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광복절을 한 달여 앞두고 기업 CEO들의 특별 사면 여부에 재계 시선이 모아진다. 재계와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성탄과 올해 신년 설 특사를 모두 건너 뛰면서 올해 광복절에도 사면권을 행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과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잠재 후보군으로 꼽힌다. 조현범 회장은 만기 출소가 임박했고 조현준 회장은 집행유예 상태에서도 경영활동을 이어가고 있어 경영 공백이 크지 않지만 잔재해 있는 총수 리스크를 정리하는 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성탄·설 건너뛴 정부, 광복절 특사 관심
15일 재계에 따르면 이달 말께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 단체들은 법무부에 광복절 특별 사면 건의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특별사면은 청와대가 사면권 행사 방침을 세우면 법무부가 대상과 기준을 검토하고 사면심사위원회를 개최한다. 이후 법무부 장관의 상신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최종 대상자를 확정한다.
특별 사면이 반드시 광복절에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만 재계와 정치권에서는 올해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지난해 광복절 특별사면 이후 성탄절과 설날을 사실상 건너뛰었기 때문이다.
정부의 사면권 행사는 민생형 형사범에 대한 사면·복권과 대규모 행정제재 특별감면이 중심으로 기업 총수 등 기업인은 소수만 포함될 전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경제 회복과 함께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주문하고 있는 상황에서 작년 광복절에 이어 특별 사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라며 "다만 현재 법적 리스크를 지고 있는 기업인들이 과거에 비해 많지 않고 대규모 사면은 정치적 부담이 클 수 있기 때문에 규모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재계에서는 광복절 특별 사면 가능성을 높게 보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경제 성장을 위한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반대로 기업 거버넌스 차원에서 법적 리스크가 있는 총수를 국가가 사면해줘야 하는지에 대한 반문 등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민생 회복 차원에서 일부 행정 제재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정치인이나 기업인이 포함될 수는 있는데 (사면 대상이 되는) 형이 확정된 인사들이 많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법적 리스크를 안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인은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 등이 꼽힌다. 이들은 대법원의 형이 확정되지 않아 사면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기업인 누가 이름 올릴까
광복절 특별사면 시 기업인 후보군은 과거보다 좁을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에서는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과 조현준 효성 회장에 대해서만 조심스럽게 여지를 두고 있다.
조현범 회장은 지난 5월 8일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징역 2년이 확정됐고 현재 수감 중으로 올 9월 만기 출소 예정이다.
사면 시점 전후로 형기의 상당 부분을 채웠다는 점, 취업제한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사면의 실익은 크지 않지만 경영 복귀 시점을 소폭 앞당기고 그룹이 대외적으로 사법 리스크 해소를 알리는 상징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한국앤컴퍼니의 경영권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조현범 회장 측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승리했지만, 조현식 전 고문이 참여한 주주연대는 지배구조와 이사회 운영, 총수 보수 문제를 제기하며 견제를 이어가고 있다.
특별사면을 통해 한국앤컴퍼니가 조현범 회장 중심의 구심력을 높이는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그룹 차원의 상징적 효과는 작지 않다는 분석이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도 후보군으로 언급된다. 조현준 회장은 지난해 10월 회사 자금 횡령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확정됐다. 집행유예 상태는 오는 2028년 10월까지다.
조 회장 역시 집행유예 상태기는 하나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어 사면 등을 통해 복권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 다만 2028년까지 이어지는 집행유예 상태를 해소해 그룹 차원의 장기적인 총수 리스크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조현준 회장 역시 동생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과 법적 분쟁을 이어가고 있어 특별사면 시 사법 리스크 축소라는 상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형 종료가 다가왔거나 집행유예 중인 기업인 사면 시 오히려 정치적 부담이 적을 수도 있다고 본다"라며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기 어렵지만 도움이 되는 측면도 분명히 있다"고 짚었다.
다만 조현준 회장이 지난 2013년에도 특별사면을 받은 전력이 있다는 점은 변수다. 다시 사면 대상에 포함될 경우 횡령으로 유죄가 확정된 대기업 총수에게 두 차례 사면권을 행사한다는 특혜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