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한복판, 한강로3가 일대 용산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시공사 결정일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막바지 결전이 벌어지는 곳은 현장의 남쪽 모퉁이께 한강대로 변에 있는 한 예식장 건물. 용산역 1번출구에서 한강대교 방향 도보로 10여분 거리다.
포스코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9일 이곳의 4층과 5층에 각각 홍보관을 설치했다. 조합원 표심을 잡기 위해서다. 양사는 오는 21일까지 홍보관을 운영한다. 하루 4번씩 조합원 설명회도 연다. 2차 설명회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조합 총회는 22일 열린다.

추첨으로 '기호 1번'을 부여받은 포스코이앤씨는 이 건물 4층에 홍보관을 마련했다. 입장하자마자 '오티에르 용산'의 대형 모형이 눈에 들어온다. 글로벌 설계사 '유엔스튜디오'의 벤 반 베르켈과 협업해 한강 물결 모양을 반영한 외관이 독특했다. 위에서 보면 바람개비 모양을 연상시키는 주동 외관도 눈에 띄었다. 조망 특화를 통해 설계한 단지 사이 2개의 스카이브릿지도 인상적이다.
모형 안쪽으로는 대형 스크린이 있는 대규모 설명회장이 마련됐다. 인공지능(AI) 기술 활용 체험존에서 '전 세대 한강 조망'이라는 포스코이앤씨의 핵심 제안도 체험해 볼 수 있다. 전용면적 162㎡ 펜트하우스의 주방과 거실도 재현해 탁 트인 한강 조망을 실감할 수 있었다.
또한 조합원 대상 맞춤형 상담을 통해 방, 화장실 등 공간계획을 새롭게 할 수 있는 '플렉시폼' 기반 컨설팅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5층에 마련된 '기호 2번' HDC현산의 홍보관은 용산역과 단지를 직접 연결하는 대형 지하공간 개발 계획을 전면에 내세웠다. HDC현산이 제안한 '더 라인(THE LINE) 330'의 대형 모형에서는 단지 전체를 수평으로 가로지르면서 연결하는 스카이브릿지가 두드러지게 차별화 됐다.
HDC현산은 또 115m 상공에 360도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선보인다는 계획도 내놨다. 아울러 자사가 보유한 △용산역 아이파크몰 △용산역 전면 공원 지하 개발 △용산철도병원 부지개발 등 개발권한과 운영자산을 활용해 용산역과 지하 연결을 통한 'HDC용산타운'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양사는 홍보 과정에서 신경전도 벌였다. 용산역, 신용산역과 단지를 지하로 연결하는 통로를 비롯해, 글로벌 호텔 브랜드 하얏트 유치, 도로를 가로지르는 스카이 브릿지 등을 두고 상대측 계획안이 실현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지하 연결 통로와 관련해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HDC현대산업개발은 주변 건물들의 동의도 받지 않고 지하를 연결하겠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포스코이앤씨는 기술 검토를 통해 HDC현대산업개발 사업 구역과 관계없는 곳을 통해 신용산역과 이어지는 지하통로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HDC현산 관계자는 "주변 건물에서 지하철 역과 바로 연결되는 통로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면서 "지하 통로 개발은 문제가 없고 용산역과 신용산역 연결은 의미가 다르다"고 반박했다.

하얏트 유치와 관련해서는 HDC현산 관계자는 "파크하얏트는 HDC그룹과 라이선스 계약이 있고 운영, 개발을 HDC그룹(계열사)에서 하고 있다"면서 "이를 다른 회사에 주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이앤씨 측에서는 "우리는 HDC현대산업개발이 햐얏트와 맺은 양해각서(MOU)와 달리 입점의향서(LOI)를 확보했다"며 "MOU는 사업을 추가로 검토하겠다는 관심 표명일 뿐이며, 조합원이 선택할 경우 유치를 자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보관을 찾은 한 조합원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설계와 파격적인 조건들이 실제로 구현된 모습을 보니 좋았다"면서 "양 조건이 모두 좋아 다양한 조건을 비교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고급화 시설인 만큼 향후 관리비에 대한 부담도 크다"면서 "관리비 문제 보전 등의 조건에 눈길이 간다"고 말했다.
한편,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은 약 1조원 규모 도시정비사업이다. 지하 6층~지상 38층 규모 빌딩 12개동, 아파트 777가구, 오피스텔 894실, 상업 및 근린생활시설 등으로 재탄생한다. ▷관련기사: 'HDC현산 vs 포스코이앤씨' 용산정비창전면1 재개발 누가?(5월23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