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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조 '미니원전' 공 들이는 건설업계…데이터센터 연계도

  • 2025.04.09(수) 12:12

삼성물산, 유럽 내 SMR 협업 확대
현대건설, SMR 4세대 원자로 기술 확보
DL이앤씨·대우건설, SMR 협력 체계 지속

건설사들이 소형모듈원전(SMR) 사업 관련 역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 원자력 발전이 친환경 에너지로 재부각되는 것뿐 아니라 인공지능(AI) 산업 발달로 데이터센터가 늘어나고 전력 수요도 증가하는 등 SMR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IEA(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2050년까지 SMR의 누적 투자금은 최소 2900억달러(428조원)에서 최대 9500억달러(1404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비즈워치

SMR 시장 선점 위해 '동분서주'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1일 에스토니아 민영 원전기업인 페르미 에네르기아(Fermi Energia)와 현지 SMR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Teaming Agreement)를 체결했다.

페르미 에네르기아는 에스토니아 SMR 건설을 위해 2019년 현지 에너지∙원전 전문가들로 구성해 설립된 기업이다. 지난해 2월 에스토니아 수도인 탈린(Tallinn)으로부터 동쪽 약 100km인 지역 두 곳을 사업 예정지로 공개했다. 이곳에 비등형 경수로(Boiling Water Reactor)를 개량한 300㎿ 규모의 SMR 'BWRX-300' 도입을 계획 중이다.

삼성물산은 페르미 에네르기아가 추진하고 있는 SMR 건설에 대한 사업 초기 단계 참여를 추진한다. 사업 구조 수립 및 비용산정, 부지 평가를 포함한 개념설계(Pre FEED)부터 기본설계(FEED)에 합류하겠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올해 하반기 본격적인 사업 절차에 착수해 2035년 상업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달에 에너지 중심 미래 성장 전략 'H-Road'를 공개하면서 SMR 역량 확보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미래형 SMR로 주목받는 4세대 원자로 MSR(용융염원자로)과 SFR(소듐냉각고속로)의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현대건설 고유의 원전 브랜드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수위 건설업체들이 이처럼 SMR에 공을 들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김지영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안보 강화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원자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면서 "SMR 개발이 가속화되며 원자력 산업의 규모와 투자가 증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정부가 개발 중인 혁신형 SMR 구조. 원자로 계통 주요 설비를 일체화 해 대형 배관이 불필요하다. /자료=한국수력원자력

'전기 먹는 하마' 데이터센터도 '패키지'로

SMR은 산업용 전력공급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이 급증하고 있다. 2023년 기준 미국 내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은 전체 전력 소비량의 4.4%를 차지하고 있는데 2028년에는 전체 전력 수요의 최대 12%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데이터센터와 SMR을 연계한 '패키지형'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12월에 스웨덴 SMR 개발회사 칸풀 넥스트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칸풀 넥스트는 2032년까지 스웨덴 남동부 2개 부지에 SMR 발전소를 건설한다는 계획으로, 삼성물산과 협업을 통해 관련기술 선정 및 환경영향평가 등 발전소 건설을 위한 작업에 착수한다. 양사는 SMR 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기를 현지 데이터센터에 직접 공급하는 사업모델도 개발한다.

현대건설은 올해 SMR을 포함한 원자력 사업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에너지 혁신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원전 연계 데이터센터 등의 새로운 패키지 상품을 제안하고 생산-저장-운송-활용을 아우르는 에너지 산업 전반의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이 유럽에서 협업 중인 SMR 사업/자료=삼성물산

상용화는 아직…협력 넓히는 건설사
 
삼성물산은 에스토니아 외에도 유럽 각지의 SMR 사업 참여를 꾀하고 있다. 특히 루마니아에서는 SMR 사업 기본설계를 수행 중으로 향후 EPC(설계·조달·시공) 최종 계약까지도 기대한다. 

현대건설은 미국 미시간주 펠리세이즈 원전 부지에 홀텍과 공동으로 'SMR-300' 1호를 연내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설계 진행 단계로 2030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한다. 

DL이앤씨는 담수플랜트에 SMR을 활용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DL이앤씨는 지난 2023년 사우디아라비아 해수담수청(SWCC)과 담수화 플랜트에 SMR을 적용하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지난해에는 미국 SMR 개발사 엑스에너지, 한전KPS와 3사 간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대우건설도 SMR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2023년 한국수력원자력과 혁신형 SMR 개발 협약을 맺은 데 이어 올해는 한전KPS와 SMR의 설계·시공·유지정비(O&M) 등 전 주기에 걸친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포스코이앤씨도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원자력 이용시설에 관한 사업을 정관상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국제사회의 탄소저감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원자력발전 및 SMR 시장 확대 전망에 따라 관련 분야 진출을 목표로 한다는 게 포스코이앤씨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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