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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IPO]미국 우주항공 ETF 경쟁, 투자자가 봐야 할 것

  • 2026.06.09(화) 14:46

ETF 운용사, 스페이스X ‘이르게 최대로’ 편입 입을 모아
공모주 청약 물량으론 어려워, ‘빠른 매수’도 가격 부담
그런데도 벌어지는 ‘즉시 편입’ 마케팅 과열 아쉬운 부분

미국 우주항공 기업 스페이스X의 12일(현지시간) 나스닥 상장이 다가오면서 미국 우주항공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도 투자자의 관심이 쏠린다. 국내 투자자의 스페이스X 공모주 직접 참여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대안 투자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투자심리를 겨낭한 ETF 운용사들은 스페이스X를 이른 시기에 최대 비중으로 편입하겠다는 마케팅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우주항공 ETF 운용사들이 이런 호언장담을 제때 지킬지는 미지수다. 공모주 청약 신청의 경우 원하는 만큼 물량을 받기 힘들고, 상장 직후 매수는 가격 부담이 상당할 가능성이 크다. ETF 운용사가 이런 문제를 투자자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눈에 띄나 부정확한 표현으로 투심 모으기에만 신경 쓰는 모습도 보인다.  

너도나도 스페이스X ETF 편입 ‘빨리빨리’

9일 ETF 정보 플랫폼 ETF체크에 따르면 △TIGER 미국우주테크(미래에셋자산운용) △KODEX 미국우주항공(삼성자산운용)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한국투자신탁운용) △SOL 미국우주항공TOP10(신한자산운용) △TIME 글로벌우주테크&방산액티브(타임폴리오자산운용) △1Q 미국우주항공테크(하나자산운용) 등 상장지수펀드(ETF) 6종이 현재 스페이스X를 투자종목에 편입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TIME 글로벌우주테크&방산액티브는 액티브 ETF, 나머지 4종은 패시브 ETF다. 패시브 ETF는 기초지수 수익률을 그대로 따라가는 ETF다. 반면 액티브 ETF는 기초지수가 비교지수(벤치마크) 역할을 하고, 비교지수를 70% 이상 따르되 나머지는 운용역이 재량껏 운용한다.

즉 액티브 ETF는 운용역이 투자종목 편입이나 비중 조정을 시기와 상관없이 진행할 수 있다. 이런 액티브 ETF의 특징을 살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을 IPO 주관사에 신청한 뒤, 12일 공모주 물량 배정을 받으면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 ETF에 분배해 편입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스페이스X가 상장하고 하루 뒤 주식을 장내 매수하는 방식으로 글로벌우주테크&방산액티브에 편입하겠다는 방침이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관계자는 "우리는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을 신청하지 않았다"며 "평소 액티브 ETF를 운용하던 대로 상장 직후에 편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패시브 ETF 4종도 일단 스페이스X 상장 이후 주식을 사들여 편입할 계획이다. 다만 편입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기 위해 다양한 특례를 마련했다. 보통 패시브 ETF는 정기 리밸런싱(종목 재조정) 시기에만 투자종목을 편입하거나 비중을 바꾼다. 기초지수 관련 지수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편입 종목과 비중을 변경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삼성자산운용은 지수방법론 변경을 통해 스페이스X가 상장하면 정기 리밸런싱 시기와 상관없이 KODEX 미국우주항공에 25%까지 특별 편입할 수 있도록 했다. 지수위원회에서 상장 당일인 13일 편입을 결정하면 그 다음주 월요일인 15일에 바로 투자하는 방식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미국우주테크에 특례를 적용해 스페이스X가 상장하면 2영업일 안에 최대 25%를 편입할 예정이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우주항공TOP10은 지수방법론에 따라 스페이스X 상장 이후 1영업일 안에 최대 25%를 바로 편입할 수 있다. 하나자산운용도 스페이스X가 상장하면 1Q 미국우주항공테크의 신탁재산 최대 16%를 즉각 편입할 방침이다.공모주로는 편입 목표 불확실...결국 시장 매수로 채워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에 스페이스X 비중을 최대 25% 편입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투운용은 스페이스X IPO에 참여해 공모주를 배정받을 경우 해당 주식을 먼저 편입한다고 밝혔다. 다만 공모주로 스페이스X 주식을 대량 확보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 ETF 순자산은 월 5일 기준 2519억원인데, 25%를 편입하려면 스페이스X 주식 630억원 규모가 필요하다.

로이터에 따르면 스페이스X가 6일 개최한 기관투자자 대상 로드쇼에서 투자 수요 1500억달러가 몰렸다. 자금 조달 목표치 750억달러보다 2배 많다. 스페이스X IPO가 역대 최대 규모인 점을 생각하면 2대 1은 낮은 경쟁률이 아니다. 스페이스X는 공모주 물량의 30%를 개인에게 배정할 방침이라 실제 경쟁률은 더 높아질 수 있다.

