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신증권 본사인 대신343(대신파이낸스센터) 건물을 담은 '대신밸류리츠'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도전한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대신343 건물은 본래 대신증권 소유로 회사는 여러 차례 건물매각을 시도했지만 결실을 보지 못했다. 이후 대신증권은 대신343 건물을 리츠로 돌려 건물매각금액을 확보했고 향후 올라갈 부동산 가치까지 확보할 수 있도록 리츠지분 투자에도 나섰다.
대신밸류리츠는 이번 상장을 통해 자산 2조원의 초대형 리츠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신밸류리츠는 12일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신밸류리츠의 향후 성장 전망을 투자자들에게 소개했다.
대신증권 본사 건물 담은 대신밸류리츠
부동산투자신탁, 즉 리츠(REITs, Real Estate Investment Trust)는 부동산에 투자해 이익금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형태로 분배하는 부동산간접투자기구 주식회사다. 대신밸류리츠는 서울 중구 을지로 역세권에 위치한 대신343건물을 기반으로 주주들로부터 투자를 받고 해당 건물에서 나오는 이익을 주주에게 배당하는 회사다. 대신343건물을 실질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은 대신밸류리츠(母)가 지분을 100% 보유한 자(子)리츠 대신밸류리츠사모제1호다.
대신밸류리츠의 자산관리회사인 대신자산신탁의 김송규 대표이사는 이날 IPO간담회에서 "대신밸류리츠는 금융서비스와 부동산사업 전주기를 아우르는 대신파이낸셜그룹의 인프라를 기반으로 향후 안정성과 수익성을 모두 갖췄다"고 강조했다.
대신밸류리츠는 지난해 10월 설립했고 제3자배정 유증 등 신주발행을 거쳐 현재 최대주주는 한국투자증권(지분율 39.3%)이다. 그 밖에 NH투자증권(23.7%), 농협은행(13.5%), 현대해상화재보험(6.7%) 등이 주주로 있으며 본래 대신343 건물 소유주였던 대신증권도 지난 3월 54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추후 주식으로 전환 가능, 전환 후 대신증권 지분율 18.1%)에 투자했다.
대신증권은 애초 본사 사옥인 대신343 건물을 매각해 자기자본을 확충,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의 기반을 다지려고 했다. 이를 위해 2023년 8월 이지스자산운용과 매각협상을 벌였지만 가격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무산됐다. 1년 뒤 2024년 9월에는 NH아문디자산운용과 협상을 했지만 결국 매각에 도달하지 못했다.
다만 본사 사옥을 매각하지 못했지만 대신증권은 지난해 말 자기자본 3조원을 확보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제10호 종투사로 지정됐다.
종투사라는 1차 목적을 달성한 만큼 대신343 건물 매각 필요성은 사라졌다. 다만 대신증권은 서울 한복판에 위치하는 등 장점이 많은 대신343을 활용해 수익을 다변화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결국 직접 매각보단 리츠에 담아 투자금을 끌어모으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대신밸류리츠 투자, 장점은 안정적 분기배당
서울 중구 삼일대로343에 있는 대신343 건물은 중심업무지구(CBD)에 있어 유동인구가 많고 명동성당 및 남산조망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남산터널만 지나면 곧 바로 강남지역과 연결된다는 것도 큰 이점이다. 이날 발표를 맡은 박영곤 대신자산신탁 리츠투자부문 이사대우 부문장은 "CBD 지역인 을지로·종로 중심으로 임대료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개인투자자들은 대신밸류리츠에 청약하면 대신343 건물에 간접 투자하는 효과를 누린다. 큰 금액을 들이지 않고 적은 돈(공모가 1주당 5000원)로 서울 중심에 위치한 건물에 투자하고 해당 건물에서 나오는 이익을 배분받을 수 있다.
아울러 대신밸류리츠와 같은 위탁관리리츠는 배당가능이익의 90%를 무조건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한다. 위탁관리리츠란 건물의 투자운용을 자산관리회사에 위탁해 운영하는 형태로 대신343건물을 위탁관리는 대신자산신탁이 맡는다.
대신밸류리츠는 상장 이후 3개월마다 분기배당할 예정인데 회사는 오는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 치 예상 배당금으로 1주당 4371원을 제시했다. 공모가 기준 목표 배당수익율을 연 6.35%(7년 평균 예상)로 제시하고 있다.
안정적인 배당에는 대신증권·대신F&I 등 대신파이낸셜그룹 계열사들이 큰 기여를 할 전망이다. 대신증권은 대신343 건물을 리츠로 돌렸지만 해당 건물에 오는 2032년까지 임차계약을 맺었다. 박영곤 부문장은 "대신그룹 계열사들과 최대 10년간 장기 책임임대차 계약을 체결해 임대율 100%를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경기 아직 안 좋은데 괜찮을까
리츠가 부동산 경기활성화를 목적으로 등장한 만큼 지난 2022년 말부터 이어지고 있는 부동산 경기 악화가 리츠 투자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면 리츠가 담고 있는 건물에 공실이 생기는 등 문제가 발생하고 결국 리츠 수익률도 크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리츠시장 자체는 부동산 경기 불황과는 다소 동떨어진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말 리츠 시장 자산규모 100조원을 돌파했다.
리츠 시장 자체가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이 정부정책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은 고려해야할 부분이다. 대신밸류리츠 역시 증권신고서를 통해 "부동산 시장은 국내 경기변동에 민감하게 작용하는 만큼 대신343 건물의 임대수익구조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공모주 청약을 통해 확보하는 자금은 당장의 새로운 자산매입 등 투자에 쓰이지 않는 것은 아쉬운 지점이다. 대신밸류리츠가 이번 상장으로 확보하는 자금 965억원은 오는 6월 만기가 다가오는 사모사채를 상환하는데 쓸 예정이다. 사모사채 규모는 899억원으로 상장 전 대신증권으로부터 빌린 단기대출 성격의 자금이다. 결국 이번 상장으로 확보하는 자금이 고스란히 대신증권에게 돌아가는 구조다.
다만 박영곤 대신자산신탁 리츠투자부문 부문장은 "국내 핵심지역 우량자산을 지속적으로 편입해 상장 후 5년내에 자산규모 2조원 이상 초대형 상장리츠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현재 개발 중인 서울 종로구 서린동 서린345 개발사업, 서울 중구 세운5지구 개발사업, 서울 서초구 343강남 등을 추가 자산으로 편입할 예정이다.
한편 대신밸류리츠는 이번 IPO를 통해 총 1930만주의 신주를 발행한다. 공모가는 1주당 5000원이다. 일반투자자는 오늘 6월 23일~24일 이틀간 청약할 수 있다. 청약은 △대신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3곳에서 가능하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예정일은 오는 7월 10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