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가 인가 전 인수합병(M&A)를 진행할 경우 2조5000억원 규모의 보통주를 무상으로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손해를 감내하고 M&A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다.

MBK파트너스는 13일 입장문을 통해 "홈플러스는 청산을 피하고 회생을 계속할 수 있는 '인가 전 M&A'를 진행하고자 한다"며 "이같은 홈플러스의 결정을 지지하고 지원한다"고 밝혔다.
앞서 회생법원이 지정한 조사위원인 삼일회계법인은 전날 홈플러스 조사 보고서를 체출했다. 그 결과 홈플러스의 청산가치는 3조7000억원으로 계속기업가치보다 1조2000억원 더 높게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는 인가 전 M&A를 법원에 신청하기로 했다.
인가 전 M&A는 구주를 새로운 인수인에게 넘기는 것이 아니라 신주를 발행하고 구주를 무상감자하는 방식이다. 지난 2021년 당시 쌍용차 역시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높게 나오자 인가 전 M&A를 추진한 바 있다.
법원이 인가전 M&A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MBK가 보유한 2조5000억원 규모의 홈플러스 보통주는 무상소각된다. 이에 MBK는 "경영권을 비롯 모든 권리를 내려 놓고, 아무런 대가 없이 새로운 매수자의 홈플러스 인수 지원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자 한다"이라며 동참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했다.
MBK는 "인가 전 M&A가 이뤄질 경우, 홈플러스는 인수인으로부터 유입된 자금을 활용해 회생채권 등을 변제하고, 대폭 부채가 감축된 상태로 정상회사로 경영될 것"이라며 "이미 대한통운, 팬오션, 대한해운, 쌍용자동차, 이스타항공, 팬택 등의 성공적인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채권단이다. 메리츠금융 등 채권단이 반대할 경우 실제로 인가 전 M&A를 추진하긴 어려운 탓이다. MBK는 "홈플러스 인가 전 M&A가 성공적으로 진행돼 홈플러스가 기존 대주주와는 별개로 정상기업으로서 운영될 수 있도록 채권자분들은 물론 홈플러스 노동조합과 정부 당국의 아량과 이해, 협조를 간청드린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