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이 한국항공우주(KAI) 지분 인수를 확대하면서 그룹의 KAI 지분(15%) 인수 투자금이 2조2500억원에 육박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4월 한화오션 지분을 일부 팔아 1조7000억원을 확보했는데, 이 종잣돈을 바탕으로 KAI 지분 인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시스템은 재무여력도 건전한 편이어서 향후 KAI 추가 지분 매입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8일 한화시스템 이사회는 연말까지 5000억원 규모 KAI 지분을 장내매수하기로 결정했다. 한화시스템은 작년 12월 KAI 56만6635주(0.58%)를 599억원에 처음 인수한 후 올해 6월 92주895주(0.94%)를 1250억원에 추가로 사들였다. 연말까지 지분 인수가 마무리되면 한화시스템이 보유한 KAI 지분은 기존 1.53%에서 4.73%로 늘어날 전망이다. KAI 지분 인수에 총 6849억원이 투입되는 것이다.
한화시스템의 모회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KAI 지분을 사 모으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작년 10월부터 KAI 965만2845주(9.9%)를 1조3836억원에 인수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법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도 KAI 98만6625주(1.01%)를 1808억원에 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한화시스템 3곳이 총 1조7492억원을 투입해 KAI 지분 12.44%를 확보한 것이다. 연말까지 한화시스템의 추가 인수가 마무리되면 한화의 KIA 보유 지분은 15%를 넘길 것으로 추산된다. 총 투자 규모는 2조2492억원에 이른다.
업계에선 한화가 KAI 민영화를 대비해 선점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KAI 최대주주는 한국수출입은행(26.41%)으로, 한화는 민영화에 앞서 2대주주 자리를 확보했다.
지난 3월 연결 기준 한화시스템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4926억원으로, KAI 주식을 사기 빠듯한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 4월 한화시스템은 보유 중인 한화오션 지분 11.57% 중 4.54%를 주가수익스왑(PRS) 방식으로 매각해 1조7000억원을 확보했다. 한화오션 매각 대금을 통해 KAI 지분 인수금을 마련한 셈이다. 한화오션 지분 매각후 한화시스템은 한화 소유의 한화미래기술연구소 부동산 2879억원 인수, KAI 지분 5000억원 인수 등 굵직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재무건전성도 좋은 편이다. 2023년까지는 현금성자산이 차입금보다 많은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이어왔다. 이후 투자가 확대되면서 차입금이 늘었지만 여전히 재무구조선은 건실한 편이다. 지난 3월 기준 한화시스템 부채비율은 114%로, 적정선(200%) 아래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3월 기준 차입금의존도(차입금/자산×100)는 적정선(30%) 아래인 17%에 머문다. 향후 자금 조달 여력이 있는 셈이다.
한화시스템이 추가 지분 인수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속전속결로 연이어 KAI 지분을 사들였다. 지난 5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연말까지 5000억원어치 KAI 지분을 사들이겠다'는 계획을 내놨는데, 한 달여 만에 지분 인수를 마무리했다. 이후 지난 6월 공개한 '연말까지 KAI 지분 5000억원 추가 인수' 2차 계획도 한 달 만에 인수를 끝냈다.
한화시스템은 그간 그룹의 굵직한 투자를 지원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의 지분 투자 규모는 2022~203년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6563억원, 2024~2025년 필리조선소 등 미국 투자 2647억원, 2025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호주 종속회사(HAA No.1 PTY) 지분 인수비용 2669억원 등이다. 이번엔 KAI 지분 투자에 6849억원을 투입하며 지원에 나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