다른 패시브 ETF 운용사의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 신청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만약 신청했다면 이들도 같은 문제를 안게 된다. 게다가 패시브 ETF 운용사는 지수위원회의 기초지수 편입 결정 전에 스페이스X 공모주를 먼저 받아 ETF에 분배하면 운용 원칙 위반 논란이 일어날 수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패시브 ETF는 지수방법론에 따라 편입 종목을 결정하는데, 지수방법론에 명시하지 않은 사항을 아예 실행할 수 없는지 아닌지는 명확하지 않다”며 “패시브 ETF 운용사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논란이 일어날 가능성을 조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 미국 우주항공 ETF를 굴리는 운용사들은 스페이스X 상장 이후 시장 매수를 통해 목표로하는 편입 비중을 채워야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스페이스X는 초기 유통물량이 적기 때문에 상장 직후 주가가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 스페이스X가 고평가 지적을 받는데도 매매가 활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토드 손 스트래티가스 ETF전략책임자는 “수조 달러 규모의 ETF가 스페이스X 주식을 사야 하는데 실제 유통물량(공모물량)은 5%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금융 전문가인 마스와스 다모다란 뉴욕대 스턴 경영대학원 기업금융학과 교수도 최근 월스트리트저널 팟캐스트에 출연했을 때 "스페이스X는 투자자 심리와 모멘텀에 따라 가장 활발하게 매매되는 종목 중 하나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6월 5일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 서클인터넷그룹의 사례도 있다. 서클인터넷그룹의 공모가는 31달러였다. 그런데 상장 당일 시초가는 69달러였고, 12거래일 뒤에는 298.99달러를 찍었다. 1년 뒤인 올해 6월 5일 주가는 80.28달러다.

즉 미국 우주항공 ETF가 스페이스X 상장 직후보다는 일정 기간 이후 주식을 편입하는 쪽이 가격 부담은 오히려 덜할 수 있다. 한 패시브 ETF 운용사 관계자도 “스페이스X 상장 이후 최대 25%까지 편입 가능하다는 것이고 실제 편입 비중은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ETF 운용사의 부정확한 ‘즉시 편입’ 마케팅 유감

이런 상황에서도 ETF 운용사가 현재 ‘스페이스X 즉시 편입’을 강조하는 마케팅에 몰두하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당장 투자자를 모으는 데만 신경을 쓰다 보니 투자자가 오인하기 쉬운 ‘과장 표현’도 등장하고 있다. 

한 예로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액티브 ETF의 특징을 살려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 ETF에 스페이스X 주식을 빨리 편입하겠다는 사전 홍보 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 수단으로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스페이스X IPO에 참여했고 배정받은 물량을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 ETF에 분배하겠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연이어 내고 있다.

패시브 ETF 운용사는 운용 방식상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 신청 결정과 공개가 쉽지 않다. 이 틈을 타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선제적인 틈새 홍보에 나선 셈이다. 효과도 상당하다.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에 5월 하루 개인 순매수 145억원이 몰리렸다. 최근 1개월 동안 가장 많은 수준이다. 

탄력을 받은 한투운용은 8일 보도자료에서도 스페이스X IPO 참여를 강조했다. 나아가 국내 자산운용사 중 유일하게 스페이스X IPO 참여를 공식화했고, 패시브 유형은 스페이스X IPO 참여가 힘들다고도 언급했다.

이런 표현은 투자자 관심을 끌어모으는 효과가 크지만 반대로 혼선도 일으킬 수 있다. 통상적으로 'IPO 참여'는 주관사나 인수단 합류를 의미한다. 한투운용은 말 하는 'IPO 참여'란 주관·인수단이 배정하는 공모주에 청약 신청을 하는 행위를 뜻한다. 신청에 따른 물량 배정은 12일 확인 가능하며 한투운용이 어느 정도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패시브 ETF 운용사가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 신청을 아예 할 수 없는 것처럼 잘못 읽힐 소지도 있다. 패시브 ETF 운용사가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을 IPO 주관사에 신청했는지 여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이런 문제는 스페이스X 관련 미국 우주항공 ETF를 둘러산 마케팅 경쟁 과열의 단면이라는 지적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이 4월에 낸 금융투자사 과장 광고 관련 자료에서도 ‘허위 또는 과장된 표현’ 사례로 스페이스X 관련 ETF를 연상하게 만드는 '▲▲ 항공우주 ETF – 유명 항공우주 기업 OO에 투자 가능한' 문구가 지적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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