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자본주의 시장 경제의 핵은 주식시장이고, 시장의 불공정성과 불투명성을 해소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코스피5000 시대'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주식시장 활성화를 주요 과제로 꼽은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주식 투자를 통해서 중간 배당도 받고 생활비도 할 수 있게 함으로써 부동산에 버금가는 대체 투자 수단으로 만들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기업은 손쉽게 자본조달을 할 수 있고 대한민국 경제 전체가 선순환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주식시장의 불공정성을 고질적인 문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우량주에 장기 투자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물적분할이나 인수합병과 같은 것들로 내가 가진 주식이 분명히 알맹이 통통한 우량주였는데 갑자기 껍데기가 된다"고 지적했다.
자본시장 개선을 위해 배당 세제도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무조건 배당소득세를 내리는 것이 능사인지는 잘 모르겠다"며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안한 것처럼 배당성향이 높은 기업의 배당소득세를 깎아주는 방식 등을 포함해 조세 재정에 큰 타격이 없으면서 배당을 늘리는 방법을 찾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의원은 배당성향 35% 이상인 상장사의 배당 소득에 대해 별도 세율을 적용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표한 바 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간담회 관련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새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으로 취임일 이후 5.81% 급증한 코스피 지수를 언급하며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여러 개선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했다"며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 질서를 확립해 시장 신뢰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라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이어 "실제 주식시장 불공정 거래를 적발해도 조사가 신속히 이뤄지지 못하고 제재 처벌이 미흡해 재범률이 평균 29%를 넘을 정도"라며 "새 정부는 주가조작 등 불공정 거래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고, 부당이득에 과징금을 물려 환수하는 등 불공정거래 행위자를 엄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대통령이 한국거래소를 방문한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18%(34.02포인트) 상승한 2905.87포인트로 마감했다. 코스피가 2900선을 뚫은 것은 지난 2022년 1월 이후 약 3년 5개월 만이다.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다. 기관은 2304억원어치, 외국인은 1678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가운데 개인은 3685억원어치를 팔았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향후 12개월 코스피 지수 3240포인트를 목표치로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3분기 트럼프의 관세 위협이 재개하고 실제 관세 부과로 이어질 경우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면서도 "국내증시는 달러 약세에 더불어 신정부의 내수 부양책, 자본시장 개혁 추진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높은 방어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짚었다.
KB증권은 추천 업종으로 △금융(증권·은행·보험) △원전 △방산 △지주회사를 꼽았다. 자본시장 구조 개혁에 따라 금융과 지주회사가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3차 에너지 전환을 이끄는 원자력발전 분야와 방산 분야도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