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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한다고 수수료 96억 냈는데 주가는 뚝뚝…증권사는 함박웃음

  • 2025.06.11(수) 07:31

상반기 IPO 34개 종목 중 10곳 공모가 밑 하락
LG CNS·씨케이솔루션 주가, 공모가 밑으로 하락
IPO시장 침체 분위기에도 증권사는 수수료 두둑
인수수수료 1·2위 한국·미래證, 100억 넘게 받아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은 전반적으로 침체한 분위기가 역력한 모습이다. 따따상(공모가 4배)은 커녕 따상(공모가 2배)도 찾아보기 힘들다. 되레 공모가 밑으로 주가가 내려앉은 종목도 다수다. 

대형 공모주로 주목받았던 LG CNS는 지난 2월 상장했지만 여전히 주가는 공모가(6만1900원)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대형 IPO로 주목받았던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기자간담회까지 열었지만 제대로 된 몸값을 평가받지 못하자 결국 상장을 철회했다. 또 다른 대어 DN솔루션즈도 호기롭게 상장에 도전했지만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결과가 불만족스럽게 나오자 결국 상장을 연기했다. 

화장품 업체 달바글로벌의 주가가 상장 후 크게 오르면서 침체된 IPO시장 분위기가 조금이나마 바뀌는 모양새다. 다만 여전히 케이뱅크·마켓컬리 등 IPO에 도전하려는 대형 종목들은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IPO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은 함박웃음이다. IPO를 주관·인수한 상장사의 주가가 떨어지든 오르든 증권사는 정해진 인수수수료를 받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LG CNS는 상장을 위해 다수의 증권사에 인수수수료만 96억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주가는 공모가를 넘지 못하고 있다. 

IPO종목 약 3분의1 주가 공모가 밑으로...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IPO시장에는 총 34개 종목이 상장에 성공했다. 34개 종목 중 코스피 상장사가 4곳, 코스닥 상장사가 30곳이다. 

올해 상반기 IPO종목 공모가와 현재주가 비교

상장에는 성공했지만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하락한 종목들이 적지 않았다. 지난 1월 상장한 미트박스는 공모가 1만9000원에 상장했지만 현재 주가는 1만3420원(9일 종가기준)을 기록 중이다. 

올해 상반기 IPO 대어로 꼽혔던 LG CNS는 공모가 6만1900원으로 상장했지만 현재 주가는 5만3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LG CNS는 상장 당일이었던 지난 2월 5일 이미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하락하면서 상장한 지 4달이 지나도록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씨케이솔루션은 공모가 1만5000원에 주식시장에 입성했지만 현재 주가는 1만1230원을 기록하고 있다. 상장 후 주가가 1만8000원대까지 올라가기도 했으나 불과 일주일 뒤 주가는 공모가 밑으로 떨어졌고 아직까지 주가는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물론 34개 종목 중 24개는 공모가보다 현재 주가가 높은 상황이다. 지난 5월 상장한 달바글로벌은 공모가 6만6300원에 주식시장에 입성했지만 현재 주가는 14만4900원으로 크게 상승했다. 3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한텍도 공모가는 1만800원이지만 현재 주가는 3만7950원을 기록 중이다. 

다만 상장 후 좋은 주가 흐름을 보여주고 있는 곳 대부분은 중·소형 코스닥 상장사이며 LG CNS와 같은 IPO대어는 올해 상반기 제 역할을 못했다. 아울러 롯데글로벌로지스, DN솔루션즈 등이 잇따라 IPO를 철회하면서 전반적인 공모주 시장 분위기가 좋지 못한 상황이다. 

상반기 IPO주관 건수 1위 미래…수수료 1위는 한투

이런 가운데 IPO주관 및 인수를 맡은 증권사들은 IPO종목들의 상장 후 흥행 여부와는 상관없이 인수수수료를 통해 이익을 거둔 모습이다. 적지 않은 IPO 종목들이 상장 후 공모가 밑으로 주가가 떨어졌지만 증권사들은 IPO종목들의 주가하락에 개의치 않고 있다.  

올해 가장 많은 IPO주관(상장 완료 기준)을 맡은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으로 이 회사는 LG CNS, 달바글로벌, 서울보증보험 등 총 9곳의 주관을 맡았다. 이를 통해 단순 인수수수료(신주발행금액에서 증권사들이 받아가는 수수료)만 총 73억5551만원을 거둬들였다. 

