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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품격]에셋플러스, '일등 재료' 고집이 만든 공모펀드 맛집

  • 2026.05.28(목) 09:00

독립계운용사 인터뷰②
에셋플러스 이성수 대표·강자인 본부장·고태훈 본부장
‘리치투게더’ 비롯한 주식형 공모펀드 강점
AI 운용·사모펀드·액티브 ETF 성장동력 추진
법인영업통 이성수, ‘마케팅 구원투수’ 투입

운용사는 수익률이 아닌 철학을 파는 곳이란 말이 있다. 철학은 곧 돈을 맡긴 투자자와의 약속이다. '저평가 가치주' '혁신 성장주' '주주 행동주의' 등 저마다의 투자 원칙과 철학을 기반으로 투자자가 맡긴 자금을 굴려 경쟁력을 입증해야한다. 연일 오르내리는 시장은 통제할 수 없지만 그런 시장을 바라보는 철학은 운용사의 몫이다. 증시 초호황의 시대, 수많은 카피상품이 존재하는 현 시점. 고유의 철학을 바탕으로 꾸준한 성과를 내어온 독립계 자산운용사를 만나봤다. [편집자]

“메뉴가 많으면 관리가 안 된다. 메인메뉴 하나라도 제대로 만들어 팔아야 손님이 온다.” 한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한 표현이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도 비교적 적은 수의 주식형 공모펀드에 주력하는 운용사다. 메인 메뉴인 주식형 공모펀드의 ‘맛’을 유지하기 위해 ‘일등기업’이란 재료에 집중하는 투자 철학을 가진 곳이다.

이성수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일등기업’ 재료 고집이 주식형 공모펀드 맛을 낸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생각하는 일등기업의 기준은 단지 매출이나 영업이익 1위가 아니다.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살아남아 시장 지배력을 키우는 곳을 의미한다.

글로벌 의류기업 리바이스가 좋은 사례다. 미국 서부 개척시대에는 금광을 발견해 부자가 되려는 ‘골드러시’가 일어났다. 광부가 선호하는 튼튼한 청바지를 파는 회사는 골드러시가 끝날 때까지 살아남았고, 그 회사가 리바이스의 모태가 됐다.

이러한 투자원칙을 기반으로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주식형 공모펀드에 주력했다. 특히 ‘리치투게더’ 펀드 시리즈는 운용자산 규모나 수익률 측면에서 ‘시그니처 메뉴’로 볼 수 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리치투게더 펀드' 주요 상품 개요. [그래픽=비즈워치]

리치투게더 펀드 4종의 순자산총액은 5월 18일 기준 1조5642억원 수준이다. 이중 코리아리치투게더펀드는 설정일(2008년 7월 7일) 이후 지난 18일까지의 수익률이 646.26%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374.33%)을 여유있게 앞선다. 같은 시기 선보인 글로벌리치투게더펀드의 수익률(862.42%)도 미국S&P500(491.59%)를 크게 웃돈다.

“참 고집스럽고, 참 잘 지켰다.”

이성수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대표이사는 리치투게더의 성공 비결을 위와 같이 자평했다. 이 대표는 하나증권 영업본부장으로 17년간 일했다. ‘업계 형님’ 강방천 전 회장의 요청으로 2025년 FM(펀드매니지먼트) 부문 대표로 합류했고 올해 3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고집’은 일등기업에 투자해야 장기 성과를 거둔다는 신념에 기반을 둔다.

“어떤 산업에서 업황이 하락할 때 후발주자가 도산하면 그 기업의 점유율을 일등기업이 가져간다.”

강자인 에셋플러스자산운용 국내주식운용본부장의 설명이다. 강 본부장은 강방천 창업자의 장남으로 코리아리치투게더를 비롯한 주요 주식형 공모펀드 운용역을 맡고 있다.

강 본부장은 산업별로 일등기업의 기준이 다를수 있다고 봤다. 예를 들어 플랫폼 산업은 사용자 수, 통신업종은 전환비용이 중요한 기준이다. 기술이나 제도, 소비자 선호도, 인구 구조의 변화에 따라 미래의 일등기업이 현재와 다를 수도 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이런 부분까지 고려해 투자할 일등기업을 고른다고 강 본부장은 설명했다. 

현 시점 증시를 주도하는 반도체에서는 누가 1등기업일까. 강 본부장은 '도로가 1차선만 있을때는 추월할 수 없지만 2차선이 추가되면 비로소 추월을 할 수 있다'는 비유를 들었다. 메모리반도체도 D램이 유일한 아이템이었던 때는 삼성전자가 기술 측면에서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정도 후발주자들을 앞섰는데 고대역폭메모리(HBM)라는 새로운 차선이 생기면서 SK하이닉스가 추월했다는 것이다.

5월 18일 기준 코리아리치투게더 펀드의 투자자산 비중 1~5위 안에는 삼성전자가 없다. SK하이닉스는 9.75%로 두번째를 차지한다.

