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기존 철도에 수소 인프라를 구축하고 수소열차를 시범 운행하는 '수소전기동차 실증 연구개발(R&D) 사업'에 착수했다고 7일 밝혔다. 객차에 동력이 분산되고 양쪽 모두 운행할 수 있는 중·근거리용(통근용) 수소열차가 시범 모델이다.
이 사업에는 2027년까지 총 321억원이 투입된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주관기관이다. 앞서 2022년 우진산전 등이 참여해 국가 연구개발로 확보된 수소전기동차 핵심기술이 현장 실증을 거쳐 조기 상용화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수소열차는 수소전기차와 같은 원리로 구동한다. 수소저장용기에 채운 수소를 연료전지에 공급해 전기를 생산하고, 전동기를 구동해 추진력을 얻는 방식이다. 전차선을 통한 외부 전력 공급이 필요 없어 전철화가 어려운 비전철노선에 놓을 수 있다. 전철을 놓기 어려운 노선에서 디젤 열차를 대체하는 것이다.
또 디젤열차보다 에너지 효율이 2배 이상 높고, 탄소 배출이 없어 노후 디젤열차를 수소열차로 대체할 경우 경제적·환경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게 국토부 기대다. 연료비를 비교해도 수소열차는 1107원/km, 디젤열차는 3548원/km이다.
국토부는 세계 수소열차 시장이 연평균 25% 이상 성장해 2035년에는 264억달러(37조6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독일이 2018년 9월 수소열차를 가장 빨리 상용화했고, 미국·일본·중국·캐나다 등도 시험 운행을 개시하는 등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이번 실증 사업은 출력 1.2MW, 최고운행속도 150km/h(설계속도 165km/h), 1회 충전 주행거리 600km 이상의 성능을 갖춘 수소전기동차 1편성(2칸)을 2027년까지 제작하고, 형식승인 등 안전성 검증을 거쳐 실증 노선에서 시범 운행하는 것이다. 수소 충전소와 차량 검수시설 등 인프라도 구축한다.
정의경 국토부 철도안전정책관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수소열차를 조기에 상용화함으로써 'K-수소열차'가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고, 미래 철도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