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을 추진하면서 산업계가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동안 정부의 무관심 속에서 오너들의 리더십으로 세계 2위 시장을 만들었더니, 이제 와서 오너 지배력을 문제 삼으며 지분 매각을 강요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거래소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담은 '디지털자산기본법 규율 주요내용'을 더불어민주당에 제출했다. 핵심내용은 대주주 지분을을 15~20%로 분산하고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도입하는 것이다.
지배구조 개편 이유로는 거래소가 1100만명이 이용하는 유통의 핵심 인프라지만, 소수 창업자·주주가 지배력을 행사하고 운용수익이 집중돼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 준법감시인 선임, 감사위원회 설치 등 투명성과 신용 확보도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개편안에 가상자산거래소들은 반박에 나섰다. 지배력 집중을 단편적으로 꼬집을 게 아니라, 시장 형성과 산업 발전 과정에서 오너들의 리더십과 책임경영이 필수였다는 점을 간과했다는 것이다.
실제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송치형 회장, 빗썸의 실소유주 이정훈 전 이사회 의장, 코인원 창업주 차명훈 의장은 10여년 전 불모지에서 사업을 시작해 각 사를 세계적인 거래소로 키웠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지원과 육성은 커녕 거래소를 패쇄하겠다고 엄포를 놨고, 금융위 등 부처들은 서로 자기 소관이 아니라며 관리·감독을 거부하며 그림자 규제로 거래소들을 통제했다. 거래소들은 도박장으로 치부됐으며 오너들은 사기꾼 오명까지 썼다.
그러나 송 회장과 이 의장 등 오너들은 지속적으로 도전과 혁신을 추구하며 블록체인 기술 발전은 물론 신규 가상자산 섹터의 확장과 실용성 입증, 글로벌기업과 협업과 해외 진출, 다양한 서비스와 상품 출시 등으로 국내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비로소 가상자산을 제도권에 편입시켰다.
게다가 이들은 최근 제도화가 속도를 내고 회사가 안정적인 성장 단계에 들어서면서 금융권과 협업, 신사업 도전 등으로 거래소 운영에서는 힘을 빼고 있다. 송 회장은 지배권을 내려 놓고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빅딜을 추진 중이며, 이 전 의장은 신설법인 대표로 신사업 확장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 창업자들이 오너십을 갖고 운영에 적극 참여했기 때문에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는데, 오히려 당국이 이를 문제 삼아 지분 제한을 한다는 것은 가상자산 뿐만 아니라 신산업의 혁신과 성장을 막는 것"이라며 "세계 어디에도 없는 극단적 규제로 당국이 외치던 글로벌 스탠다드와도 정면 배치된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EU·일본 등 해외에선 주요 주주의 신원조회를 요구하거나 재무건전성 등 적합성 평가를 실시하지만 별도의 지분소유 분산요건을 두고 있지는 않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강제적인 지분 제한 보다 기업공개(IPO) 등을 유도해 자연스럽게 지분이 분산되고 관리 감독이 이뤄지도록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미국 최대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나스닥 상장으로 자금을 조달해 신사업에 추진 중이며 그 과정에서 지배구조 쏠림도 해결했다. 현재 코인베이스의 지분 구조는 창업자 브라이언 암스트롱이 3.5%, 뱅가드 10.6%, 블랙록 6.4% 등으로 쪼개져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초기 혁신기업의 성장은 창업주의 리더십과 책임경영에 기반하며 인위적인 지분 규제는 혁신을 저해하고 경영의 비효율을 초래한다"며 "성장한 기업이 상장을 통해 자본시장에 진입하면 주주 구성이 다양화되고 소유과 경영의 균형도 자연스럽게 이뤄진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