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에게 충전기는 필수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충전 인프라는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 수요가 늘면 시장은 성장한다. 여러 업체들이 전기차 충전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다. SK네트웍스도 전기차 충전 업체 인수를 마무리 짓고 사업 확장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SK네트웍스, 급속 충전 사업 투자 마무리
SK네트웍스는 지난해 말 급속충전기 운영 기업 '에스에스차저' 인수 작업을 마무리했다고 3일 밝혔다. 지난해 8월 말 이사회에서 에스에스차저에 총 728억원을 투자하는 안건을 승인한 이후 약 5개월만이다.
이번 인수로 SK네트웍스는 에스에스차저의 지분 50.1%를 보유하게 됐다. 앵커에퀴티파트너스도 투자에 참여해 29.0%의 지분을 확보했다. 에스에스차저 대표로는 SK네트웍스 기획실장을 맡았던 조형기 대표가 선임됐다.
에스에스차저는 전기차 충전 플랫폼 업체다. '에스트래픽'의 전기차 충전 사업부가 물적분할한 회사다. 현재 전국에 총 1650대의 급속충전기를 운영하고 있다.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은 지난 2020년 주유소를 현대오일뱅크 등에 매각한 후 새로운 모빌리티 사업 모델을 물색해왔다. 당시 사업을 매각하고 확보한 1조3000억원을 통해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최 사장이 새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사업이 바로 '전기차 충전'이다. 지난해 1월엔 전기차 완속 충전 업체 '에버온'에 1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이번 에스에스차저 인수를 바탕으로 모빌리티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SK네트웍스는 전기차 충전 사업을 SK렌터카 등 기존 사업과 연계할 생각이다. SK렌터카는 현재 전기차 전환 작업이 한창이다. 오는 2030년까지 보유한 차량 전부를 전기차로 바꿀 계획이다. SK네트웍스는 향후 전기차 렌탈과 충전 서비스를 함께 제공해 시너지를 얻겠다는 생각이다.
너도나도 충전사업
SK네트웍스만 전기차 충전 시장에 주목한 것은 아니다. LG전자, 한화 등 대기업들도 잇따라 전기차 충전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초고속충전 브랜드 '이피트(E-Pit)'를 통해 전기차 충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피트는 현재 고속도로 휴게소 12곳과 도심지 9곳에 설치돼있다.
LG전자도 전기차 충전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연말 조직 개편을 통해 BS사업본부(기업거래) 산하에 전기차 충전사업담당을 신설했다. 현재 평택 LG디지털파크 내 스마트폰 제조공장을 전기차 충전기 제조공장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엔 GS에너지·GS네오텍과 함께 전기차 충전 전문업체 '애플망고' 지분 100%를 인수하기도 했다.
한화솔루션도 지난해 전기차 충전 브랜드인 '한화모티브'를 출시하고 전기차 충전 사업에 진출했다. 한화모티브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공에서부터 컨설팅, 투자, 운영, 유지보수에 이르는 종합솔루션을 고객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대기업들이 충전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전기차가 보급이 빠르게 늘면서 전기차 충전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어서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롤랜드버거는 전 세계 전기차 충전시장 규모가 올해 550억달러(약 70조원), 오는 2030년 3250억달러(약 414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30년 국내 전기차 충전 사업 시장은 약 2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3000억원보다 8.3배 성장할 것"이라며 "전기차 충전 사업자도 2021년 말보다 80%이상 늘면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