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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외면에 상폐 위기 속출, 'TDF ETF' 앞으로 괜찮을까

  • 2025.06.26(목) 07:30

2030빈티지 TDF ETF, 투자자 외면 속 대부분 상폐 위기
고빈티지 상품도 자금유입 난항...순자산 100억 미만 속출
"대부분 액티브 형태로 S&P 따라잡기 쉽지 않아" 평가도

은퇴주기에 맞춰 자산을 자동으로 배분해주는 타겟데이트펀드(TDF)가 상장지수펀드(ETF) 형태로도 출시됐지만, 자금 유입이 쉽지 않은 모습이다.

특히 2030년을 목표 은퇴시기로 설정한 단기 빈티지상품은 거래량이 극도로 적어 일부 상품의 경우 상장폐지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면받는 2030빈티지, 일거래량 1천주도 안 돼

한화자산운용은 지난 16일 한국거래소에 자사 TDF ETF인 'PLUS TDF2030액티브'의 상장폐지를 요청했다. 해당 ETF는 오는 7월 15일에 매매거래가 중지되고 다음날 상장폐지된다. 

TDF는 투자자가 목표 은퇴시점(빈티지)을 지정하면 그에 따라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비중을 조절하는 상품이다. 상품 이름에 표기한 2030, 2040, 2050, 2060 등 숫자가 목표 은퇴연도(빈티지)이다. 이 숫자가 길면 주식 등 위험자산의 비중을 높인 상품이고, 짧으면 채권 등의 안전자산 비중을 높여 운용하는 상품이다.

'PLUS TDF2030액티브'의 상폐 핵심요인은 거래량과 신탁원본의 감소다. 이 상품은 신탁원본이 ETF 상장폐지 기준인 50억원의 절반도 되지 않는 20억원으로 순자산도 25억원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거래량은 60일 평균 519주에 그친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주식비중이 낮은 저 빈티지 상품의 경우 상대적으로 수요가 없었고, 이에 따라 상품 효율화 작업을 하면서 정리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빈티지가 짧은 다른 운용사 상품도 비슷한 상황이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의 'KIWOOM TDF2030액티브'도 순자산이 계속해서 줄고 있다. 24일 기준 순자산은 66억원이고, 거래량은 상폐를 신청한 'PLUS TDF2030액티브'보다도 적은 314주에 불과했다. 

KB자산운용의 'RISE TDF2030액티브' 역시 순자산 70억원으로 겨우 상품이 유지되고 있는 수준이다. 모두 2022년 6월과 9월에 상장한 상품이다.

2030빈티지는 고빈티지 상품에 비해 초기 주식투자비중이 낮다. 최근 들어 퇴직연금에서도 주식비중을 최대로 가져가는 공격적인 운용방법이 인기를 끌면서 초기 주식비중이 적은 저빈티지 상품은 주목도가 더 떨어진다.

'2040, 2050' 빈티지도 별반 차이 없어

TDF ETF의 위기는 은퇴시점을 짧게 잡은 저빈티지 상품만의 문제는 아니다.

운용사별 상품운용현황을 보면 2040이나 2050 그리고 2060빈티지 등 고빈티지 상품 역시 거래량과 순자산에서 유의미한 숫자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특히 중소형사 상품은 2030빈티지와 별반 차이가 없는 수준을 보인다. 빈티지가 길수록 초기에 주식비중을 더 높게 가져갈 수 있지만, 그런 조건도 이들 상품선택에서 큰 유인이 되지 못했다는 얘기다.

한화자산운용의 경우 20402050빈티지 TDF ETF도 순자산이 각각 27억원으로 상폐위기에 몰려 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의 KIWOOM TDF20402050도 각각 순자산 71억원, KB자산운용의 RISE TDF2040도 순자산 85억원으로 100억원에 크게 못미친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TDF가 그나마 전 빈티지에서 앞서고는 있지만 국내 ETF운용규모 1위의 운용사 덩치에 비춰보면 타사대비 조금 더 나은 수준에 그친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TDF ETF가 그 자체로는 퇴직연금에 담기 좋은 상품인 것은 분명하지만, 아무래도 국내 투자자들이 공격적인 투자 상품을 선호하다보니 실제 자금 유입은 잘 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초 퇴직연금에 부적합한 상품" 평가도

TDF ETF는 은퇴연령에 맞춰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알아서 조절해주는 TDF의 성격은 유지하면서 펀드보다 싼 비용으로 운용이 가능하다는 ETF의 장점을 결합한 상품이다. 2022년에 집중적으로 상장했고, 최근에는 올 초 한국투자신탁운용이 2030과 2050 빈티지 상품을 상장했다.

하지만 TDF ETF는 거래가 쉽다는 ETF의 특징까지 갖고 있기 때문에 장기투자를 장려해야 하는 퇴직연금에 부적합하다는 평가도 동시에 받고 있다.

실제로 TDF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는 TDF ETF를 퇴직연금에서 운용하는데 부정적이다. 블랙록 등에서 TDF ETF를 상장했지만 전체 TDF 시장의 0.01% 미만의 비중에 그친다.

미국의 경우 일반 펀드대비 운용보수의 차이가 적고, 특히 ETF는 단기매매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해서 퇴직연금에 부적합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국내 TDF ETF가 액티브 형태라는 점도 인기를 끌지 못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TDF2045'를 제외한 모든 TDF ETF가 주식비중에서 미국 S&P500지수나 다우지수 등 대표지수를 기초지수로 하면서도 해당 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도록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액티브' ETF다.

정효영 미래에셋증권 연금본부장은 "액티브로 S&P500의 수익률을 넘어갈 수 있다면 해볼만 하겠지만, 그게 쉽지 않기 때문에 퇴직연금에서는 액티브보다는 오히려 패시브로 가는 게 더 맞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 본부장은 다만 "TDF ETF 기초자산인 주식의 대부분이 미국 대표지수로 돼 있는데 올초 미국시장이 크게 빠지면서 타이밍이 안 맞았던 부분은 있다"며 "컨셉 자체는 나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의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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