이성수(오른쪽)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대표이사와 강자인 에셋플러스자산운용 국내주식운용본부장.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공모펀드 침체에 꺼낸 신메뉴, AI·사모펀드·액티브 ETF

개인투자자의 투심은 몇 년 전부터 개별 주식 투자나 상장지수펀드(ETF)로 쏠리고 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도 운용자산이 2021년 말 3조원대 초반에서 2022~2024년에는 2조원대로 내려앉았다. 현재 운용자산은 5월 20일 기준 3조7000억원대로 올라섰지만 다른 자산운용사보다 성장폭이 큰 편은 아니다. 바야흐로 주식형 공모펀드라는 대표메뉴 외의 다양한 투자자 수요를 반영할 신메뉴도 필요한 때가 왔다. 

첫 번째 신메뉴는 인공지능(AI)이 운용하는 펀드다. 인간 펀드매니저가 일등기업 투자를 통한 최상위 수익률에 공을 들인다면, AI는 과거 증시 데이터 학습을 기반으로 시장 평균 이상의 수익을 내는 데 집중하는 ‘투 트랙’으로 가겠다는 뜻이다. 

강 본부장은 “데이터를 보고 가는 AI 펀드, 일등기업을 찾고 정성적 영역까지 분석하는 인간 펀드매니저의 운용 펀드는 두 개의 큰 산”이라며 “AI 펀드가 당장은 성과가 크지 않지만 데이터가 계속 쌓이는 만큼 과거에 안 좋았던 성과도 개선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두 번째 메뉴는 사모펀드다. 최근 개인들의 사모펀드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자산운용사도 사모펀드를 통해 쏠쏠한 성과보수를 거두고 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 순자산총액은 5월 20일 기준 2653억원 정도다. 규모가 크진 않지만 1년 전보다 22.9% 늘었다. 높은 수익률을 거둔 사모펀드를 잇달아 조기 상환하면서 트랙레코드도 착실하게 쌓고 있다. 사모펀드 투자 기업에 비공개 서한을 보내거나 경영진에게 조언하는 등 ‘우호적 행동주의’도 전개하고 있다. 

강 본부장은 “투자자와 기업이 상생하는 행동주의는 수요가 충분할 것”이라며 “그 발판을 우리 수탁고 안에서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우리 투자원칙이 훼손되지 않는 범주 안에서 자금을 조금 더 공격적으로 모을 수 있는 부분을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 메뉴는 액티브 ETF다. 액티브 ETF는 기초지수를 70% 이상 추종하되 나머지는 운용역의 역량에 따라 투자 자산이나 비중을 바꿀 수 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주식형 공모펀드 운용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재 액티브 ETF 9종을 운용 중이다. 

액티브 ETF 선장은 ‘강방천 키즈’ 막내로 유명한 고태훈 액티브ETF운용본부장이다. 고 본부장은 에셋플러스자산운용에 사원으로 입사해 등기이사에 오른 인물이다. 

고 본부장은 “일등기업 투자원칙은 액티브 ETF에도 동일하게 적용한다”며 “기업환경이 바뀔 때마다 후방에서 독과점적 이익을 누릴 수 있는 일등기업 중심으로 우리가 투자 포트폴리오를 계속 바꾸고 투자자는 우리 상품에 오랫동안 투자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성수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대표이사와 고태훈(오른쪽)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액티브운용ETF본부장.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안 바꾸면 죽는다”, 이성수의 ‘에셋플러스 알리기’ 각오

신메뉴가 당장 큰 호응을 얻은 것은 아니다. AI 펀드나 사모펀드는 성과를 내려면 시간이 걸린다. 액티브 ETF도 5월 20일 기준 순자산총액 1888억원으로 규모가 큰 편은 아니다.

이에 대응해 이 대표는 올해 사모펀드와 액티브 ETF 등을 적극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그간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펀드 직판을 주로 해서 판매사를 통한 홍보가 쉽지 않았다. 액티브 ETF도 ‘대장장이’나 ‘영에이지’ 등 상품 이름이 직관적이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대표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에 처음 합류할 때 ‘여기서 안 바꾸면 죽을 것 같은데’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물론 완전히 바꾸겠다는 뜻은 아니다”며 “갑자기 바뀌면 죽은 회사가 된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 “내가 가진 사람이나 노하우를 기반으로 써서 우리 회사 상품에 대해 더욱 잘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합류한 2025년부터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판매처와 상품군 확대를 알음알음 진행했다. 지난해 해외주식형 랩을 내놓았고 올해 초에는 기관 전용 사모펀드(PEF)도 시작했다. 상반기 안에 일부 엑티브 ETF의 이름을 좀 더 알기 쉽게 바꾸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홈페이지에 올린 첫 고객서신에서 “변동성의 파도를 넘는 한국 증시 안에서 진짜 가치를 찾는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우리의 원칙을 지키고 싶다는 생각을 담았다”며 “우리가 하려는 것을 계속 믿어주는 고객과 같이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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