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이 9일 세계 최대 송전 용량의 초고압직류(HVDC, High Voltage Direct Current) 케이블 상용화에 성공했다. 회사 측은 "기술 한계를 넘어선 이정표"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해저케이블을 시공하는 LS전선 자회사 LS마린솔루션 주가는 26% 넘게 급등했다.

이날 LS전선은 HVDC 케이블을 한국전력 '동해안-수도권' 송전망 1단계에 단독 공급한다고 밝혔다. 해외에서 HVDC 케이블 기술을 개발한 사례는 있지만, 실제 송전망에 적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HVDC 케이블은 교류전력을 직류전력으로 변환시켜 송전하는 케이블이다. 전 세계의 표준 송전 방식인 교류에서 벗어나는 획기적인 변화로 평가받는다. 직류는 교류 대비 송전 손실이 적고, 2배 이상의 전류를 공급할 수 있어 장거리 대용량 송전에 적합하다.
LS전선의 HVDC 케이블은 도체의 허용 온도를 기존 70℃에서 90℃로 높여 송전 용량을 최대 50%까지 향상됐다. 직류 송전 때 케이블에 가해지는 높은 전압을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회사 과계자는 "도체에 전류가 흐르면 열이 발생하는데, 전선에는 열을 견디는 절연체가 있다"며 "그간 절연체가 견딜수 있는 온도가 70도였는데, 이를 90도까지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절연체가 견딜 수 있는 온도가 높아지면 더 많은 용량을 송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HVDC 케이블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태양광에너지 등이 직류로 출력되고 있어, HVDC 케이블을 활용하면 교류로 전환할 필요없이 바로 송전할 수 있다. 직류가 기존 교류보다 송전 손실이 적고, 최대 3배 많은 전력을 장거리로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지난 4일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기후 위기 대응이라는 세계적 흐름에 따라 재생에너지 중심 사회로 조속히 전환하겠다"며 "촘촘한 에너지 고속도로 건설로 전국 어디서나 재생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게 해 소멸 위기 지방을 살리겠다"고 말했다.
LS전선은 2008년 HVDC 케이블 개발에 착수한 지 17년 만에 상용화에 성공했다. 유럽(1950년대)과 일본(1990년대)보다 늦었지만, 가장 먼저 상용화에 성공한 것이다. 현재 이 기술을 상용화한 기업은 전 세계에 6곳뿐이며, 국내에서는 LS전선이 유일하다. 이인호 LS전선 기술개발본부장(CTO)은 "HVDC 시장의 경쟁력은 상용화 기술 확보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LS전선은 HVDC 글로벌 시장이 2018년 1조8000억원에서 2030년 41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앞으로 서해안 HVDC 에너지고속도로, 동해안-수도권 2단계, 독일 테네트 프로젝트 2단계 등 국내외 주요 사업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