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하고도 열이틀.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총액이 400조원에서 500조원 규모로 증가하는 데 걸린 시간입니다.
ETF 순자산총액은 ETF가 보유한 자산의 실제 가치를 가리키는 개념입니다. 주식 시가총액처럼 ETF 시장 규모를 상징하는데요. ETF 순자산총액이 100조원에서 200조원으로 증가하는 데는 약 2년, 200조원에서 300조원으로 커지는 데는 7개월, 300조원에서 400조원으로 늘어나는 데는 100일 정도가 걸렸죠. 갈수록 성장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 보여요. 국내증시 호황에 더해 27일 상장한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의 흥행이 뒷받침한 것으로 보여요.

ETF 순자산총액, 1년여 만에 300조원 증가
국내에 상장한 ETF의 순자산총액은 지난 27일 501조8230억원을 기록해 500조원을 넘어섰는데요. 하루 전 26일 495조5061억원보다 6조3169억원 불어났죠. 이달 첫 거래일인 4일 순자산총액이 439조6641억원이었던 걸 생각하면 한 달여 만에 60조원 이상 늘어난 셈이에요.
국내 ETF 시장은 2002년 10월 4개가 상장하면서 문을 열었어요. 당시 순자산총액은 3500억원 규모였습니다. 그 뒤로 ETF 성장 속도는 한동안 느린 편이었어요. ETF 순자산총액이 100조원을 넘어선 때도 20년 이상 지난 2023년 6월이에요. 2019년 말 순자산총액이 51조7123억원인 점을 생각하면 2020년대에야 ETF가 눈에 띄는 투자상품으로 떠오른 셈이에요.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2020년부터 주식투자 열풍이 불기 시작했어요. 이런 흐름은 2025년부터 이어진 국내증시 상승세로 더욱 강해졌고요. 이 과정에서 ETF 순자산총액 증가 속도도 탄력을 받았어요. ETF 순자산총액은 2025년 6월 200조원, 2026년 1월 300조원, 2026년 4월 400조원, 2026년 5월에 500조원을 각각 넘어섰습니다. 300조원 규모만큼 추가로 늘어나는 데 채 1년도 걸리지 않았어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끌어올린 500조 시대
ETF 순자산총액 증가는 코스피 상승세와 비례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한 예로 코스피가 4월 15일 6000선을 회복했을 때 ETF 순자산총액이 400조원을 넘었어요. 코스피가 8200선을 넘어선 5월 27일에는 500조원을 돌파했고요.
즉 국내증시 투자 열풍이 ETF 시장에도 이어지면서 순자산총액 증가를 견인했다고 볼 수 있어요. 대표적으로 코스피200이 기초자산인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 순자산은 26일 27조3481억원에서 28일 28조4462억원으로 이틀 만에 1조원 이상 증가했어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도 ETF 순자산총액 500조원 돌파에 힘을 보탰어요. 국내 자산운용사 8곳은 27일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16종을 동시에 출시했는데요. 이날 ETF 순자산총액이 6조원 넘게 증가하면서 500조원을 넘어서는 주요 원동력이 되었어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은 삼성전자 또는 SK하이닉스 주가나 선물을 기초지수로 삼은 상품이에요. 레버리지는 기초자산인 종목의 변동률을 2배로 추종하고, 인버스는 변동률을 반대 방향으로 따라가요. 인버스에 2배 추종을 적용하면 ‘곱버스’로 불리는 상품이죠.
금융당국은 ETF의 특징인 분산투자를 할 수 없다는 이유로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의 이름에 ‘ETF’를 넣지 못하게 했어요. 그러나 상품 유형은 ETF이기 때문에 이 상품들의 순자산 역시 ETF 순자산총액에 포함해요.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16종의 순자산 합산치는 상장 당일인 27일 기준으로 5조75억원이었어요. 상품들의 상장 초기 설정액이 비교적 많은 편이기도 했고, 개인 투자자금도 대거 몰렸어요. 27일 당일 상품 16종의 개인 순매수 합산치만 2조531억원으로 2조원을 넘어섰어요.여전한 반도체와 스페이스X 관심
이번 주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이 대거 상장하면서 다른 신규 ETF는 시장에 나오지 않았어요. 다만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8일 저녁에 6월 출시 예정인 ‘ACE 고배당주Plus커버드콜액티브’ ETF 세미나를 진행하면서 신규 상장 예고를 선보였어요. 일반적인 고배당주 포트폴리오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까지 편입한 상품이에요.
신한자산운용은 28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SOL AI반도체TOP2플러스’ ETF가 순자산 3조50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어요. 5월 중순 2조원을 넘어섰는데 보름도 안 되어 1조5000억원이 추가로 늘어나면서 반도체 인기를 실감하게 했어요.
한화자산운용은 국내 우주항공 관련 밸류체인 기업에 투자하는 ‘PLUS 우주항공&UAM’ ETF 이름을 28일 ‘PLUS 우주항공’으로 바꿨어요. 한화자산운용은 “ETF 이름을 바꿔 투자대상을 명확하게 하고 직관성도 제고했다”고 설명했어요. 미국 우주항공 기업 ‘스페이스X’의 6월 상장에 발맞추려는 것으로 보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