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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그 비싼 땅이 아직 주유소?…딴 거 해봅시다"

  • 2025.05.08(목) 12:12

C&W 기업솔루션팀 인터뷰
교통량 많은 주유소, '드라이브 스루' 변신
식음료 직·가맹점 개발 잠재력도 높아

"10억원 땅에서 주유소를 운영해 연 3000만원 정도 수익이 난다면 나쁘지 않죠. 그런데 땅값이 배로 뛰었다면 꼭 주유소를 계속해야 할까요?"

글로벌 부동산 자문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W) 기업솔루션팀이 정유사의 자산 효율화 상담 과정에서 던지는 의문이다. 주유소 수익률은 줄었거나 고정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깔고 앉은 땅값이 크게 올랐다면 수지 타산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큰 찻길에 붙어있는 주유소 땅은 가치가 높기 마련. 그만큼 시장성도 뛰어나다. 이 자문사의 기업솔루션팀은 매각 자문 고객은 물론 주유소 부지 매입을 원하는 이들도 만족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 나서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80여건의 주유소 매각 자문 중 40건가량을 최종 매각까지 연결했고 올해도 벌써 지난달까지 10여건의 매각을 마쳤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이지열 이사(왼쪽)와 정예원 기업솔루션팀 과장.(사진=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기업솔루션팀을 이끄는 이지열 이사는 최근 비즈워치와 인터뷰에서 "주유소의 수익률이 과거보다 줄어든 것은 맞다"면서도 "수익률의 문제보다도 주유소 부지의 땅값이 오르다 보니 자산 효율화 차원에서 매각하려는 정유사와 이를 개발하려는 수요가 더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이 이사는 "이에 C&W 기업솔루션팀도 주유소 매각 서비스에 뛰어들면서 우리만의 독창적인 색깔을 갖추기 위해 단순 중개의 역할이 아닌 종합 컨설턴트 차원의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주유소 찾아 '강원도, 경상도도'

주유소 매각을 위한 종합 컨설턴트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책상머리에만 있을 수 없다. 지역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현지 소통 창구 확보도 중요하다. 주유소를 운영하는 이들을 직접 만나고 정보를 들어야 하니 현장을 찾아갈 수밖에 없다.

이지열 이사는 2023년 10월부터 주유소 매각 서비스를 시작한 때를 두고 "무식하면 용감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정유사의 유휴부지를 어떻게 할 것인지와 관련해 자산 효율화 컨설팅을 하고 전략을 제시했는데 이를 누가 수행할 것인가 하다가 우리가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1917년 미국에서 설립된 쿠시먼은 2000년 한국에 진출했다. 리테일(소매) 기업 임대차 자문, 자산 컨설팅 등을 중심으로 성장해 국내 상업용부동산 시장에서 자리잡았다. 기업솔루션팀은 캐피탈마켓 그룹에 속해 대형 오피스빌딩과 중소형 빌딩, 개발가능부지 등의 다양한 자산 거래에 대한 자문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하지만 새로 나선 주유소 매각 자문은 다른 차원의 일이었다. 대형 빌딩이나 기업 사옥과 달리 주유소는 전국에 흩어져 있고 그 수도 많았다.

이 이사는 "기존 주유소 매각은 단순히 매각 관련 안내만 올리고 끝이었지만 우리는 투자제안서(IM)를 만들어 배포했다"며 "매각하고자 하는 주유소 부지에는 별도의 비용까지 투입해 건축사무소에 설계를 의뢰하고 개발 중 문제될 부분이 있다면 구청에 직접 찾아가 협의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주유소 헐고 '스타벅스DT'?

전국 주유소를 방문하는 일은 정예원 기업솔루션팀 과장의 몫이다. 그는 강원도와 부산, 울산, 목포, 하동 등 수십 개의 전국 주유소를 직접 찾아가 살피다 보니 현장에 애정이 생기고 관련 부동산 현황에 대해 '빠삭하게' 됐다고 자부한다.

정 과장은 최근 주유소 부지 매입을 원하는 이들 대부분은 기존 주유소를 그대로 운영하려 하지 않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정유사들이 내놓은 주유소를 구매해 그대로 주유소를 운영하려는 이들과 부지를 사들여 다르게 개발하려는 이들의 비율이 거의 5대 5 수준이었다"면서 "그러다가 지난해 7월부터 주유소 부지를 구매해 개발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 비율은 3대 7이 됐다"고 설명했다.

과거 주유소 부지에 지어진 스타벅스 수원권선DT점.(사진=스타벅스)

또 "주유소 영업이 잘되는 부지라도 '드라이브 스루'(승차 구매)가 가능한 에프앤비(F&B, 식음료 업체) 직·가맹점이 그 자리를 대체하는 것도 하나의 흐름"이라고 짚었다. 교통량이 많은 주요 도로변이나 교차로에 들어선 주유소의 입지를 다른 상업시설에 활용했을 때 수익성이 더 좋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평택 맥도날드GS DT점 처럼 주유소와 함께 운영하는 복합개발 사례도 있다.

계속해서 "개발을 염두에 둔 사업자라면 주유소 철거비용과 업종전환을 위한 토양오염 정화 비용 등도 걱정이겠으나 이는 원인자, 즉 매도인 부담으로 처리해야 하는 사안"이라고도 설명했다.

개발하려고 부지를 샀더라도 당장은 기존 주유소를 그대로 운영하는 것도 방법이라는 게 정 과장의 조언이다. 그는 "주유소는 일단 수익을 계속 낼 수 있는 안전 자산이라는 측면이 있다"면서 "개발을 목적으로 부지를 매입하더라도 인허가 기간 등을 고려했을 때 땅을 놀리지 않고 주유소를 그대로 운영해도 된다는 게 장점"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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