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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부동산의 꽃, 디벨로퍼 아닌가요?"

  • 2019.02.22(금) 15:12

이홍석 HDC현대산업개발 개발운영사업본부 부장 인터뷰
"디벨로퍼 DNA, 발품 팔며 현장서 답 찾아야"
"막내 사원, 10년후 개발팀장 만들기서 착안해 교육 진행"

"2년 동안은 청주에서 살다시피 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실시계획(부동산 개발업무는 관할 지자체로부터 실시계획을 받는 것이 최종 결재 개념)을 받을 때는 정말 울컥 하더라고요."

이홍석 HDC현대산업개발 개발운영사업본부 부장은 그 동안 해왔던 개발 프로젝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업을 묻자 주저 없이 청주 가경동 프로젝트를 꼽았다.

이홍석 HDC현대산업개발 개발운영사업본부 부장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그의 기억은 가경동 일대 땅을 처음 봤던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상황에 대해 그는 "청주시가 가경동 일대를 생산녹지에서 자연녹지로, 즉 개발이 가능한 용지로 용도 변경할 계획이라는 첩보(?)를 입수했다"며 "용도 변경으로 땅값이 크게 오르기 전에 해당 부지를 선점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고 설명했다.

땅은 확보했지만 여러 행정적 절차가 필요한 개발 사업인 만큼 계획대로 진행되지는 않았다. 용도 변경은 미뤄졌고, 그 사이 담당 공무원도 바뀌면서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할 때도 있었다.

이홍석 부장은 "용도 변경이 되지 않자 직접 국토교통부에 질의하는 것은 기본, 민간사업자로서 사업 제안도 해보고 청주시 도시과에 읍소도 하며 온갖 정성을 들였다"며 "그런데 중간에 담당자가 바뀌면서 그 동안의 절차 등을 다시 설명하면서 추진해야 했고, 그 시간이 정말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부동산 개발은 땅만 있다고 사업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개발이 이뤄졌을 때 이 땅의 미래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이홍석 부장은 개발 사업자가 갖춰야 할 1순위 역량으로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인사이트(Insight, 통찰력)'를 꼽기도 했다.

그렇다면 인사이트는 어떻게 갖출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에 답이 있다는 게 이홍석 부장이 내놓은 결론이다.

이홍석 부장은 "가경동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청주에 2년 동안 살다시피 했고, 청주 곳곳 가보지 않은 곳이 없다"며 "청주에 연고가 전혀 없지만(이홍석 부장은 부산 출신이다) 이제는 청주에서 택시 기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청주에 대해 빠삭하다"고 자신했다.

이어 "이런 경험을 통해 가경동 일대가 청주 내에서도 핵심이 될 위치에 있다고 판단,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홍석 부장은 현대그룹에서 계열분리 된 현대산업개발이 뽑은 공채 1기 출신이다. 입사 초기 사업개발부에서 일하며 개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많은 경험을 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홍석 부장은 1999년 현대산업개발이 현대그룹에서 계열분리 된 후 입사한 공채 1기 출신이다. 그는 지금까지 회사 내에서 수많은 개발 사업을 담당한 개발 전문가로 통한다.

이제는 자신이 겪었던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회사 후배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올 초부터 매주 월요일 오후 사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리얼 디벨로퍼 양성교육'을 통해서다.

현대산업개발은 이전에도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부동산 개발 실무 등 사내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직원들 참여도도 떨어지고 기대했던 만큼 교육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교육 막바지에는 직원 2명만 강의를 들었다는 '웃픈'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결국 회사는 실질적이고 현장감있는 교육을 위해 내부 전문가를 강연자로 세웠다. 여기엔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이홍석 부장만한 적임자도 없었을 터. 실제로 그가 전하는 현장의 이야기는 직원들로부터 공감과 호응을 얻고 있다. 애초 강의는 개발 담당 직원이 주된 대상이었지만 다른 부서의 직원들도 상당 수 참여하고 있다.

이홍석 부장은 직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개발 업무에 대한 흥미를 갖도록 해 회사 내 다수의 부동산 개발 전문가(디벨로퍼)가 탄생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 부장은 "우리 부서 막내 사원이 10년 후 회사를 대표하는 개발 팀장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를 고민했다"며 "거기서 얻은 답을 바탕으로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개발은 흔히 말하는 것처럼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작업이다. 개발 대상인 땅은 후손에게 물려줘야 하는 것이자 공동의 소유물인 만큼 개발에 있어서는 회사의 이윤 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도 중요하다는 게 이 부장의 신념이다.

이홍석 부장은 "우리나라에 수많은 생산녹지가 있는데 이 땅들을 모두 개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 중에는 도심 한 가운데에 있음에도 개발이 불가능한 상태에 있거나 투자 없이 방치돼있는 곳들이 있는데, 이런 땅들을 찾아 개발하는 것이 현대산업개발만의 차별화된 개발 콘셉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단순히 개발 이익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개발을 통해 땅의 가치를 높이고, 소비자(입주민)들이 이를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이를 통해 '아이파크(현대산업개발 주택브랜드)'의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마지막으로 그는 회사 직원들 뿐 아니라 건설사 입사를 꿈꾸는 여러 취업준비생들도 부동산 개발에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홍석 부장은 "부동산의 꽃은 디벨로퍼이고, 개발 전문가로 성장하면 회사 내에서 본인의 가치가 최고로 올라가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동산 개발은 열정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분야인 만큼 전공 분야에 상관없이 많은 직원들이 지원하고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이홍석 부장은 리얼 디벨로퍼 양성교육을 ▲이론교육 ▲입지 분석 ▲총 정리 등 크게 3단계로 나눠서 진행하고 있다. 이 중 입지 분석 과정에서는 1기 신도시부터 작년 말 국토교통부가 입지를 공개한 3기 신도시까지 각 지역 입지를 평가하고, 도시들이 어떻게 성장해왔는지에 대한 이홍석 부장의 분석이 녹아 있다. 특히 3기 신도시에 대한 이 부장의 냉정한 평가도 들어있다고 한다. 여기에 우리나라 인구 구조의 변화와 향후 경제 성장, 정부의 국토기본계획과 오는 4월 발표될 예정인 공동주택 공시가격 등(공시가격 현실화)을 반영해 앞으로 개발 사업은 어떻게 펼쳐나가야 할지에 대한 내용도 담겨있다. 교육 중간 중간에는 직원들의 '어디 아파트를 사야 할까요'라는 질문에 구체적인 분석과 함께 추천을 해주기도 한단다. 그의 추천과 입지에 대한 분석은 지난 20년간 몸소 체득한 땅을 보는 눈과 그리고 개발 노하우가 담겨 있을 터. 짧은 인터뷰 시간이었지만 흡인력 있는 그의 설명에 청강 해보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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