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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한살 디벨로퍼]①샛별도 큰 별도 스러진다

  • 2026.01.13(화) 06:36

국토부 치켜세운 '앨리웨이 광교' 공실 수두룩
네오밸류 존폐기로…2024년 회계감사 의견거절
'1세대' DS네트웍스도 휘청…개발업계 '험난'

부동산 개발업계 법정단체인 '한국부동산개발협회'가 지난해 설립 20주년을 맞아 '한국디벨로퍼협회'로 옷을 갈아 입었다. 스무살 생일을 맞아 개발업계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다는 의도다. 그러나 여전히 어려운 대내외적 여건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구조적 한계에 휩싸인 개발업계의 현실은 녹록치 않다. 그들이 처한 상황은 어떤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어디인지 짚어본다.[편집자]

"선진국 사례와 같이 개발 후 청산이 아닌 임대까지 이어지는 사업구조를 활성화하고 이에 특화된 디벨로퍼를 육성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을 이어 나가겠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 소재 앨리웨이 광교 상가 내 공실 모습./사진=비즈워치

지난해 1월, 당시 국토교통부 진현환 1차관이 경기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상업시설을 방문해 남긴 말이다. 정부는 기존 분양 중심에서 개발·운영 중심으로 부동산 생산구조를 선진화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종합 부동산 개발업체를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이 찾았던 곳은 잘나가는 2세대 디벨로퍼로 알려진 네오밸류가 광교신도시에 개발한 '앨리웨이 광교'. 일반적으로 시행사들이 준공 후 분양 등을 통해 개발이익을 확보하는 것과 달리 앨리웨이 광교는 네오밸류가 상가 시설을 직접 보유해 임대하는 방식을 택했다. 정부도 이곳을 개발사업의 새 성공모델로 판단하고 있었다.

앨리웨이 광교는 2019년 5월 개장 당시만 해도 100여개 매장이 입점하며 많은 인파로 붐볐다. 광교호수공원과 맞닿은 입지로 관광객과 주변 주민들이 몰리면서 수도권 남부의 '핫 플레이스'로 자리 잡는 듯했다.

텅 빈 상가, 휑한 골목길

그러나 7년여가 흐른 지금, 앨리웨이 광교는 수두룩한 공실에 시름하고 있다. 불과 1년 전 국토부가 모범 개발 사례로 추켜세운 곳이다. 실제 살펴본 현장은 광교호수공원과 맞닿아 있는 메인 점포를 제외하고 상가 안쪽을 중심으로 공실이 대폭 증가한 모양새였다.

앨리웨이 광교 사정에 정통한 공인중개업계 한 관계자는 "광교호수공원 쪽에 접한 부분은 그래도 상가가 많이 들어와 있고 플리마켓(벼룩시장)도 여는 등 비교적 활성화돼 있다"며 "반면 상가 안쪽 연결 통로 부분의 경우 현재 관리가 전혀 안 되고 있다. 사실상 방치 수준"이라고 말했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 소재 앨리웨이 광교 상가 내 공실 모습./사진=비즈워치

코로나 시기를 거쳐 약 2년 전부터 이러한 현상이 심화했다는 게 현장 전언이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 유행 당시까지만 해도 (공실 수준이) 이 정도는 아니었다"며 "약 1~2년 전부터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공실이 현재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신규 입점 등을 위한 임대 운영·관리 업무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 관계자는 "얼마 전 앨리웨이 광교 임대를 문의하는 수요자가 있어 운영사(네오밸류)와 접촉을 시도했는데 담당 직원이 아예 없는 분위기였다"며 "간신히 한 직원과 연결이 되긴 했는데 임대 조건 등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아예 모르는 눈치였다. 관리하는 사람이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귀띔했다.

'젊음' 앞세웠던 그들의 추락

지난 2005년 대우증권 출신인 손지호 대표가 설립한 네오밸류는 위례 아이파크 1·2차 주상복합, 앨리웨이 광교, 누디트 홍대 등 상업시설을 잇따라 흥행시키며 개발업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라이프스타일 디벨로퍼'라는 타이틀을 내세웠던 그들은 일반적인 PF 개발 방식 대신 임대·운영을 통해 수익을 확보하는 길을 택했다.

