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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해외서 답 찾던 대우건설, 결실 보인다

  • 2025.06.12(목) 15:45

'팀코리아' 일원, 체코 원전 시공 맡아
부진했던 해외 수주, 반등 앞둬
원전 계약 늦어져도 수주 목표 달성 기대감

"세계경영을 꿈꾸던 대우의 옛 영광을 재현하겠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은 2021년 대우건설 인수 직후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대우건설을 세계적 건설기업으로 만들겠다는 포부와 함께 사업의 토대인 중흥토건과 중흥건설은 국내 상위권의 대형 건설사로 키운다는 방향을 잡았죠.

하지만 최근 수년간 해외건설 시장의 환경은 쉽지 않았습니다. 대우건설이라고 다르지 않았습니다. 해외에 주력했지만 수주 빈타에 허덕였습니다.

체코 트레비치 지역협의체 대표와 인사 나누는 대우건설 정원주 회장/사진=대우건설

애태웠던 성과 '눈앞'

중흥그룹에 인수된 바로 다음 해인 2022년 대우건설은 해외건설 시장에서 1조7745억원을 수주했습니다. 전년도(1조1274억원) 대비 27.5% 증가했으나 연간 목표치(2조1000억원)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2세인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이 대우건설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에는 수주 호황과 침체를 번갈아 겪었습니다. 2023년에 대우건설은 해외건설 시장에서 3조1322억원을 수주했습니다. 수주 목표치인 1조8000억원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대우건설은 기세를 몰아 2024년 해외 수주 목표치로 3조500억원을 제시했습니다. 그해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도 신년사를 통해 "해외에 답이 있다"고 강조하며 해외 시장 공략에 힘을 쏟았습니다.

그러나 실제 수주한 금액은 6118억원에 그쳤습니다. 전년도 수주 실적과 비교하면 80.5% 급감했습니다. 일부 사업 참여에 실패했고 수주 일정도 밀린 결과입니다. ▷관련기사: '원가상승 무섭네'…대우건설 영업익 40% '뚝'(2월6일)

해외 수주가 줄자 전체 수주 실적도 목표치에 미달했습니다. 지난해 대우건설의 전체 수주액은 9조9128억원입니다. 연간 목표치인 11조5000억원의 86.2%만 채운 겁니다. 전년(13조2096억원)도 수주 실적과 비교해도 25% 줄었습니다.

곳간도 말라갔습니다. 대우건설의 1분기 말 해외 수주잔고는 5조2491억원입니다. 전년도 말(5조5989억원)과 비교했을 때 6.2% 감소했습니다. 

체코 원전 더해지면, 곳간 얼마나?

대우건설은 올해 1분기까지도 해외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이 기간 해외에서 수주한 금액이 1633억원에 그쳤습니다. 올해 해외건설 수주 목표액으로 4조4000억원을 제시했으나 목표치의 3.7%를 달성하는 데 그친 겁니다. 같은 기간 국내에서는 2조6605억원의 일감을 확보했습니다.

그럼에도 대우건설은 올해 해외 시장에서 창사 이래 최대 수주실적까지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을 중심으로 뭉친 '팀코리아'가 지난 4일 체코 두코바니 원전 설계·구매·시공(EPC) 및 핵연료 공급 사업을 따내면서입니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업은 사업비만 약 26조원(4070억 코루나)에 달합니다. 대우건설은 팀코리아 일원으로 원자력 발전소 시공을 맡습니다. 정원주 회장도 지난해 9월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업 예정지 인근 트레비치를 방문해 현지와 소통을 강화하는 등 수주 지원에 나섰던 현장입니다. 

전체 사업비 약 26조원 중 대우건설의 몫은 최대 7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옵니다. 이는 지난해 증권가에서 사업비를 30조원으로 설정해 추정한 액수입니다. 

체코 원전 시공 사업은 2022년 대우건설이 중흥그룹에 편입한 이후 최대 수주 성과가 될 전망입니다. 다만 대우건설은 "아직 한국수력원자력과 시공 계약 체결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가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원전 늦어져도"…이유 있는 자신감

대우건설이 연초 제시한 해외 수주 목표치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체코 두코바니 원전 계약액이 더해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체코 두코바니 원전 시공 계약이 늦어지더라도 목표액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대우건설의 설명입니다.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우건설은 올해 1분기 해외 수주에서 공백기가 있었지만 지난달 24일에는 조 단위 사업을 따냈습니다. 도급액이 1조810억원(7억8400만달러)인 투르크메니스탄 미네랄 비료 플랜트 본계약을 체결한 겁니다. 정원주 회장이 지난 2022년 11월 방한한 투르크메니스탄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Gurbanguly Berdimuhamedow) 상원의장을 접견하고 비료공장 사업에 대한 MOU를 체결한 뒤 3년 만에 성과입니다. ▷관련기사: 대우건설, 해외시장 확대 속도…"정원주 그룹 부회장 적극 지원"(2022년12월28일)

대우건설은 하반기에 해외 수주 규모를 크게 키울 수 있는 파이프라인(입찰에 참여했거나 계획 중인 사업)도 있습니다. 이라크 군사기지 사업입니다. 이라크 군사기지 조성 사업은 해군기지와 공군기지 건설사업으로 나뉩니다. 각각의 공사비는 1조8000억원, 1조원으로 추정됩니다. 해당 사업을 모두 따낸다면 2조8000억원 정도가 수주액에 반영됩니다.

이외에도 아프리카 거점시장인 나이지리아에서도 플랜트 수주가 기대됩니다. 쿠웨이트에서도 플랜트 수주 가능성이 있다는 게 대우건설의 설명입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체코 원전과 관련한 수주가 늦게 반영되더라도 다른 사업장의 계약 금액만으로도 수주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나이지리아, 이라크, 리비아 등 해외 거점 국가에서 양질의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지속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투르크메니스탄과 같은 신규 국가 진출을 위해서도 힘을 쏟을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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