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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韓가상화폐 채굴기의 '굴기'

  • 2019.01.17(목) 16:38

12SHIPS 민영훈 CSO·마이클 안 대표 인터뷰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팜으로 위기 극복"

▲ 민영훈 12SHIPS 최고전략책임자(CSO)가 비즈니스워치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동훈 기자]

 

국내 가상화폐(암호화폐) 채굴기 스타트업 '12SHIPS'(열두척)은 지난해 고난의 시간을 보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을 거듭하면서 채굴기 시장도 침체의 길을 걸었기 때문이다.

 

작년 5월 출범한 12SHIPS는 고성능·저전력 채굴기인 '판옥선2'를 지난해 10월까지 개발 완료하고 연말까지 채굴에 대한 리워드를 배분할 예정이었으며 올해 1분기부터는 자체 코인 기반의 서비스도 론칭할 계획이었으나, 지연되고 있다.

 

시간이 더 걸린 만큼 기술 수준은 개선되고 있으나, 시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채굴기 가동 규모 축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2SHIPS의 포부는 컸다. 작년 7월 서울 코엑스에서 투자자 대상으로 개최한 밋업에선 "전세계 10위권 가상화폐 채굴기 사업자가 될 것"이라고 선언할 정도였다. 카페24 공동 창업자인 마이클 안 씨가 대표를 맡고, 삼성전자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공급사 '넥셀'의 대표를 역임한 강태원 씨가 채굴기를 개발해왔다.

 

세계 최대 채굴기업인 중국 비트메인의 건전한 경쟁 세력이 되어 암호 자산의 보호와 증식을 돕는 신뢰 플랫폼이 될 것이란 구상이었다. 그래서 회사 명칭과 채굴기 이름에 이순신 장군을 상징하는 '열두척', '판옥선'을 담았다.

 

▲ 12SHIPS가 개발하고 있는 가상화폐 채굴기 '판옥선2'. [사진=12SHIPS]

 

12SHIPS는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굴기'(屈起)할 수 있을까.

 

다행히 12SHIPS는 '플랜B'가 있었다. 채굴기에서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팜'(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는 농장)에 재활용하는 방안이다. 가상화폐 가치 급락과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한 것이다.

 

12SHIPS의 공동 창업자이자 사업 전략·기획을 맡고 있는 민영훈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지난 16일 서울 광진구 12SHIPS 사무실에서 만나 그간 상황과 신사업 계획을 들어봤다. 민영훈 총괄은 "블록체인 기술과 결합한 스마트팜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며 "실생활에 유용하게 쓰이는 서비스를 내놓아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가상화폐 시세 하락으로 채굴기 사업도 부진했을 것 같습니다
▲암호화폐 시세가 계속 떨어졌고, 관심도 예전보다 줄었죠. 저희 마이닝(채굴) 사업과는 별개로 시장 상황이 안 좋았습니다. 채굴기는 초기에 2000대 가동을 목표로 했으나, 계획을 축소했습니다. 채굴기용 칩을 의뢰했던 삼성전자로부터 작년 12월 받았고, 현재 디버깅(오류수정) 작업을 하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채굴기가 완성되는 시점은 언제인지요
▲말씀드린대로 디버깅 등 추가 공정을 해야 합니다. 한달 정도 시간을 두고 진행하고 있어요. 예상했던 시간보다는 한두달 지연된 겁니다. 칩 관련, 저전력 설계를 했더니 공정상에서 콘트롤하는 게 까다로웠습니다.

-그동안 투자받은 금액은 어떤 상황이죠
▲(마이클 안 대표) 현재까지 자체 자금과 외부 기관 투자 규모가 120억원 정도 됩니다. 대부분의 자금은 하드웨어(채굴기)를 구성하는 데 투자하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대부분 기업입니다.

-투자자들 반응은 어떤가요
▲(마이클 안 대표) 투자자들도 현재 상황을 이해하고 있어서 푸시(압박)하진 않습니다. 그렇다고 좋아하는 것은 아니죠.(웃음)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상황도 아닙니다. 재작년부터 준비한 에너지 재활용 프로젝트를 그래서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채굴기만으로 수익 모델을 완성하지 못할 때를 대비한 겁니다. 그러나 채굴 사업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암호화폐 거래와 블록체인 시스템이 유지되려면 채굴이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블록체인 시장의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는 시각은 거의 없지 않습니까.