이러한 네오밸류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앨리웨이 광교는 현재 방치 수준에 이르렀다. 특히 시설을 직접 보유해 임대·운영하는 방식인 만큼 사업주체의 관리 수준이 상권 흥행을 좌우함에도 현재는 동력을 상실한 모양새다.

앨리웨이 광교 홈페이지는 이달 8일 기준 접속이 되지 않고 있다. 공식 운영 중인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에도 지난해 2월을 마지막으로 새 글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한 이용자는 "전화번호도 이메일도 다 연락이 안된다"며 "여기 망했냐"는 댓글을 남겼다.

그뿐만 아니다. 네오밸류 이름을 사실상 처음 알렸던 위례에서도 공실이 속출하면서 결국 공매까지 나왔다.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장지동 소재 위례2차아이파크 상가 6개 호실이 공매로 올라왔다. 지난해 12월30일 개찰 결과 해당 물건들은 모두 유찰됐다.

네오밸류는 현재 경영 악화를 넘어 존폐 기로에 몰려있다. 지난해 6월에는 2024년 연결재무제표 감사보고서에 대해 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았다. 의견거절 근거에 대해 이 회계법인은 "회사로부터 연결재무상태표, 연결손익계산서 등 감사 절차 실시에 필요한 주요 자료를 제공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통상 의견거절을 받은 기업은 존속 여부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해석된다.

'큰 별' 1세대도 휘청

개발업계 위기는 신생 업체에만 닥친 건 아니다. 이른바 1세대로 불리는 '원조격' 디벨로퍼도 험난한 업황에 휘청였다. 국내 '3대 디벨로퍼' 중 하나로 꼽히는 DS네트웍스는 지난해 서울회생법원에 하이브리드 구조조정 절차를 신청했다. 송도 랜드마크시티와 청라 루원시티, 마곡지구 등에서 대규모 개발사업을 한 그 시행사다.

하이브리드 구조조정은 채권단의 기업재무업재무 개선작업(워크아웃)과 법원의 회생절차(법정관리)를 결합한 방식이다. 회생절차에 의거해 가압류 등 강제집행을 막고 정상적으로 영업을 진행한다. 동시에 워크아웃 절차에 따라 채권자들과 협상도 이어갈 수 있다.

DS네트웍스는 지난 2020년 코로나와 함께 찾아온 부동산 호황기를 기점으로 3년 연속 시행업계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전성기를 누렸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동안 연결기준 1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지만 2023년 8184억원, 2024년 7450억원으로 매출 규모가 점차 쪼그라들었다. 당기순이익 또한 2023년 -765억원으로 적자 전환한 데 이어 2024년에는 -3330억원으로 손실 규모가 커졌다.

DS네트웍스가 시행한 송도럭스오션SK뷰 단지 입구 전경./자료=네이버 지도 갈무리

결국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특히 호황기 당시 대량으로 사들였던 지방 사업장들이 미분양에 시달리거나 분양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손실이 불어났다. 202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당해 말 기준 DS네트웍스 분양미수금은 2912억원에 달한다.

다만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DS네트웍스는 하이브리드 구조조정 신청 이후 ARS(자율구조조정)를 통해 대우건설, 효성중공업, SK에코플랜트 등 주요 채권단과 협의를 마쳤다. 지난해 12월24일 법원에 회생절차개시신청을 철회했고 같은 달 30일 허가가 결정되면서 경영 정상화에 나서고 있다.

DS네트웍스 관계자는 "회생절차 신청은 자산가치가 견고한 기업의 선제적 정상화 조치였다"며 "회생신청 후 사업을 정상적으로 진행하며 채권자 보호와 협의에 집중했고, 채권단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회생절차 진행 없이 사업 운영과 경영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발업계 전반의 위기는 단기간 내 해소되긴 어려워 보인다. 최근 수년간 지속된 사업여건 악화를 비롯해 정부 또한 '우량 사업장 중심' PF 시장 재편 의지를 내놓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시행사 입장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환경이 시장·수요 양 측면 모두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른 시간에 시장이 회복하기는 쉽지 않은 만큼 단기간 내 개선 요인은 많지 않아 보인다"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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