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출범 이후 국내 증시가 연일 상승 랠리를 이어가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 이재명 대통령의 수익률도 함께 뛰고 있다.
대선 전 2700선에 머물던 코스피는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쟁 위기로 매물 압력을 받으면서도 삼천피(코스피 3000)를 계속 두드리는 상황이다. 이 대통령이 대선 직전에 매수했던 코스피200 ETF와 코스닥150 ETF 역시 같은 기간 10% 넘는 수익률을 기록중이다.

KODEX 200은 거치식, TIGER 200은 월 100만원씩 적립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투표일 직전인 지난달 28일 '1400만 개미들과 한배 탔어요' 주제의 더불어민주당 유튜브 라이브방송에서 5년간 1억원 규모로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다며 투자포트폴리오를 공개했다.
구체적으로 상품명을 밝히진 않았지만, 비즈워치 취재결과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 ETF 564주를 2003만8920원어치 매수했고, 'KODEX 코스닥150' ETF 1695주를 2000만1000원에 매수한 것으로 확인된다.
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00' ETF는 매월 100만원씩 5년간 적립식으로 매수하기로 약정하고, 같은 날 29주를 103만80원에 매수했다. 5년 뒤 6000만원을 채워 총 투자원금만 1억원을 담는다는 계획이다. 결과적으로 삼성운용의 ETF 4000만원어치, 미래에셋운용의 ETF 6000만원어치를 매입하는 셈이다.
이 대통령의 목표대로 코스피가 5000포인트까지 뛰어 오른다면 임기를 마치고 퇴임시 투자원금은 2배 수준으로 불어나게 된다.같은지수 상품 다른 방식으로 매수...운용보수 감안한다면?
눈에 띄는 것은 이 대통령이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ETF 두 가지를 골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매수했다는 점이다.
삼성운용의 'KODEX 200'은 2000만원 상당을 한번에 매수하는 거치식으로 투자하고, 미래에셋운용의 'TIGER 200'은 월 100만원씩 적립식으로 5년간 매수하기로 약정한 것이다.
특정 운용사 상품만 매수하기에는 부담됐기 때문에 형평성 차원의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평소 짠돌이라고 불릴 정도로 지출에 깐깐한 이 대통령 성향을 보면 다소 의아한 부분도 있다.
'KODEX 200'과 'TIGER 200'은 같은 코스피 200 지수를 추종하는 동일한 구조의 ETF이지만, 운용보수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KODEX 200'은 총보수가 0.15%로 지수형 ETF치고는 높은 편이며, 'TIGER 200'은 총보수가 3분의 1수준인 0.05%다.
총보수에 기타비용(지수사용료, 회계감사비 등)을 더한 총보수·비용비율(TER) 역시 'KODEX 200'은 0.16%로 'TIGER 200'보다 0.09%포인트 높다. 총보수에 매매수수료 및 중개수수료를 더한 실부담비용도 'KODEX 200'이 갑절 수준으로 많다.
저비용 ETF일수록 장기투자시에 수익률을 조금이라도 더 챙겨갈 수 있기 때문에 수익률만 고려했다면 선택은 반대로 했어야 했다. 펀드 운용보수는 365일로 나눠 매일매일 차감하는 구조여서 장기투자일수록 운용보수가 낮은 상품을 고르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거래량이 어느정도 받쳐주는 상품이라면 거치식이든 적립식이든 저비용 ETF가 당연히 더 나은 선택"이라며 "굳이 둘다 선택해야 한다면 운용보수가 낮은 상품을 거치식으로 매수하고, 보수가 높은 상품을 적립식으로 하는 선택이 더 나은 수익률을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징성과 거래량 KODEX, 비용 효율과 수익률은 TIGER
이 대통령이 거치식으로 매수한 'KODEX 200'은 삼성자산운용이 KODEX 이름을 달고 상장한 첫번째 ETF라는 대표성을 갖는다. 한일 월드컵이 열린 2002년에 상장됐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한국시장 대표 지수형 ETF로 이 상품을 꼽는다.
거래량도 국내 ETF중 가장 많다. 60일 평균 거래량 860만주는 가히 압도적이다. 어떤 ETF보다 원하는 가격에 사고팔기 쉽다는 얘기다.
반면 이 대통령이 적립식으로 향후 5년간 매수 예정인 'TIGER 200'은 투자자 시선에서 볼 때 탄탄한 스팩을 갖췄다는 것이 장점이다. 우선 'KODEX 200'에 비해 3분의 1 수준의 운용보수가 시선을 끌고, 주당 배당금에서도 앞선다. 이 상품의 최근 1년 배당수익률은 2.23%로 'KODEX 200'(2.04%)보다 우위에 있다. 190만주의 거래량도 'KODEX 200'에는 못미치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한편 이재명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기대감 속에 국내 증시도 회복세를 보이면서 대표지수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도 재차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KODEX 200'은 지난 9일 하루 개인투자자 순매수금액이 523억원에 달했고, 'TIGER 200'에도 올해 개인 자금만 609억원이 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