대했고 테슬라·퀄컴·보쉬 등 글로벌 기업을 확보하며 영향력을 키웠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차량용 메모리 사업이 2020년 이후 연평균 40%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온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도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의 주식 평가액은 지난 1일 기준 61조5837억원으로 사상 처음 60조원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 지분 가치만 33조9975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위상도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2일 장중 시가총액 1조5350억달러를 기록하며 메타를 제치고 글로벌 상장사 시가총액 순위 10위에 올랐다. 9위인 테슬라(1조5610억달러)와의 격차도 크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HBM 경쟁에서는 SK하이닉스가 앞선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삼성이 HBM4 양산, HBM4E 샘플 공급, HBM5 공개까지 잇따라 내놓으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며 "D램 1위는 물론 차량용 메모리에서도 처음 정상에 오르면서 '메모리 최강자'라는 삼성의 본래 위상이 다시 부각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주가 추이./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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