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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두타', 현대면세점 빼고 HDC호텔 품는 이유

  • 2025.06.20(금) 15:58

HDC호텔, 두산타워에 5성급 브랜드 도입
코로나19 거치며 서울 호텔 4000실 줄어
관광객 늘며 복합단지 내 호텔 활기 기대

서울 동대문 상권의 상징이었던 두산타워가 호텔을 품는다. 늘어나는 외국인 관광객의 숙박 수요를 노린 변화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호텔HDC는 동대문 두산타워에 5성급으로 국내에 선보인 적 없는 해외 호텔 브랜드를 도입하고 위탁 운영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 2월 한국투자증권이 약 9000억원의 인수가로 동대문 두산타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건물 내 호텔을 조성하려는 계획에 따른 것이다.

두산타워 전경/사진=마스턴투자운용

면세점 '큰손' 줄었지만…

동대문 두산타워에 호텔이 입점할 공간은 이 건물 지상 6~14층에 들어선 현대백화점의 면세점 자리다. 현대백화점은 내달 31일까지만 이곳 현대면세점 동대문점을 운영한다.

면세점 대신 호텔 입점 계획이 세워진 이유는 최근 외국인 관광객의 숙박 시설 수요는 급증했기 때문이다. 반면 면세점 주요 소비층인 중국인 관광객은 줄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15년과 2016년 전체 외국인 관광객 수는 1323만명, 1724만명이다. 각각 중국인 관광객 비율이 45.2%, 46.8%에 달했다.

코로나 확산 직전이었던 2019년에 외국인 관광객 수는 1750만명이었다. 코로나 확산 시기인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252만명, 97만명으로 집계됐다. 이후 2023년과 2024년에 1103만명, 1637만명으로 회복했다. 그러나 중국인 관광객 비율은 18.3%, 28.1%에 그쳤다.

사라진 호텔들

최근 외국인 관광객이 다시 증가했지만 이들의 숙박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관광객 수가 급감했던 코로나19 확산기를 버티지 못하고 다수의 호텔이 폐업했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호텔HDC 창립 20주년을 맞아 열린 '호텔 투자환경의 변화 및 전망' 포럼에서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기업 JJL(Jones Lang LaSalle)코리아 호텔팀의 김민준 이사는 "코로나 유행 시기에 서울에 있는 호텔 약 4000객실 정도가 사무실이나 주거로 용도 변경을 해 멸실됐다"고 짚었다.

이어 "고금리와 토지가·공사비 인상 등으로 앞으로 호텔 공급은 굉장히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동대문 두산타워처럼 기존 근린생활시설이나 오피스 시설의 용도를 호텔로 변경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신규 개발의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지 않고 기존 건물을 활용해 호텔로 전환하면 투자 리스크와 초기 비용을 절감하고 공급 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복합개발도 호텔 '품고'

최근 복합개발 사업지에서도 호텔을 조성하려는 계획이 관측된다. HDC현대산업개발도 노원구 광운대역 일대를 개발하는 4조5000억원 규모의 도시개발 사업인 '서울원 프로젝트'에 '메리어트 호텔' 조성을 꾀하고 있다. 용산 정비창전면1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를 위해서는 '파크하얏트' 유치를 내걸기도 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서울원 프로젝트가 내세운 개념인 '초근접 스마트 커뮤니티'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아파트와 복합쇼핑몰, 5성급 호텔 도입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를 통해 삶의 전체 요소를 반경 1㎞ 안에서 연결하는 미래형 융합 도시를 만든다는 목표다.

김민준 이사는 "지금 계획된 호텔의 대부분 추가 공급은 기존 시설을 허물고 재개발하는 사업에 포함한 형태"라면서 "주거와 사무실, 리테일(소매업)을 함께 짓는 복합개발에서 단지 전체에 후광 효과를 줄 수 있는 호텔도 함께 조성하려는 비율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안진우 퍼시픽투자운용 상무는 "호텔은 복합개발의 종합효과 중심축에 있다"면서 "사무실을 이용하는 이들이나 쇼핑몰을 이용하는 소비자 모두 호텔 서비스와 상호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호텔이 쇼핑과 업무, 숙박 수요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복합단지 전체의 가치를 올리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광운대 역세권 개발사업/자료=HDC현대산업개발

호텔, 복합개발 흐름 맞춰 수익 형태 다각화

김민준 이사는 "고급 호텔과 리조트는 보복 여행 심리와 호화 여행에 대한 수요 증가로 ADR(객실평균판매단가)과 RevPar(1객실당 매출)가 코로나 확산기 이전보다 높게 형성돼 투자매력이 상승했다"고 짚었다.

이어 "과거에는 고액 자산가들의 호텔 매입 비중이 높았지만 지금은 금융 투자자나 사모펀드의 투자 비중이 높아졌다"면서 "호텔은 과거처럼 과시용이 아닌 고금리 물가상승 시기에 투자 대비책이자 실질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호텔 업계에서는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법으로 호텔 단일 운영이 아닌 식음료와 리테일을 결합하는 전략을 짜고 있다. 아울러 일과 휴가를 동시에 즐기는 걸 의미하는 워케이션(Worcation) 공간 조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호텔HDC도 향후 식음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프랑스 디저트 브랜드 '피에르 에르메'와 국내 사업을 협의 중으로 내년 초 매장 개점을 목표로 한다. 

호텔HDC 사업개발팀 관계자는 "피에르 에르메는 단순한 디저트 브랜드가 아닌, 호텔 전반의 미식 경험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전략적 협업사"라며 "현재 사업 구조 및 국내 도입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성용 호텔HDC 대표는 "호텔을 단순한 숙박시설이 아닌 복합문화공간으로 확장하는 HDC만의 호텔 운영 전략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호텔HDC는 향후 국내 도심, 복합개발지, 주요 관광거점을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호텔 자산의 개발 및 운영 역량을 고도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민준 JLL 코리아 이사가 글로벌 호텔 투자 환경 및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호텔H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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