-추가 투자 유치 계획이 있는지요
▲(마이클 안 대표)두바이 쪽 투자자와 투자유치를 논의했으나, 현재는 보류중입니다. 올 가을까지 스마트 팜 샘플 단지를 만든 뒤 분양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수익모델을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스마트 팜 유지·관리 비용도 꾸준히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 12SHIPS가 준비하는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팜. [자료=12SHIPS]

 

-그럼 이제 스마트 팜과 같은 2차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전북대가 지난 5년동안 진행한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전북대 팀은 70여 개 종묘 생육 기술을 보유했는데요. 저희는 전북대와 사업 파트너가 됐습니다. 국내에서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팜의 성공 사례를 만들고 미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최근 미국 대형 마트와도 미팅했습니다.

-이런 유형의 신사업을 계획한 이유가 있는지요
▲퍼블릭 블록체인을 하려면 채굴 활동이 필수적인데, 채굴기는 전기를 많이 먹습니다. 그래서 전기를 덜 쓰는 채굴기를 고안했지만, 여전히 전기를 많이 씁니다. 채굴기에서 뜨거운 열도 발생하니 이를 식히는 장치도 필요했죠. 이런 까닭에 채굴기를 발생하는 열 에너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처음부터 떠올리게 됐습니다. 예컨대 장어를 양식하려면 온수가 필요한데, 여기에 채굴기에서 발생하는 열 에너지를 재활용할 수 있습니다. 농산물도 마찬가지입니다. 딸기를 키울 때도 열 에너지를 활용해 온·습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까지 접목하면 또 다른 기회가 생깁니다.

-스마트 팜에 블록체인 기술을 어떻게 접목할 수 있죠
▲스마트 팜은 컨테이너 같은 곳에도 구현할 수 있습니다. 도심 곳곳에도 구현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를 통해 기존 유통 체계를 혁신할 가능성도 있죠. 농산물이 중간 도·소매 시장, 마트를 거쳐 최종 소비자에 도착할 때가 되면 각종 수수료가 붙어 가격이 올라가는데요. 도심에서 농산물을 만들고 도심에서 직거래 방식으로 판매하는 플랫폼을 구축하면 수수료를 줄일 수 있습니다. 신선한 농산물을 빠르게 제공할 수도 있고요. 블록체인에 각종 정보를 기록하므로 산지나 품종, 생산 방식 등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유도 가능합니다. 한우를 유통할 때도 각종 이력을 담는 시스템이 있죠? 소비자들이 이런 정보를 모두 확인하고 구매하진 않지만, 그런 시스템이 있다는 점 덕분에 안심하고 먹지 않습니까. 저희도 그런 신뢰 시스템 구축을 지향합니다. 식품에 문제가 생기면 빠르게 원인을 찾을 수도 있을 겁니다.

 


-스마트 팜은 언제까지 구축할 계획인지요
▲상반기 내 구축해서 운영할 예정입니다. 일단 구축되면 다양한 식품을 빠르게 키울 수 있을 겁니다. 채광과 온습도, 영양분 등 환경을 조절할 수 있으니까요. 아울러 제주도 용암해수에 열 에너지를 활용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많은 블록체인 사업들은 도전적이고 위험도 많습니다. 민 CSO도 이번 사업 직전에 삼성SDS에서 수석 컨설턴트로 일했다고 들었습니다. 블록체인에 도전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새로운 걸 만드는 것을 좋아합니다. 작지만 새로운 것을 하나씩 이루면 성취감이 정말 큽니다. 기왕이면 세상을 좋게 만드는 일이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 스트레스도 받지 않죠. 블록체인의 탈중앙화 철학도 저를 매료시켰습니다. 1%가 아니라 99%를 위한 기술, 이 기술이 너무 좋습니다.

-그렇지만 가상화폐 시장은 위기에 직면했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나왔고, 실체가 없는 사기도 많았습니다. 이번 기회에 옥석이 가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사기꾼이 재미보는 때는 끝났기 때문에 자정 작용이 진행될 것이란 말입니다. 저희는 실물을 만드는 프로젝트입니다. 완성이 지연됐고 채굴기 규모도 감소했지만 그만큼 성능은 개선될 겁니다.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보면 절반의 성공까진 온 것이라고 자평합니다. 특히 실생활에 유용하게 쓰이는 서비스가 나오면 블록체인을 바라보는 시선도 바뀔 것으로 기대합니다. 훌륭한 서비스를 준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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