주요 증권사 IPO 주관·인수 건수 및 인수수수료 현황

미래에셋증권에 가장 많은 인수수수료를 지급한 곳은 인투셀이다. 이 회사는 미래에셋증권에 13억원의 인수수수료를 지급했다. LG CNS도 공동주관을 맡은 미래에셋증권에 인수수수료 9억원을 지급했다. 아울러 LG CNS는 대표주관을 맡은 KB증권(21억원) 등을 포함 총 96억원의 인수수수료를 지불했다.

인수수수료 규모만 따지면 가장 많은 수수료를 번 곳은 한국투자증권이다. 이 회사는 IPO 주관 6건을 통해 총 82억2623만원을 벌었다. 인수수수료에 큰 역할을 한 곳은 코스닥 상장사 오름테라퓨틱(23억원)과 이뮨온시아(24억원) 두 곳이다. 다만 오름테라퓨틱은 공모가 2만원에 상장한 이후 현재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하락한 상태다. 

발행회사와의 계약으로 증권사들은 IPO결과에 따라 별도의 성과수수료도 받아갈 수 있다. KB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은 LG CNS는 증권신고서에 상장관련 업무 성실도, 기여도 등을 감안해 성과수수료를 지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KB증권은 LG CNS로부터 성과수수료를 받았는지 여부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단독 주관한 달바글로벌은 인수수수료 외에 별도의 성과수수료를 지급했다. 미래에셋증권이 받은 인수수수료는 3억5000만원이지만 여기에 성과수수료 1억3000만원을 더해 총 4억8000만원의 인수대가를 거머쥐었다. 공모가, 수수료 수입으로 직결...이재명 정부 환매청구권 강화 방침

상장후 주가 등락 여부와 관계없이 증권사는 수수료를 확보하지만, 개인투자자 입장에선 씁쓸한 지점이 있다. 해당 IPO 종목이 어느정도 가격으로 상장할 것인가를 결정짓는 주체 중 하나가 바로 IPO주관을 맡는 증권사이기 때문이다.

최종 공모가의 토대가 되는 희망공모가는 주관사와 발행회사(상장예정회사)가 협의를 통해 결정한다. 다만 어떤 기업을 비교대상으로 삼고, 어떤 기업가치 평가방식을 활용할 것인지는 주관사인 증권사 의견이 대세를 좌우한다. 

업종별로 적절한 비교대상을 찾아주고 발행회사가 만족할 수 있는 가격을 제시하는 것이 IPO주관 증권사를 선정하는 잣대 중 하나이기도 하다. 만약 희망공모가가 마음에 들지 않다면 발행회사는 이의를 제기해 가격범위를 조정할 수도 있다. 

희망공모가 범위 결정에 증권사가 개입하고, 증권사가 받는 수수료는 공모가에 의해 좌우되는 만큼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종목들에 대해선 제대로 된 기업가치 평가가 이루어졌는지 의심스런 시선도 있다.

특히 최근 증시 부진에도 여전히 희망공모가 상단을 최종 공모가로 정하는 고평가 현상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상장한 34개 종목 중 희망공모가 상단으로 최종공모가를 결정한 종목은 24개에 달한다. 이 중 6개 종목은 공모가보다 주가가 낮은 상황이다. 

이처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으로 인한 고평가 현상도 문제지만 최종 공모가의 토대가 증권사가 개입한 희망공모가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결국 받아가는 수수료만큼 주관사가 제 역할을 하고 있는 지 되물을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금융당국은 주관사 책임 강화를 IPO제도 개선 핵심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지난 1월 금융위는 "주관사가 수수료 극대화를 위한 IPO 흥행에만 힘쓰지 않고 합리적 공모가 산정, 중장기 투자자 확보를 위해 노력하도록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관사 역할과 책임을 강화할 수 있도록 희망공모가 설정단계에서부터 기관투자자 의중을 확인하는 사전수요예측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선 자본시장법 개정이 필수다. 

이재명 정부도 IPO 시장 제도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상장 초기 과도한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환매청구권'(상장 후 주가가 일정 기간 동안 공모가 아래로 내려갈 경우 일정가격에 주관증권사에 되팔 수 있는 권리) 제도의 실효성을 끌어올리겠다고 공약으로 내건 상태다. 이 역시 주관사의 역할과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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