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D램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6조원대 기업공개(IPO)에 나서며 글로벌 메모리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대규모 자금을 앞세워 첨단 D램 생산능력을 키우는 동시에 애플 공급망 진입까지 노리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중심의 '메모리 3강' 체제에 도전장을 던졌다는 평가다.
中 정부 지원 넘어 IPO
10일 업계에 따르면, CXMT는 상하이증권거래소 과창판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오는 16일 온·오프라인 청약을 진행한 뒤 이달 말 상장할 예정이다. 조달 규모는 295억위안(한화 약 6조5000억원)이다.
확보한 자금은 △생산능력 확대(75억위안) △D램 기술 고도화(130억위안) △차세대 메모리 연구개발(90억위안) 등에 투입된다. 첨단 공정 전환과 장비 투자에 속도를 내 DDR5와 LPDDR5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성장세도 가파르다. 2016년 설립된 CXMT는 현재 중국 유일의 D램 대량 양산 업체다. 회사는 투자설명서를 통해 D램 시장 생산능력·출하량·매출 기준 중국1위이자 글로벌 4위권 업체라고 밝혔다.
CXMT는 허페이와 베이징에서 12인치 웨이퍼 생산라인을 운영, DDR4를 넘어 DDR5와 LPDDR5까지 양산 체계를 구축했다. 지난해 3% 수준이던 글로벌 D램 점유율은 올해 8% 안팎까지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1분기 매출은 508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9% 증가, 순이익은 247억6200만위안으로 16배 이상 급증했다.
시장은 이번 IPO를 중국 메모리 산업의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정부 지원에 의존하던 성장 모델에서 벗어나 자본시장을 통해 기술 투자와 생산능력 확대를 이어가는 구조를 마련했다는 의미에서다.
중국의 메모리 자급률이 올해 25% 수준까지 높아진 가운데 CXMT의 대규모 투자로 장비·소재를 포함한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도 투자 확대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中 추격 vs 韓 초격차
애플이 CXMT를 공급망 후보로 검토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중국에서 판매하는 아이폰 등에 탑재할 목적으로 CXMT의 D램을 시험 평가하고 있다. 미국 정부를 상대로 관련 규제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협의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XMT는 미국 국방부의 중국 군사기업 명단에 포함돼 있지만, 미국 상무부의 수출통제 대상인 엔티티리스트에는 올라 있지 않아 일반 상업 거래가 전면 금지된 상태는 아니다.
AI 서버 투자 확대로 메모리 공급 부족 및 가격 상승이 이어지자 중국 시장용 제품에는 중국산 D램을 제한적으로 적용하는 '지역 분리형 공급망' 전략을 검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CXMT를 'D램 공급처' 후보로 확보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상대로 한 가격 협상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선 실제 공급망 편입보다는 기존 메모리 업체들의 공급 단가를 낮추기 위한 협상 카드 성격이 짙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AI 메모리 경쟁의 핵심인 HBM에서는 아직 한국 기업과의 격차가 적지 않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극대화한 고부가가치 메모리다. 최근 HBM4부터는 데이터 흐름을 제어하는 '베이스다이(Base Die)'에 첨단 로직 공정이 적용되면서 단순 D램 기술을 넘어 파운드리와 첨단 패키징 경쟁력까지 요구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사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적용해 성능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SK하이닉스는 검증된 12나노 공정에서 시작해 단계적으로 미세공정을 적용하는 전략을 택했다. 반면 CXMT는 HBM3E를 내년 양산 목표로 개발 중인 단계다. 공정 기술·수율·패키징·글로벌 고객 인증 등을 감안하면 HBM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여전히 1~2년 이상의 기술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이날 미국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미국주식예탁증서(ADR) 공모가를 주당 149달러로 확정했다. 총 265억달러(한화 약 40조원)를 조달하는 이번 IPO는 알리바바를 제치고 외국 기업의 미국 IPO 사상 최대 규모다. 확보한 자금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과 청주 P&T7 첨단 패키징 공장 건설,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 생산설비 확충에 집중 투입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