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코스피 8000포인트는 아주 잠시 스쳐 지나갔다.
15일 한국증시는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장초반 8000포인트를 터치하며 또다시 역사를 쓰는 듯 했으나 이날 베이징에서 진행된 미-중 정상회담 내용에 실망한 투심이 매도세로 돌아서면서 반나절만에 7400포인트대까지 추락했다.
7000포인트에서 8000포인트 터치까지 단 7거래일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단기간 급격했던 상승폭은 오히려 차익실현 매물을 대거 쏟아내면서 변동성을 더욱 키웠다. 외국인과 기관이 무려 7조원어치를 팔아치웠고, 개인은 이번에도 물량을 다 받아 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5일 코스피는 이날 전날보다 0.73% 떨어진 7951.75포인트로 장을 열었다. 이후 장초반 불과 30분만에 8046.78포인트까지 터치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후 급격히 하락하다 오후 3시에는 7371.68포인트까지 추락했다.
불과 반나절만에 코스피 지수가 675포인트나 떨어진 것이다. 당일 최고점과 최저점 사이 변동폭은 무려 8.5%로 미-이란 전쟁이 발발한 직후 코스피가 전날보다 12% 추락했던 지난 3월 4일(최저-최고점 사이 612포인트)보다도 당일 변동폭이 컸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올해 16번째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전일 대비 코스피200 선물이 5% 이상 하락 후 1분간 지속되며 매도사이드카가 발동, 5분간 프로그램매매 매도호가 효력이 정지됐다.
장마감 직전 소폭 회복한 코스피는 전날보다 6.11% 내린 7493.18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5조6040억원어치를 팔았고, 기관도 1조7350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이날도 물량을 받아내며 7조23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상승세가 컸던 종목들은 하락폭도 컸다. 삼성전자는 8.61% 하락하며 27만원대로 내려왔고, SK하이닉스는 7.66% 떨어지며 181만9000원에 정규장을 마쳤다.
한미반도체도 9.89% 빠졌고, 삼성물산이 10%, 한화시스템이 10.16% 각각 하락했다.
코스피 종목 중에선 로봇 밸류체인 진입 기대감을 보이는 LG그룹 계열사들이 홀로 선전했다. 전날 15.76% 올랐던 LG전자가 이날도 10.83% 올랐고, LG가 7.79% 올랐다. 두산로보틱스도 피지컬AI 수혜주로 19.29% 급등했다.
코스닥도 전날보다 5.14% 하락한 1129.82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기관이 1690억원, 개인이 1430억원어치 팔았고, 대신 외국인은 3910억원을 순매수했다.
알테오젠(-4.16%), 에코프로(9.21%), 에코프로비엠(-8.85%), 리노공업(-11.56%) 등 코스닥 대장주들이 줄줄이 하락하는 등 코스닥 시총 상위 20종목 모두 하락했다.
이날 급격한 증시 하락은 지정학적 이슈와 거시적인 지표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용과 물가불안을 이겨내고 기술주 중심으로 주가가 상승세를 이었지만 미중 정상회담 내용에 대한 실망감이 억눌렸던 지표 불안감을 터뜨렸다는 분석이다.
권희진 KB증권 연구원은 "미중 정상회담이 구체적인 논의보다는 양국 관계 재정립 등 예상에 부함하는 수준에 그쳤다"며 특히 중동전쟁에 대해서도 "백악관이 양국정상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의 필요성에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중국 외교부는 포괄적이고 지속적인 휴전을 달성해야 한다는 수준의 언급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 기술적 부담과 매크로 악재가 겹치면서 하락장세가 단발성에 그치치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 연구원은 "반도체 이익 추정치가 견인하는 쏠림은 큰 우려 요인은 아니지만 높은 이격은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해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빅테크 등 주요 기업 실적 발표가 마무리 되고, 시선이 매크로로 이동하는 가운데, 지정학과 금리 등 불편한 요인이 부각된 점은 오늘 하락이 단발성이 아닐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